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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연재] 헤럴드경제 '골프상식 백과사전'

[골프상식 백과사전 265] 미국 대통령의 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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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퍼팅 그린에서 연습하던 오바마와 당시 부통령 바이든. [사진=백악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지 석달여 만에 처음으로 골프 라운드를 했다. 지난 주말 바이든 대통령이 델라웨어주 자택 인근 윌밍턴 컨트리클럽(CC)에서 임기 중 첫 골프를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대통령의 장남 보 바이든의 장인 론 올리비어, 최측근인 스티브 리체티 백악관 선임고문 등이 동반자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20일 취임 후 주말에는 공개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고, 주로 델라웨어주 자택에서 휴식을 취했다. 30년 넘게 연방 상원의원으로 일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 정가의 골프 실력자 중 한 명이었다.

미국골프협회(USGA)의 핸디캡 시스템에 따르면 그는 골프 핸디캡 6.7의 실력자다. 또한 지난 2011년 골프 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는 바이든 대통령을 워싱턴DC에서 29번째로 뛰어난 골퍼로 조사했다. 부통령 시절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 자주 골프를 쳤다. 지난주 라운드한 윌밍턴CC, 필드스톤GC 2곳의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다.

임기 4년 중 300번 이상 라운드를 한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대조적이다. 럭셔리 골프리조트 17개를 보유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후 골프에만 1억500만달러(1235억원) 이상을 썼다고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난해 7월 보도한 바 있다. ‘대통령 임기 중에는 자신이 보유한 골프장에는 못갈 것 같다’라는 말을 했으나 어긴 그는 자신의 럭셔리 리조트 마라라고에서만 4728만8천 달러(554억원)를 썼다.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수많은 경호원까지 동반하기 때문에 비용이 늘어났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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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뉴욕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에 모인 역대 3명의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8년의 재임기에 총 306회 골프 라운드를 했다. 1년에 약 40회, 한 달에 세 번 이상 골프를 친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골프 채널 모닝드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골프 실력이 ‘핸디캡 13’이라면서 “아이언샷은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드라이버샷은 곧게 날아가지만 거리 면에서는 인상적이지 않고, 퍼팅과 칩샷은 괜찮은 수준이지만, 벙커에선 형편없다”고 설명했다.

골프 입문서인 <골프, 나를 위한 지식 플러스>에는 골프가 미국에 전파된 지 120여년이 지나 미국 역사에 21명의 대통령이 있었고 그중 17명이 골프를 즐겼다면서 각 대통령들의 일화를 소개했다. 골프를 하지 않은 4명의 대통령은 데어도르 루스벨트, 해리 트루먼, 허버트 후버, 제임스 카터 대통령이었는데 루스벨트를 제외하고 3명은 모두 연임에 실패했다.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백악관에서도 일상화처럼 골프화를 신어 마룻바닥은 쇠징 스파이크 자국으로 얼룩졌고, 백악관 정원에 퍼팅 그린을 만들었던 대통령이다. 마스터스 회원으로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 17번 홀에 ‘아이젠하워 나무’가 있을 정도였다. 80타대를 꾸준히 기록하는 로우 핸디캐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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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케네디 대통령 가족의 골프 라운드 한 때.



존 F. 케네디= 대통령 임기 중에 은밀하게 골프를 즐겼는데 그가 골프를 한다는 사실 자체를 국민이 모르도록 엄청나게 신경 썼다. 왜냐면 자신이 전임 대통령 아이젠하워를 향해 ‘임기 내내 골프만 친다’고 비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케네디는 18홀을 다 도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고 보통 7, 8번 홀에서 시작해 15번 홀 정도에서 라운드를 마쳤다.

제럴드 R. 포드= ‘내 볼에 맞는 갤러리 수가 줄어드는 걸로 봐서 실력이 향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네.’ 엉뚱한 말을 남긴 포드는 볼이 제멋대로 날아갔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골프를 즐긴 대통령이다. 골프 친구이자 코미디언이던 밥 호프가 남긴 조크가 그의 골프를 요약한다. “포드 대통령은 스코어를 특이하게 기록해요. 타수를 적지 않고 부상자 수를 세거든요.”

로널드 레이건= 핸디캡이 12일 정도로 수준급 골퍼였으나 대통령에 재직하던 1981~89년 8년 동안 라운드 수는 10번을 넘기지 않았다. 스코어는 100타대를 오갔고 재임 당시 골프 중 총격도 당했으나 그는 골프장에서의 유쾌한 농담을 더 즐겼던 호인이었다. 어렸을 때 캐디를 했던 레이건은 은퇴 후 알츠하이머를 앓으면서 9홀 라운드가 유일한 오락이었다.

빌 클린턴= 동반자의 양해를 얻어 볼을 하나 더 치는 것을 ‘멀리건’이라고 하는데 클린턴 이후로 ‘빌리건’이란 골프 용어가 생겨났다. 골프 황제 잭 니클라우스와 라운드 하면서 나온 별명이다. 라운드를 마치고 클린턴이 기자들에게 ‘80타’ 쳤다고 말하자, 니클라우스는 다른 동반자였던 포드 전 대통령에게 속삭였다. “멀리건을 한 50개쯤 쓴 80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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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의 43대 대통령 조지 W.부시의 아버지인 41대 대통령의 외조부는 조지 허버트 워커(미국과 유럽간 아마추어 대항전인 워커컵 창시자)였을 정도로 골프계의 성골 집안이다. 1번 홀 티샷 전에 연습도 하지 않고 바로 라운드에 돌입하는 가풍이 있다. 부시 일가의 최단 포섬 게임 라운드 시간은 1시간42분이라고 한다.

버락 오바마= 버락 오마마 44대 미국 대통령은 8년간의 재임기간 306번의 라운드를 했다. 애초 농구를 더 즐겼으나 1997년 부인 미셸을 통해 뒤늦게 골프를 배웠고, 왼손잡이 플레이어지만 핸디캡 15인 수준급 골퍼가 됐다. 지난 2014년 한 해 54번의 골프 라운드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너무 많은 라운드를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역대 대통령 중에 핸디캡 2.8로 가장 고수였고, 골프장을 많이 가진 부자 대통령이다. 지난 1999년 트럼프인터내셔널 웨스트팜비치 클럽챔피언전을 시작으로 2014년 시니어 클럽챔피언까지 16년 동안 자신이 운영하는 골프장에서 19개 대회에서 클럽챔피언에 올랐다. 2005년에는 ‘트럼프, 지금까지 받았던 최고의 골프 조언’이라는 골프 서적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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