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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완화 방안 중구난방, 합의점 찾기 ‘산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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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가 12년 만의 대수술을 앞두고 있다. 공시가 9억원으로 묶여있던 1세대 1주택 종부세 부과(면제) 기준을 손질하는 방향이다. 지난 7일 재ㆍ보궐 선거 패배 이후 “부동산 민심을 확인했다”며 여당과 정부 모두 수정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서울의 아파트 중위가격이 9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집값이 많이 오른 터여서 기준을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문제는 방식이다. 얼마나 어떻게 바꾸느냐를 두고 여ㆍ야는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합의점 찾기가 ‘산 넘어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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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부동산세 납세고지서 겸 영수증.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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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법을 손질하기도, 시행하기도 가장 쉬운 건 종부세 부과 기준을 상향하는 방법이다. 국회에 발의된 법안 대부분도 이 내용이다. 여ㆍ야를 가리지 않는다. 지난 20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종부세 기본 공제액(2주택 이상)을 현행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는 종부세 개정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1가구 1주택자 종부세 부과 기준을 현행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리는 내용도 담겼다. 같은 당 정청래 의원도 비슷한 법안을 준비 중이며 앞서 14일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취지의 법안을 제출했다.

공제 기준을 아예 12억~15억원으로 올리는 법안도 등장했다. 22일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종부세 공제 기준을 1가구 1주택은 9억원에서 15억원으로, 2주택 이상은 6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종부세 개정 법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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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반포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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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상으로 면제 기준을 상향하는 건 종부세법 제8조 제1항 숫자만 갈아 끼우면 되는 단순한 작업이다. 올해분 주택 공시가격도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터라 부과 대상을 새로 추리는 일도 비교적 간단하다. 관련 입법이 부과 기준일인 6월 1일 이전에만 이뤄지면 올해부터 적용할 수 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종부세 부과 대상에서 빠지는 공시가격 9억~12억원 주택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이 가격대 아파트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시장에서는 강경 일변도였던 부동산세제 정책 변경 신호로 받아들이면서 전체 주택 가격을 자극할 수도 있다.

이뿐이 아니다.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주택연금, 주택 청약 등 각종 제도에서 고가 주택 기준은 9억원으로 설정돼 있다. 이 기준을 12억원으로 상향하라는 주장이 거세질 수 있다. 각종 제도를 한꺼번에 손질해야 한다는 얘기다. 집값이 하향ㆍ안정됐을 때 12억원 기준을 다시 끌어내리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여당 내부에서 의견이 갈리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비율제다. 부유세 취지에 맞게 공시가 상위 1~2% 주택에 한해 종부세를 매기자는 주장이 여당에서 나왔다. 하지만 법 개정 ‘공사’ 폭이 커지고 해마다 비율에 맞춰 부과 기준과 대상을 선별ㆍ조정해야 한다는 행정적 번거로움이 크다. 해외 선진국에서도 비율제로 매기는 재산 관련 세금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다.

이견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아예 종부세 완화 방안에 반기를 들었다. 21일 페이스북에 “무주택자ㆍ청년들의 절망과 분노에 답하는 것이 급선무”인데 “고가주택 소유자들, 부자들의 세금부터 깎아 주자는 이야기가 가장 먼저 고개를 드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여당 내에서는 지난 4년간 견지해온 부동산 정책의 틀을 흔들어 정책 불신과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반론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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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도걸 기재부 2차관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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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중구난방이다. 4월 재ㆍ보궐 선거가 쏘아 올린 종부세 개정이 결국 문재인 정부 말기를 뒤흔들 논쟁거리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주무 부처인 기재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21일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조속히 걷어낸다는 측면”에서 “당ㆍ정 간 협의하는 프로세스(과정)를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다”는 원칙론 정도만 밝혔다.

그러나 고민은 깊다. 지난해 종부세율을 높인 정책효과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고, 세수 감소도 감당해야 할 부분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여론 조사를 보면 종부세 완화에 대해 찬성이 좀 높긴 하지만(찬성 44%, 반대 38%. 리얼미터 조사) 일방적으로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어서, 기재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는 국회에서 논의되는 여러 가지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그동안 정부가 너무 게을렀던 것이 모든 문제의 발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주택자가 아닌, 투기 목적이 없는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왔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를 무시했다”며 “결국 공시가율 인상과 맞물려 여론이 크게 악화했는데 대응이 한참 늦었다”라고 설명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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