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야시시]박근혜 사면? 국민의힘, 차라리 입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편집자주] 야(野)의 시각에서 봅니다. 생산적인 비판,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고민하면서 정치권 안팎의 소식을 담겠습니다. 가능한 재미있게 좀더 의미있게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the300][야시시(野視視)]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18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신축년(辛丑年) 기자회견을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2021.1.18/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도로 한국당, 갑론을박, 혼선, 우클릭, 역풍, 회귀...최근 국민의힘을 다룬 언론보도의 키워드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문제가 다시 부각된 탓이다. 요컨대 보궐선거에 압승을 거둔 국민의힘이 여세를 몰아 자신들이 배출했던 전직 두 대통령의 사면을 적극 요구하는 모양새다.

급기야 당선된 서울·부산시장들이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첫 만남에 사면을 건의했다. 반면 연일 당내 초선과 청년층에서는 사면론에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갈등'은 심화되는 것처럼 보인다.


지금 왜 사면을…'도로 한국당'된 사연

언론 입장에서는 시쳇말로 각이 나온다. 대립은 기사로 쓰기 좋은 구도다. 사면 문제는 초선 대 중진, 영남 대 비영남 등 다른 지형과도 순식간에 얽힌다. 당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으레 있는 논쟁이나 논란도 졸지에 내분 수준의 혼선, 우왕좌왕으로 엮이기 십상이다.

사면이 별안간 국민의힘에 제1관심사쯤으로 여겨지자 당황, 억울해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사실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초선(56명)을 비롯해 당내에서 사면에 평소 관심 있는 의원들은 별로 없다. 몇 안 남은 친박계 중진과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자'의 낙인을 벗어야 하는 대권주자 등 일부 인사만 그 필요성을 선제적으로 제기한다.

다른 이들은 기자들이 물어보니 대답을 했을 뿐이다. 원내대표 주자들이 모두 사면에 원칙적 찬성 입장을 밝힌 게 대표적이다. 취재진의 질문에 국가적 불행 등을 언급하며 원론적인 얘기를 해도 그런 말들이 묶여 '사면 꺼내는 국민의힘'이 되고 '도로 한국당'으로 뒷걸음친다.


야당이 왜 사면을…철저히 대통령의 몫

누구 탓을 하랴. 국민의힘에 대응이 문제다. 사면을 왜 야당이 꺼내나. 삼권분립을 뛰어넘는 사면권은 완벽하게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비록 사법부의 결정을 무력화하는, 법치주의를 허물어뜨리는 한이 있어도 국가의 이익과 미래를 위해서라면 최고 지도자가 결단하라는 제도다.

야당이 아무리 떠들어도 철저히 침묵을 지켜도 결단은 문재인 대통령이 내린다. 결정에 따른 모든 후폭풍도 대통령이 감내한다. 비난의 책임도 영광스러운 평가도 대통령의 몫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사면 문제에서 만큼은 일절 입 닫고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넘겼던 것도 이런 이유다.

야당은 "사면은 국민 의견을 수렴해 대통령께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하면 그만이다. 좀 더 모범답안은 "사면은 권한 가진 대통령께 물어보시라. 우리는 방역과 부동산을 생각하기도 바쁘다"가 아닐까.

머니투데이

(김천=뉴스1) 공정식 기자 = 경북 김천에 거주하는 75세 이상 일반인 대상 화이자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2일 김천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어르신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1.4.22/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방역·부동산 아닌 왜 사면을…극단과 결별해야 이긴다

정의의 실현을 위해서 사면은 안 된다는 국민, 이제 그만 풀어줄 때도 됐다는 국민 모두 다 존재하지만 아마도 더 많은 국민은 사면 여부에 관심 가질 여유조차 없지 않을까.

하루하루 먹고 사는 문제가 절박하고, 줄기는커녕 늘어만 가는 코로나19(COVID-19) 확진자 숫자에 불안하고, 취업은 할 수 있을지 언제 내 집 마련에 도전할 수 있을지 세금이 얼마나 더 나올지에 촉각을 기울이는 국민이 다수가 아닌가.

사면 얘기가 불거지면 강성 지지층(실제 얼마나 존재할지 모르지만) 눈치부터 살피기 바쁜 제1야당이라면 아직도 멀었다.

더불어민주당도 다르지 않다.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강성 친문세력과 소위 '민생' 사이에 오락가락하는 줄타기를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나.

시대정신은 극단에서 나오지 않는다. 대선은 '문빠'와 '태극기'의 전투가 아니다. 타락한 진영의식의 끝에 선 이들과 더 강하게 결별하는 자가 이긴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