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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자가검사키트는 보조수단"…실전에서도 정확도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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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로나19 자가검사가 가능한 항원 방식 자가검사키트 제품 2종에 대해 조건부 품목허가를 했다고 23일 밝혔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가 품목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먼저 에스디바이오센서 제품은 지난해 11월 임상적 민감도 90%, 특이도 96%로 전문가용 제조품목 허가를 받고 독일 등 해외 7개 국가에서 자가검사용으로 사용된다. 또 다른 휴마시스 제품은 지난 3월 민감도 89.4%, 특이도 100%로 전문가용 허가를 받았으며 현재 체코 등 3개국에서 자가검사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 유전자 검사를 먼저 실시해야 하며, 유전자 검사가 어려운 경우 자가검사키트로 검사하되, 붉은색 두 줄(대조선 C, 시험선 T)이 나타나는 경우 반드시 유전자 검사를 받아야 한다. 사진은 에스디바이오센서 자가검사키트 제품. (식약처 제공) 2021.4.2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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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19(COVID-19) 자가검사키트 한시 사용을 허가했다. 섣불리 시행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예상된다는 의료계 일각의 지적이 있었지만 최근 확진자수 증가 추세와 맞물려 사용 허가 쪽으로 무게 중심이 기울었다. 국내는 물론 해외 허가시에 보고된 해당 제품의 양성 검진 정확도는 90% 수준.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확률이 2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보고도 있었다. 때문에 정부도 자가검사키트 한시 사용을 허가하며 '유전자 검사의 보조적 사용'이라는 단서를 단 것으로 보인다.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전일 식약처가 한시 사용을 허가한 자가검사키트는 에스디바이오센서의 'STANDARD™ Q COVID-19 Ag Home Test' 제품과 휴마시스의 'Humasis COVID-19 Ag Home Test' 제품 두 개다.

두 제품 모두 국내에서 전문가 비인두 도말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으로 식약처의 정식 허가를 받은 제품이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정 단백질을 검출하는 항원-항체 결합의 면역학적 원리를 이용하는 제품이다. 전문가의 도움 없이 개인이 직접 콧속에서 검체(비강)를 채취할 수 있고, 검사 결과는 15분~20분 이내에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두 제품은 이미 식약처로부터 전문가용으로는 허가를 받은 상태였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제품은 지난 해 11월 식약처에 허가를 받을 당시 임상적 민감도 90%(54/60명), 특이도 96%(96/100명)가 보고됐었다. 휴마시스의 제품은 지난 3월 식약처에 임상적 민감도 89.4%(59/66명), 특이도 100%(160/160명)로 전문가용 허가를 받았다.

민감도는 '질병이 있는 환자 중 검사결과가 양성으로 나타날 확률'이며 특이도는 '질병이 없는 환자 중 검사결과가 음성으로 나타날 확률'이다. 따라서 두 제품 모두 전문가용으로 사용됐을 경우 실제 감염된 환자 10명 중 9명은 골라낼 수 있다는 뜻이다.

두 제품은 이미 해외에서 이번에 식약처가 비전문가 자가진단용으로 허가한 것과 같이 자가진단용으로 긴급사용 받아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제품은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 스위스, 포르투칼, 룩셈부르크, 체코 등 7개국에서 자가검사용으로 사용 중이다. 휴마시스 제품은 체코, 덴마크, 오스트리아 등 3개국에서 자가검사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제품이 독일에서 자가검사용으로 실시한 임상적 민감도는 82.5%(33/40명), 특이도는 100%(105/105명)였고, 휴마시스 제품이 체코와 브라질에서 자가검사용으로 실시한 임상적 민감도는 92.9%(52/56명), 특이도는 99.0%(95/96명)였다. 해외에서 비전문가 자가진단용으로도 최소 80% 이상의 임상적 민감도를 나타낸 셈이다.

하지만, 두 제품이 실전에서 보고된 사항 수준의 검사 정확도를 나타낼지는 여전히 불안하다는 것이 의료계 시각이다. 지난해 12월 진단검사의학회가 코로나19 검체를 활용해 신속항원검사의 성능을 분석한 결과 민감도는 29% 수준에 불과했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연구팀이 국내에서 사용 중인 신속항원검사키트를 분석한 결과는 이보다 더 낮았다. 민감도는 17.5%였다.

체내에 바이러스 양이 많지 않은 경우 이를 잡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문가 사용 신속진단키트와 검체 체취법도 다르다. 전문가용의 경우 전문가가 콧속 깊은 비인두에서 검체를 채취하여 결과 판독까지 검사를 수행하는 것과 달리, 조건부 허가 자가검사키트는 개인이 단순히 비강에서 검체를 채취해 결과 판독까지 수행하는 차이가 있다.

식약처가 이번 허가에 단서를 단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자가검사키트 사용 대상 관련, "제품의 원리와 한계 상 바이러스 농도가 적은 무증상자에 대한 결과를 확인하기 어려우므로 무증상자 보다는 증상이 있거나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사람이 유전자 검사를 하기 어려운 경우 등에 보조적으로 사용된다"며 "증상이 있거나 의심자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원칙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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