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전 국무총리(왼쪽)가 26일 부산상공회의소를 방문해 상공인과 대화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청소·경비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국회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오대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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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잘 알면 그런 말씀하기 어려울 텐데, 그분이 중대본 회의에 잘 안 나오셨던 것 같아요."(정세균 전 국무총리, 26일 MBC라디오 인터뷰)
"생명과 안전에 관한 한 (백신이) 부족한 것 보다 남는 것이 낫습니다."(이재명 경기지사, 26일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정 전 총리는 이 지사가 정부의 백신 추가 계약이 임박한 것을 모르고 러시아산 스푸트니크 백신 도입을 검토하자고 성급한 주장을 펼쳤다고 비판했고, 이 지사는 '백신은 다다익선'이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포문은 정 전 총리가 열었다. 정 전 총리는 이 지사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출석 실적'까지 언급했다. 정 전 총리는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분은 원래 중대본 회의 참석 대상인데, 잘 안 나오셨던 것 같다"며 "중대본 회의에 참석하면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다 알게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 전 총리는 "혹시라도 백신이 후반기에 너무 과도하게 들어오면 어떻게 하나, 그런 걱정까지 하고 있다"고도 했다. 정부의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2000만 명분 추가 계약으로 연말까지 모두 9,900만 명분의 백신을 확보하게 된 만큼, 이 지사의 스푸트니크 백신 도입 주장이 경솔한 발언이었다는 맥락이었다.
이 지사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국민생명 대책은 과부족보다 과잉해야'라는 글을 올렸다. 이 지사는 "백신 확보를 위해 애쓰신 범정부 태스크포스(TF) 관계자들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생명과 안전에 관한 한 부족한 것보다 남는 것이 낫다"고 했다. 정 전 총리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백신이 과도하게 들어올까 걱정된다'는 정 전 총리의 말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 지사는 "백신 확보가 과다해서 다행히 물량이 남게 된다면 전세계적인 백신 부족 상황에서 제3국 수출이나 인도적 지원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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