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투자자 보호 못 한다는데…암호화폐 폭락에 엄마들 '멘붕'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금융당국 경고성 발언에 일제히 추락

쿠키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금융당국이 암호화폐에 대한 경고를 날리면서 투자자 보호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비트코인과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코인)에 엄마들이 일확천금을 노리고 뛰어들었다가 하락장에 물려 울상을 짓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23일 오후 1시40분 코인마켓캡을 기준으로 전날보다 6.92% 내린 4만989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비트코인 가격도 업비트 기준으로 전날보다 4.39% 하락한 5732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 8000만원 돌파 후 조금씩 하락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결국 5000만원대로 내려앉았다.

50대 주부 이모씨는 "형제들과 재미로 암호화폐에 조금씩 투자하기 시작했다"면서 "리플과 도지코인 등에 투자했는데 최근 잇따른 폭락으로 약 45%의 원금 손해를 입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며칠 전부터 암호화폐 투자를 안 좋게 보는 뉴스와 규제 소식 등이 많이 보도됐는데 그것 때문에 시장이 안 좋아진 것 같다"면서 "얼마 전까진 수익을 얻었다고 좋아했는데 지금까지 벌었던 것도 전부 잃게 생겼다. 코인에 투자한 형제들 모두 몇천만원의 손해를 입어 울상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주부들 사이에서 암호화폐 투자 열풍이 불었다.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도지코인 등 알트코인에도 코린이(초보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몰렸다.

실제로 엄마들이 주로 활동하는 맘카페에서는 전날까지도 '코인하는 맘들 있나' '코인하는 엄마들만 모인 오픈채팅방을 만들자' '코인 하는 재미에 산다' '코인으로 생활비 벌었다' '코인 판이 좋다해서 시작했다' 등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최근까지 코인에 투자해 크게 벌었다는 '성공담'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인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봤다는 이들의 사연도 적지 않다.

쿠키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코인마켓캡 캡처


암호화폐 시장은 가격 제한이 없고 365일 운영된다. 가격 변동성이 커 원금을 손실하는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운이 좋으면 적인 돈으로 큰 금액을 벌 수 있어 불나방 투자자들이 몰려들기 좋은 구조다.

특히 알트코인은 비트코인보다 변동폭이 더 크다. 비트코인을 주로 거래하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 알트코인 투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한국의 암호화폐 투자예탁금은 지난 2월 말 기준 약 4조6200억원으로 1년 전의 6배로 불어났는데, 90% 이상이 알트코인에 몰려있다.

그러나 알트코인은 투자 수익 기대만큼 손실 위험도 비트코인보다 더 높다. 도박과 비슷한 폭탄 돌리기성 투기가 많아 그만큼 투자 손실 위험이 높은 것이다.

이날 암호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하락하면서 알트코인도 가파르게 하락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거래소 폐쇄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경고에 나서자 시장은 더 얼어붙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전날 암호화폐를 '내재 가치가 없는 인정할 수 없는 화폐'로 규정하고, 암호화폐 투자자를 투자자로 볼 수 없어 정부의 투자자 보호란 개념이 성립할 수 없다는 취지의 의견도 내놨다.

30대 주부 서모씨는 "얼마 전까진 암호화폐장이 좋아 재밌게 하다가 원금 회수만 하고 탈출했는데 오늘 코인 시장을 보고 마음을 쓸었다"며 "앞으로 정부 규제가 심해질 것 같아서 한동안은 다시 들어갈 생각이 없다"고 했다.

20대 주부 김모씨는 "500만원 정도를 코인에 투자해서 200만원가량 손실을 보고 나왔다"며 "앞으로 코인은 쳐다보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하면서 맘카페에는 "나락으로 가고 있다" "마이너스 60% 봤다" "손절 타이밍을 놓쳤다" "주말까지 잠도 못 잘 듯" 등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jihye@kukinews.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