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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남성 1천여 명 불법촬영 나체 영상 SNS 유포…이름에 직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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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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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 앱'으로 만난 여성…영상통화 중 벌어진 일

남성 A씨는 얼마 전 위치 기반 소개팅 앱에서 한 여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취를 하고 있다'며 자신을 소개한 이 여성은 불과 8km 떨어져 있었고, A씨는 호감을 표시했습니다.

여성은 "SNS에서 만남을 이어가자"며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는 한 SNS 계정을 알려주었습니다.

영상통화를 이어가던 여성은 A씨에게 음란행위를 유도했습니다.

여성 자신도 음란행위를 하면서 영상통화를 했기 때문에, A씨는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습니다.

여성의 이상한 요구…"혹시, 몸캠 피싱?"

그런데 대화를 이어나가던 여성의 요구가 좀 이상해졌습니다.

"특정 신체부위가 보이도록 자세를 취해달라"거나 "앉은 자리에서 소변을 봐 달라"는 등, 단순한 음란 채팅의 범위를 넘어서는 엽기적인 요구였습니다.

A씨는 혹시 '몸캠 피싱'은 아닐까, 이상한 생각이 들어 수소문을 해봤더니, 피해를 본 건 A씨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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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음란사이트에서 발견한 진실…"내가 만난 그 여성이"

피해 남성들은 해외 음란사이트를 검색했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같은 자세와 행동을 요구하고 영상 속 목소리도 비슷한, 동일인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영상들이 줄줄이 업로드되어 있었던 겁니다.

내 얼굴과 신상정보가 담긴 영상이 어디선가 유포되고 있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영상을 봤을지 가늠조차 어려운 상황.

피해 남성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벌어진 일이어서 더 두려웠다고 합니다.
MBC


"4개에 10만 원" 불법촬영 영상 속 평범한 남성들

A씨는 문제의 여성이 녹화했을 음란 영상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습니다.

성인사이트는 물론 트위터와 온라인 카페까지, 보이는 곳마다 수소문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영상을 구매했다는 B씨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B씨는 영상 4개를 10만 원에 구매했다고 했습니다.

구매한 묶음에는 평범한 남성의 일상 사진 수십 장과 알몸으로 음란행위를 하는 사진과 영상들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영상 속 남성들은 모두 얼굴을 드러내고 있었고, 심지어 이름이 새겨진 군인 정복을 입은 채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A씨는 아예 '남성 음란물' 구매자로 가장해 영상 목록을 구해보기로 했습니다.

트위터를 수소문하니 "남성의 음란행위 영상을 판매한다, 원한다면 쪽지를 보내달라"는 계정이 여럿 발견됐습니다.

판매자는 "개당 1~2(만 원)이다, 여러 개를 구매하면 할인도 된다"며 영상 목록을 보내왔습니다.
MBC


유포영상 1,257개 리스트 입수…하나같이 '엽기적 자세'

MBC는 트위터에서 판매·유통 중인 영상 리스트 중 일부를 입수했습니다.

영상은 모두 1,257개. 대다수가 남성이 영상통화 중 음란행위를 하는 것을 녹화한 것입니다.

리스트를 보면, 불법 촬영된 영상의 주요 장면을 캡처해서 '미리 보기'의 형태로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얼굴과 나체가 포함된 9개 안팎의 사진을 보여준 뒤, 원하는 영상을 고르는 방식입니다.

리스트의 '미리 보기' 화면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음란 채팅을 하는 남성들. 하나같이 몸을 억지로 구부리고 양손을 이용해, 동일한 자세로 특정 신체 부위를 노출하고 있었습니다. 일부러 우스꽝스러운 얼굴 모양을 취하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영상통화를 하며 엽기적인 행동을 요구하고 녹화하는,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아주 일부는 촬영에 동의한 듯한 영상도 있었지만, 얼굴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을 유포하고 판매하는 행위까지 동의한 것은 아닐 게 분명했습니다.
MBC


영상엔 교복·군복, 파일명은 사람 이름…자기소개까지 유출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영상 속의 남성들은 교복을 입고 있는 미성년자, 군복을 입고 있는 군인, 공무원과 무용수까지 신분을 유추할 수 있는 상태였습니다.

심지어 파일 이름에 남성의 실명이 적혀 있는 경우가 30건이나 됐습니다. 이는 영상 속 교복이나 제복에 이름이 쓰여 있는 경우를 제외한 수치입니다.

영상을 구매한 적이 있다는 B씨는 "한 영상에서는 남성이 영상통화 중 자신의 이름과 함께 출신 대학, 학과를 소개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대학교 홈페이지를 검색해보니, 해당 학과에 피해자가 실제 재학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분증 제출에 영상통화까지…더 음성화된 판매 방식

판매자는 불법 촬영한 영상을 판매하기 위해 비정기적으로 SNS 계정을 만들어 홍보했습니다.

구매를 희망하는 경우 구매자의 신분증을 제출하고 영상통화를 하도록 해 신원을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신원확인 절차는 단속을 피하려는 용도로만 쓰이는 건 아니었습니다.

판매자가 제작한 불법촬영물을 다른 사람들이 구매한 뒤 재판매를 하다 보니, 정작 최초 판매자의 수입이 줄어들게 됐다고 합니다.

때문에 최근에는 구매자의 신분증과 얼굴 사진을 영상에 덧입혀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영상의 재판매를 막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피해자들은 "재판매라도 막힌 것을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느냐"며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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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사실조차 모를 수많은 남성들"…경찰도 수사

피해자 중 한 명은 그제 서울 강서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하는 진정을 제출했습니다.

진정을 접수한 경찰은 조만간 피해자 조사 등 수사 절차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피해 남성들은 "내 영상이 언제 퍼질지, 이미 얼마나 퍼졌을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며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수면 아래에 잠겨있던 디지털 성범죄의 온상을 알게 되었다"는 A씨.

A씨는 "피해사실조차 까맣게 모르고 있을 영상 속 남성 수천 명을 위해서라도, 빠른 검거와 함께 영상 유포 차단이 이뤄져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손하늘 기자(sonar@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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