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최연소 주교· 2006년 국내 두번째 추기경 …청주·서울대교구장 42년 활동
'교회법전' 번역·해설서 역작 평가…신학생 때부터 번역·저술 50여권
정진석 추기경 |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지낸 정진석 추기경이 27일 선종했다. 향년 90세.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정 추기경께서 오늘 오후 10시 15분 노환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선종하셨다"며 "현재 장기기증 의사에 따라 안구 적출 수술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추기경은 지난 2월 21일 몸에 많은 통증을 느껴 주변 권고로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한때 병세가 호전되기도 했으나 병원 입원 두 달여 만에 세상과 이별하게 됐다.
정 추기경은 노환에 따른 대동맥 출혈로 수술 소견을 받았으나 자신이 고령이고 주변에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며 수술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또 자신의 죽음을 잘 준비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며 연명치료도 받지 않았다.
정 추기경은 2006년 '사후 각막기증' 등을 약속하는 장기기증에 서명했다.
고인은 1931년 12월 7일 서울 중구 수표동의 독실한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났다. 1954년 가톨릭대 신학부에 입학했고, 1961년 3월 사제품을 받았다.
1968년 이탈리아 로마 우르바노 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교회법 석사학위를 받았고, 1970년 국내 최연소 주교로 서품됐다. 이후 28년간 청주교구장을 지내며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등을 지냈다.
1998년부터 2012년까지 서울대교구장과 평양교구장 서리를 겸임했다.
2006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그를 추기경에 임명하면서 한국에서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두 번째 추기경이 됐다.
생전 정 추기경은 '교회법 권위자'로 꼽혔다. 가톨릭교회 교회법전의 한국어판 작업을 주도하고 해설서를 쓴 일은 유명하다.
그가 신학교 때부터 번역·저술한 책은 50권을 넘는다.
정 추기경은 2012년 서울대교구장에서 물러난 뒤로 서울 종로구 혜화동 가톨릭대 성신교정(신학대학) 주교관에 머물며 저술 활동에 매진해왔다.
[그래픽] 정진석 추기경 선종 |
2012년 서울대교구장 이임미사 후 정진석 추기경 |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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