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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빚 감당 어렵다" 자영업자, 부모·자녀가 대신 갚기도…연쇄 부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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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자영업자 A씨는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크게 줄면서 부모, 형제로부터 금전적 도움을 받고 있다. A씨가 도움을 요청한 것은 아니지만, 상황을 보다 못한 주변 가족이 도움을 주기로 하면서다. 하지만 예상한 것보다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부모, 형제도 여력이 줄고 있다. 가계 여윳돈이 점점 줄면서 되레 빚을 내 도와줘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 부실 위험성과 함께 부모, 형제 등 직계 가족간의 빚 부담도 늘고 있다. 사정이 녹록지 않음을 잘 아는 가족들이 십시일반 돕다 사태가 길어지면서 덩달아 부담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나이스(NICE)평가정보에 따르면 가계의 자금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인 신규 신용대출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촉발 이후 특히 신규 신용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인데, 자금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신규 신용대출 목적을 특정 지을 수는 없지만, 이 시기 코로나19로 매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 종사자들이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수요가 늘어난 일정 부분은 자영업자 관련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부모를 위해 자녀가 빚을 대신 내거나 그 반대의 경우나, 형제 간에 빚을 내서 돕는 등 여러 사례가 있을 수 있다.

신규 신용대출 추이를 보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미친 지난해 3월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3월에만 신용대출을 차입한 신규 차주는 66만1000명으로, 이는 NICE평가정보가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어 4~5월 중 신규 신용대출 수요는 증가세가 다소 조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6월부터 신규 신용대출 금액이 급격히 늘어났다.

지난 2019년 1~12월 중 1인당 평균 신규 신용대출 금액은 1950만원 수준에서 지난해 6월에는 2643만원, 이어 9월말 2912만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가계대출 보유 차주 중 60대 이상 고연령층 비중이 늘어나는 점도 이런 분위기를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부모가 일정 부분 자녀 등의 빚을 감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가계대출 보유 차주의 연령별 비중을 보면 경제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30~50대 비중이 줄어들고 60대 이상 차주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고연령 차주의 비율은 2016년말 15.4%에서 지난해 6월말 18.6%로 3.2%포인트 가량 증가했으며, 대출 보유금액 중 이들이 차지하는 16.3%에서 18.3%로 2.0%포인트 늘었다. 코로나19 속 빚이 늘어난 셈이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cap@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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