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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2030남자 평생 노예로 살라고?"···은성수 암호화폐 규제 발언에 靑 청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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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암호화폐 정부가 보호해줘야 하는 건 아니다"

청원인 "자신들은 집 사서 벼락부자되고 서민들 사다리는 걷어차"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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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암호화폐에 대해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이야기를 해줘야 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비트코인 좀 그만 건드리세요 한국 20, 30대 남자들은 평생 노예로 살아야 합니까?"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집값 폭등을 비롯해 자녀를 낳기 어려운 환경 등으로 암호화폐 투자에 뛰어드는 청년들의 현실을 언급하며 은 위원장의 발언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청원에는 23일 오후 2시 기준 2만4,000명 이상이 동의했다.

20~30대로 추정되는 청원인은 "대한민국 청년들 대부분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코인을 시작했고 그 돈으로 집을 사는 흙수저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며 "헌데 재보궐 선거 끝나자마자 정부에서는 연일 코인에 대해 규제를 한다는 둥 악의 축으로 몰면서 언론도 기조를 맞추어 악의적으로 보도하더라"라고 적었다. 이어 "오늘 은성수 금융위원장님이 '가상화폐 거래소를 9월에 모두 없앨 수도 있다'는 둥 '암호화폐 투자는 잘못된 길', '어른이 길을 잘 안내해줘야 한다'는 등의 망언으로 전국 수백만의 청년들의 통장잔고를 아작을 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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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암호화폐는 자본시장법 등 관련법에 따라 발행되는 유가증권이 아닌데다 실체도 모호하기 때문에 이런 자산에 들어갔다고 정부가 보호해줘야 하는 건 아니다"며 "사람들이 많이 투자한다고 보호해야 한다 생각하지 않는다.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원인은 "가상화폐 투자는 보호할 수 없다고 하는데 세금은 22% 뜯는다"며 "노점상 돈 뜯는 깡패들도 자릿세 낸 사람들은 보호해준다. 어른이라면서 보호도 안 해주고 아이들에게 세금은 내라고 하는 이 작금의 상황이 정상적인가"라고 물었다. 내년 예정된 암호화폐 투자 수익 과세에 대해 정부가 책임은 안 지고 세금만 걷는다는 비판을 내놓은 것이다. 앞서 은 금융위원장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그림을 사고파는 것도 양도 차익은 세금을 낸다"며 "그림을 사고파는 것까지 정부가 보호하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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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인은 "자신들은 집 사서 차익을 막대하게 쌓아 올려 벼락부자 되고 서민들은 벼락 거지 만들어놓고 부동산도 하지 말아라, 코인도 하지 말아라 하는데 정부가 신경 써야 하는 것은 코인판 망가뜨려서 사다리 걷어차 대한민국 청년들 계층상승 꿈도 못 꾸게 하는 것이 아니라 LH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라며 "더 이상 이 땅의 대한민국 20대 30대 청년들을 우습게 보지 마시기를 간곡하게 청원한다"고 글을 마쳤다.

20~30대는 현재 암호화폐 시장을 주도하는 세대로 꼽힌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실의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사이트(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투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규 계좌를 개설한 투자자는 249만5,289명이다. 그중 20·30대 신규 투자자는 158만4,814명으로, 전체의 63.5%를 차지했다. 그중에서는 남성 투자자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코빗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전체 회원 중 여성은 34.5%, 남성은 65.5% 수준이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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