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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출시 이후 통신 3사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대표 서비스를 고가요금제 중심으로 5G 가입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비슷한 전략을 쓰고 있죠. 저희는 차별화를 위해 신규 모델 발굴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별동대를 만들고 재작년 4분기 유럽·북미, 작년 초 대만·동남아 통신사들과 첫 대면을 하면서 '5G 콘텐츠 수출'에 힘써왔고 그 성과가 속속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일환 LG유플러스 XR서비스전략팀 책임은 최근 마곡 LG유플러스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LG유플러스가 '5G 콘텐츠 수출'에 적극 나선 배경을 '차별화 노력'으로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통신 3사 중에서도 특히 '5G 콘텐츠 수출'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는 회사다. 2019년 10월 중국 차이나텔레콤과 VR 콘텐츠(100만달러), VR 라이브 장비·촬영 서비스(57만달러) 수출계약을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홍콩 대만 일본 통신사와 콘텐츠 수출계약을 맺었다. 지난 3월에는 태국에 콘텐츠뿐만 아니라 솔루션까지 수출하는 역대 최대 규모 1100만달러(122억원) 계약을 맺었다. 1년 반 남짓한 기간에 누적 수출액은 2200만달러(245억원)에 달한다.
김일환 LG유플러스 XR서비스전략팀 책임(앞줄 오른쪽 둘째)과 팀원들이 해외 수출용 5G 콘텐츠 홍보 키트를 보여주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 LG유플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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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책임은 "국가별로 통신사들이 5G 서비스를 시작한 후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해 나라마다 대표적인 1개 통신사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영업전략을 세웠다"며 "재작년 4분기부터 대면·비대면으로 수차례 미팅을 진행해 차츰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태국 수출계약 이후에는 태국대사관과 수출입은행 등에서도 도와줄 것이 없냐는 연락이 오고 있다. 태국 수출을 위해서는 2019년 12월 가입자 4500만명을 보유한 태국 통신사 AIS 임원과 현지에서 미팅을 실시하고 작년 1월 AIS 임원이 한국 LG유플러스를 방문한 이후 코로나19가 터져 200회가 넘는 영상회의를 비롯해 2000회에 걸친 이메일 교환을 통해 계약을 진행했다.
그는 특히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비대면 영업으로 수출 성과를 이어가는 비결로 '최고 수준의 팀 구성'과 007가방처럼 생긴 '트라이얼 키트'를 꼽았다. 그는 "영업, 상품, 계약 업무 등을 맡은 팀원 12명을 하나의 별도 회사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라며 "자기 분야에서 베테랑 역량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동남아 수출 상품팀에서 특정 국가의 K팝 유튜브 조회수 등을 분석하고 한국에서의 소비 패턴 통계를 기반으로 지역 맞춤형 K팝 콘텐츠 소비 전망 등에 대한 미래 시장 추계를 뽑아낸다. 이후 팀원들이 별동대처럼 상대 회사 각 파트 관계자를 모두 만나고 다니면서 AR·VR 콘텐츠의 가능성을 설명하는 과정을 거친다. 콘텐츠 서비스팀과 기술개발그룹도 수출 활동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는 "5G 도입이 어느 정도 된 나라에서는 콘텐츠 수출 위주로 접근하고 아주 초기라면 서비스 전략과 기술 솔루션까지 함께 제시해 통합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비대면 시대에는 저희 5G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VR기기와 LG스마트폰 등을 '트라이얼 키트'에 실어 보내고 영상회의로 사용법을 알려주며 콘텐츠를 하나하나 소개하는 과정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누적 수출 2200만달러 중 절반인 1100만달러는 솔루션, 나머지 절반인 1100만달러는 콘텐츠 수출이다. 솔루션은 AR 솔루션(44.1%) VR 솔루션(33.0%) VR 라이브(9.6%) 순이며 콘텐츠는 VR(59.7%) AR(13.9%) 멀티뷰(13.3%) 순서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SBS더쇼 VR콘텐츠' 등 K팝 스타들이 출연하는 킬러 콘텐츠 인기가 가장 높다. 수출 콘텐츠 중 65.4%가 한류 뮤직쇼와 스타데이트 등 아이돌이 출연하는 것이다.
일본 KDDI에 콘텐츠를 수출하기 위해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이후 '40대 여성으로 이루어진 키즈맘들의 키즈 콘텐츠 소비' 성장세가 뚜렷하다는 점을 포착해 KDDI에 AR교육 콘텐츠를 제안했고 KDDI 수요와 맞아떨어져 계약이 성사됐다. 캐나다 통신사 '벨'에는 몬트리올 캐네디언스 아이스하키장에서 사용될 5G 스포츠 솔루션을 수출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국가 맞춤형 콘텐츠뿐만 아니라 글로벌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앱 자체를 만들고자 한다"며 "넷플릭스처럼 '유플러스 AR VR 글로벌 앱'이 만들어지면 글로벌 소비자를 대상으로 5G 콘텐츠를 더욱 효과적으로 수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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