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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19대 대통령, 문재인

[단독] 2012년 文대선자금 펀드...이상직, 의원 중 최대규모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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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386회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 교육·사회·문화에 관한 대정부질문에 앞서 무소속 이상직 의원이 체포동의안에 대한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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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창업주로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무소속 이상직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자금 마련 목적으로 개설된 ‘담쟁이 펀드’에 거액을 투자했던 것으로 22일 파악됐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최근 법원에서 이 의원이 ‘나는 불사조다. 어떻게 살아나는지 보여줄 것’이라 발언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날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이 의원의 구속 여부는 오는 26일 결정된다.

국회 공보에는 이 의원이 2012년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측이 마련한 ‘담쟁이 펀드’ 등에 8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대선 펀드 외에 다른 채권에 중복 투자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국회 내 최대 규모 투자액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같은 해 담쟁이 펀드에 직접 투자한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현역 의원은 모두 28명이었다. 이들의 투자액은 최대 2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의원을 제외한 국회 고액 투자자로는 민주당 안규백(3억원) 의원, 유인태(1억5000만원) 전 국회 사무총장, 노영민(1억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 민주당 이학영(1억원), 민주당 진성준(1억원) 의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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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펀드/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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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국회의장, 민주당 우상호 의원, 우윤근 전 러시아 대사도 각각 5000만원을 담쟁이 펀드에 부었다. 최규성(1억5000만원)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추미애(1억1000만원) 전 법무장관도 담쟁이 펀드 투자 등으로 2012년에 채권이 늘어난 경우다.

당시 연이자 3.09%의 담쟁이 펀드는 500억원가량을 모금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1억9000만원가량이 상환되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들은 대부분 10만원 이하 소액 투자자들로, 상환에 필요한 입금 계좌 등의 정보가 확인되지 않아 돈이 남았다는 것이 청와대 설명이다.

2012년 담쟁이 펀드에 고액 투자한 이들은 현 정부가 출범한 이래 청와대 고위직, 장관, 대사(大使) 등을 맡았다. 이 의원 또한 2017년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장, 2018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을 거쳐 지난해에는 민주당 소속으로 전북 전주을에서 당선됐다.

하지만 총선 직후인 지난해 4월 이스타항공 직원들의 임금을 체불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 의원은 민주당에서 탈당했다. 검찰 조사 결과 이 의원이 두 자녀에게 지분을 편법 증여하고, 58억원대 회삿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 의원이 불체포특권을 가진 의원직을 그대로 유지하자, 지난 21일 국회는 이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가결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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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정희용 의원/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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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2017년 19대 대선에서도 ‘담쟁이 펀드 시즌2′로 329억원(연리 3.6%)가량을 추가로 모았다. 담쟁이 펀드 시즌2는, 공직자 재산 신고 이전에 상환이 이뤄져서 구체적인 투자자·투자 규모가 국회 공보에 따로 기재되지 않았다. 정희용 의원은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도 스스로 ‘불사조’라 했던 이 의원의 자신감이 어디서 나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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