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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플랫폼 규제법 전면 재검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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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학계 "실태조사 없이 발의…산업 망가뜨릴 수도"

(지디넷코리아=안희정 기자)"현재 국회서 논의 중인 모든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의 입법 추진은 전면적으로 재고돼야 한다."

국회와 정부가 발의한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을 두고 학계의 날 선 비판이 제기됐다. 승자독식 구조가 아닌 국내 인터넷 플랫폼 시장에서의 섣부른 규제는 성장 가능성이 큰 인터넷 기업과 산업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터넷기업협회와 서강대 ICT법경제연구소가 23일 공동 개최한 '최근 온라인 플랫폼 규제동향을 분석한다' 정책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은 김현경 서울과기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유럽에서 시행되고 있는 플랫폼 규제를 국내 시장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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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유럽은 미국의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은 ICT 기업과 경쟁할만 한 자국 사업자가 없어 미국 기업을 겨냥한 규제가 자국 산업 보호라는 명목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며 "그러나 국내는 경쟁력 있는 토종 플랫폼 기업이 존재하고, 미국 기업들과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는데 플랫폼 사업자를 우월적-지배적 지위를 가진 기업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온플법은 네이버나 카카오, 쿠팡, 배달의민족 등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 행위를 금지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법안이다.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가 계약을 체결할 때 필수 기재사항을 포함한 중개거래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고, 플랫폼 사업자의 우월적 지위 남용을 금지한다는 것이 골자다.

법안 내용에 별문제가 없어 보일 수 있지만, 플랫폼 사업자 입장에서는 100만개가 넘는 입점업체와 개별적으로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고, 그 계약서 안에 민감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시켜야 해 영업비밀 누출 우려를 안고 있다.

김 교수는 "인터넷 플랫폼 시장은 낮은 시장 진입 장벽으로 인해 서비스 이용 순위도 계속 바뀌며 점유율 변동이 유동적"이라며 "이렇게 서비스 변화의 속도가 빠른 만큼 법이 제시하는 거래기준이 변화의 속도를 맞출 수 없고, 결국 경직된 거래관행만 고착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터넷 플랫폼은 승자독식 체계가 아니고, 멀티호밍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입점업체와의 갑을관계도 유지되지 않는다"면서 "이런 시장 상황을 제대로 살펴보는 실태조사가 이뤄져야 하며 섣불리 플랫폼을 규제하려는 관련 입법 추진은 전면적으로 재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정혜련 경찰대 법학과 교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개정안은 플랫폼 자체의 이익 외에 다른 참가자들의 이해관계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규제는 오히려 플랫폼 시장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고 규제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으니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플랫폼 운영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따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일률적인 규제에서 탈피해 플랫폼의 종류, 규모, 영향력에 따른 개별 규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온라인 플랫폼 시장을 획정하기도 곤란한 상황에서 거래 유형을 특정해 입법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면서 “4차 산업혁명을 진흥하고 지원하기 전에 우선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규제 논쟁이라도 당장 그만두기를 바란다”고 역설했다.

서희석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용자 보호 관점에서 규제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의 유형은 중개형 플랫폼 정도다. 현재 이에 대해 전자상거래법이 규정하고 있으므로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보호법과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은 전자상거래법 개정 논의로 일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서 교수는 "다만, 현재 입법예고된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의 규율 내용은 플랫폼 비즈니스모델의 붕괴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인 바, 이는 소비자이익 저하로 이어지게 되므로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실장은 "공정위의 추산과 달리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을 적용받는 기업이 100여개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영세한 플랫폼에게 적용될 우려가 있고, 시장 진입장벽을 강화시켜 입점업체의 지위를 더욱 열악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부처간 불필요한 권한 분쟁 또는 중복된 규제는 기업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고 궁극적으로 소비자 후생도 감소될 수 있어, 부처간 협의를 통해 중복되는 부분을 걷어내고 정합성을 맞추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춘환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총괄과장은 “다양한 법안이 제출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관련 입법 자체를 회피하기보다 과연 어떤 제도가 온라인 생태계 구성원의 상생구현에 적합한지 법안들 간 비교·검토와 의견제시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학계·산업계·이용자의 의견을 성실히 수렴해 관련 법안을 보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희정 기자(hjan@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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