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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시승기] '진짜 전기차' 현대차 아이오닉5, 자동차의 새 시대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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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인 가속력ㆍ안정적인 주행 능력 갖춰…83㎞ 주행 결과 전비 7.3㎞/kWh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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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 주행 (사진제공=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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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는 현대차가 선보인 첫 번째 ‘전용 전기차’다. 내연기관차 뼈대에 전기 모터를 얹는 방식이 아니라 'E-GMP'라는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을 바탕으로 제작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까지 전용 전기차라는 설명을 기사에 담으면서도, 개념과 장점이 말만으로는 잘 와 닿지 않았다. 기존 전기차보다 상품성이 개선된 수준이겠지 싶었다.

예상은 깨졌다. 디자인부터 주행 성능, 배터리 효율, 실내 구성, 공간에 이르기까지 아이오닉5는 새로움으로 무장했다. 그야말로 '전에 없던 자동차'의 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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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조등(왼쪽)과 후미등(오른쪽)에 적용된 파라메트릭 픽셀 디자인 (유창욱 기자 woo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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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 시승행사장에서 아이오닉5를 만났다. 외관부터가 새롭다. 전체적인 차체는 포니가 떠오르는 실루엣을 갖췄다. 전면에는 후드와 펜더가 하나로 붙어있는 ‘클램쉘(조개껍데기)’ 후드를 적용했고 전조등과 후미등에는 ‘파라메트릭 픽셀’ 디자인을 넣었다. 기존에 존재하던 어떤 차에서도 찾아볼 수 없던 디자인이다. 면과 선이 매끄럽게 어우러지며 영화에 등장하던 ‘미래차’를 보는 듯하다.

차체는 제법 크다. 전장(길이)은 4635㎜로 투싼(4630㎜)과 비슷하고, 전고(높이)는 1605㎜로 투싼과 코나 사이에 있다. 1890㎜에 달하는 전폭(너비)은 싼타페와 유사한 수준으로, 전반적으로 길고 넓은 차체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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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 측면 (유창욱 기자 woo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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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한 차는 롱레인지 2WD 프레스티지 트림이다. 모든 옵션을 갖춘 모델이다. 시승은 스타필드 하남에서 출발해 서울 강동구에 있는 현대 EV 스테이션 강동을 거쳐 남양주시 화도읍 ‘더드림핑’을 돌아오는 경로로 진행됐다. 고속도로와 국도가 포함된 약 83㎞ 구간이다.

운전석에 앉은 뒤 한동안 실내에 적응하느라 출발하지 못하고 이곳저곳을 살펴봤다. 낯설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가 많아서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디지털 사이드미러다. 거울 대신 카메라를 이용한 방식으로, 손바닥 크기만 한 작은 모니터에 후방 상황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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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만한 디지털 사이드미러 모니터(왼쪽)와 스티어링 휠 뒤에 자리한 칼럼식 기어(오른쪽) (유창욱 기자 woo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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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일단 익숙해지면 거울보다 편하다. 차체 바깥에 있는 사이드미러와 달리 모니터는 실내에 있다 보니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된다. 시야를 전방에 유지하면서도 후방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거울에 햇빛이 반사되거나 많은 비가 내리면 시야 확보가 어려운데,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그럴 염려도 없다.

기어의 위치와 모양도 눈에 띄는 변화다. 변속기는 익숙한 위치에 있지 않고 스티어링 휠 뒤편에 칼럼식으로 자리했다. 기어가 사라진 센터콘솔 자리에는 넓은 공간이 생겼다.

아이오닉5는 72.6kWh 배터리를 얹어 최대출력 225kW, 최대토크 605Nm을 발휘한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차체는 고요하게 미끄러지듯 앞으로 치고 나간다.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나, 저속과 고속에서나 모두 변함없는 가속력을 낸다. 가속 능력이 워낙 훌륭하다 보니 속도감을 잃기 쉽다. 조금만 가속페달을 밟다 보면 어느새 시속 100㎞ 넘게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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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 주행 (사진제공=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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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으로 달려도 차체가 안정적으로 낮게 깔리며 휘청거림도 전혀 없다. 외부 소음도 같은 크기의 내연기관차와 차이가 확연히 느껴질 정도로 잘 차단된다. 곡선 구간도 매끄럽게 접어들고 스티어링 휠도 가볍게 돌아간다.

처음 적용된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기존 HUD보다 훨씬 입체적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전방 시야와 자연스레 어우러지며 이질감이 없다. 운전할 때 거슬리지 않아 편하다.

아이오닉5는 3m에 달하는 긴 휠베이스(축간거리)를 바탕으로 여유 있는 실내 공간을 완성했다. 대형 SUV 팰리세이드보다 긴 수준인데, 전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제작해 가능한 일이다. 실내 바닥은 굴곡이 없고 평평하다. 뒷좌석도 준대형 세단에 앉은 것처럼 다리를 뻗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특히, 2열은 전동 방식으로 좌우 시트를 따로 이동시킬 수 있어 높은 공간 활용성까지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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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 실내 (유창욱 기자 woo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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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곳곳에는 재활용 소재를 사용했다. 시트는 식물성 바이오 성분을 활용한 원단으로, 도어 암레스트는 재활용 투명 페트병을 가공한 원사로 제작했다.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되레 정갈함이 느껴진다. 친환경과 디자인을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현대 EV 스테이션 강동에서는 초급속 충전을 경험했다. 아이오닉5는 350kW급 초급속 충전 시 18분 이내에 배터리 용량의 80%를 충전할 수 있다. 충전소 도착 당시 배터리 잔량은 50%, 주행 가능 거리는 205㎞였다. 정확히 10분을 충전했는데, 배터리 잔량은 70%까지 높아졌고 주행 가능 거리도 303㎞로 길어졌다. 자주 다니는 경로 인근에 급속 충전소가 있다면 충전 스트레스는 확실히 덜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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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EV 스테이션 강동 (사진제공=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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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10분 동안 약 83㎞를 주행한 결과 전비는 7.3㎞/kWh로 기록됐다. 정부 공인 전비는 4.9㎞/kWh다. 주행 중에 에어컨과 라디오를 작동했음에도 공인 기준보다 준수한 효율을 보였다.

시승한 롱레인지 프레스티지 트림의 가격은 5891만6197원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적용하면 4000만 원대로 가격이 낮아진다.

이 정도 가격에 멋진 디자인, 폭발적인 주행 성능, 효율성까지. 아이오닉5는 기존 전기차뿐 아니라 내연기관차도 경쟁상대로 삼기에 충분하다. 모빌리티의 새로운 세대를 열어젖힐 ‘진짜 전기차’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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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 주행 (사진제공=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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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유창욱 기자(woog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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