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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그랜드마' 윤여정 "난 할리우드 동경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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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NBC와 인터뷰... "아들 더 볼 수 있을까 해서 미국 와"
한국일보

윤여정이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 후 남우조연상 수상자 대니얼 컬루야와 여우주연상 수상자 프랜시스 맥도먼드와 함께 어깨동무 자세를 취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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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프로젝트(출연 제의)가 들어올 때면, 한국에 있는 사람들은 제가 할리우드를 동경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아요. 저는 할리우드를 동경하지 않아요. 계속 (할리우드에) 오는 이유는 미국에서 일하면 내 아들을 한번이라도 더 볼 수 있어서죠. 그게 제 마음 깊은 곳에서 나온 솔직한 생각입니다.”

윤여정(74)이 자신의 일과 오스카 수상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다시 한번 밝혔다. 미국 방송 NBC가 28일(현지시간) 보도한 인터뷰에서다. NBC는 한국 베테랑 배우 윤여정의 이력을 자세히 소개하며 ‘K할머니(K-Grandma)’라고 표현했다. NBC는 윤여정이 글렌 클로스와 브래드 피트를 존경하지만 할리우드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고도 전했다. 윤여정은 2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나리’ 연기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윤여정은 시상식에서 “아이들이 날 일하게 만들었다, 열심히 일했더니 이렇게 상을 받았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 윤여정은 “일이 없다면 따분해진다”며 “직업은 그 사람의 일부이고, 이름과 그 자신을 대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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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의 과거 연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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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은 이혼녀에 대한 편견 때문에 힘들었던 시기의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젊었을 때는 정말 유명했지만 이혼으로 내 명성과 이름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작가이자 친구(김수현 작가)가 자신을 매우 재능 있는 배우라고 지목하며 출연을 제안한 것을 인생의 행운으로 여기고 여전히 감사해 했다. 윤여정은 “그때부터 배우로서 영원히 일할 수 있다고 깨달았다”며 “결혼에 안주해 사는 삶을 더 이상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커리어우먼이 된 것이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윤여정은 오스카 경쟁자 중 한 명이었던 동갑내기 클로스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2000년대 초반 영국 케임브리지대 초청연구원으로 있을 때 런던에서 클로스가 출연한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보고선 그의 용기가 부러웠다고 했다. 당시 50대였던 클로스가 순수와 천진난만함을 상징하는 20대 블랑쉬를 연기해서다. 윤여정은 “그녀가 돈 때문이 아니라 연기에 도전하기 위해 그랬다는 걸 알았다”며 “그녀가 열심히 일하려는 걸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시상식이 끝난 후 “클로스가 받기를 진정으로 바랐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여정은 ‘미나리’에서 미국 아칸소주에 정착하려는 딸 가족을 돕기 위해 한국에서 온 할머니 순자를 연기했다. 순자는 손주들을 돌보다 뇌졸중으로 쓰러진다. 윤여정은 얼굴 근육이 굳은 순자를 표현하기 위해 “셀러리나 당근, 육포를 입 안에 넣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잘한 것은 없다. ‘미나리’ 각본이 잘 쓰여졌다”며 재미교포 2세 정이삭 감독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다. “상을 받았을 때는 매우 행복한 순간이었지만, 그것이 내 인생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여정은 갑작스레 웃더니 “이제 나는 집으로 돌아갈 것이고, 다시 일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NBC는 전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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