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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가상자산 급락, 공포에 떠는 투자자들…2018년 ‘박상기의 난’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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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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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주동일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가상자산(암호화폐)을 규제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이며 국내 가상자산 가격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의 거래소 폐지 발언 이후 가상자산이 급락했던 지난 2018년 급락세가 반복될 수 있다는 공포가 현재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형국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상자산에 투자한 이들을 정부에서 다 보호할 수는 없다”며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있는 가상자산에 대해 우려를 표한 것이다.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에 대해 “보호할 대상이냐에 대해 생각을 달리하고 있다”며 “주식시장이나 자본시장엔 투자자가 있고, 투자자를 보호한는데 가상자산에 들어간 이들, 예를 들어 그림을 사고파는 것까지 보호해야 할 대상인가”라며 냉소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가상자산 투자에서 증권사 역할을 담당하는 거래소의 미래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은 위원장은 “특정금융거래정보의 이용 및 보고에 관한 법률(특금법)으로 (거래소) 등록을 받고 있는데 현재 등록한 업체는 없다”며 “결과적으로는 200개의 가상자산 거래소가 등록이 안되면 다 폐쇄되기 때문에 자기 거래소가 어떤 상황인지를 알고, 9월 돼서 왜 보호를 안해왔느냐 하지 않도록 (투자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하락세를 보이던 가상자산 가격은 은 위원장의 발언과 함께 보다 급격하게 낮아졌다. 21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7040만원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22일 6819만원으로 소폭 하락한 뒤, 23일 5995만원으로 급격히 낮아졌다. 이달 14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 8055만원 대비 25% 낮아졌다.

이더리움의 경우 21일 291만원에서 22일 299만원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23일 277만원으로 낮아졌다. 14일 최고가인 316만원 대비 12% 낮아진 액수다. 리플의 경우 같은 기간 1720원에서 1635만원으로 다소 낮아진 뒤 1340원으로 급락했다. 업비트 기준 최고가인 14일 2355만원 대비 43% 낮아진 셈이다.

이번 가상자산 가격 하락세는 최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가상자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보다 거세졌다.

지난 15일(현지시각)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가상자산 규제와 관련해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관점을 따르고 있다”고 발표했다. 옐런 재무장관은 취임 전부터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대해 비효율적이고 범죄 등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을 밝혀왔다. 당시 이 같은 옐런의 발언으로 가상자산 가격이 큰 폭으로 낮아지기도 했다.

가상자산 업계에선 이번 가격 하락이 2018년처럼 대규모 폭락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2018년 1월 당시 박상기 법무장관이 가상자산과 거래소 규제 의지를 밝히며 비트코인 가격은 2000만원대에서 900만원대로 급락했다. 이번 가격 하락 역시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 당국의 부정적인 입장 발표에서 시작한 만큼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2018년 규제 전망과 함께 가상자산 가격이 급격히 낮아졌는데, 이번에도 규제 가능성과 함께 투자자들의 불안이 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으론 가격이 회복될 수 있겠지만, 당분간은 지금보다 더 많은 하락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동일 기자 j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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