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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두 달 전 정의용 답변서엔 '백신 스와프' 딴판..."계약 어렵다""선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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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스와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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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국회 외통위 백신 스와프 관련 박진 의원 질의에 따른 정의용 장관 답변 _JTBC 뉴스룸 방송본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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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어제(2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긴급 현안 질의에서 미국과 '백신 스와프'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히면서입니다.

국민의힘 박진 의원이 외교부에서 백신 스와프를 검토한 적 있냐고 묻자

정 장관은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측과도 협력했다"고 답했습니다.

정 장관은 "상당히 진지하게 협의 중이고, 존 케리 특사가 왔을 때(지난 17~18일) 이 문제를 집중 협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두 달 전 정의용 답변서엔...'스와프 어렵다' 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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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외교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백신 스와프 관련한 서면답변서_자료제공 박진 국민의힘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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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약 두 달 전,

당시 정의용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내놓은 답변은 다릅니다.

정 장관은 국회에 서면으로 제출한 답변서에서

백신 스와프에 대해 일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백신 스와프가 가능하냐'는

국민의힘 박진 의원의 질문에

"백신 확보국들은 해외 유출에 최근 매우 민감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외교채널을 통해 미국, 영국 등을 접촉해본바, 잉여 물량이 있다고 하더라도 개도국에 기부하겠다는 입장이다"라고 답했습니다.

또 백신 스와프 선결 조건으로

▶백신 간 교환비율 설정 ▶제약사와 배상 및 책임 관련 합의 ▶규제 당국의 사용 허가 획득을 꼽으며 "현재로써 백신 스와프를 제기한 국가는 없다"고 했습니다.

백신 스와프를 한 국가는 없고, 그만큼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취지인 셈입니다.

이때 내건 선결 조건이나 선례 등의 면에서도 두 달 사이 크게 달라진 상황은 없는 걸로 보입니다.

박진 의원은

백신 스와프가 가능하다는 취지에서, 그 근거로

한미 FTA 협정문을 들었습니다.

협정문 제5장(의약품 및 의료기기)에는 "한·미 당국이 양질의 특허 및 복제 의약품 개발을 촉진하고 접근을 원활히 함"이라는 문구가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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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근거규정 관련 박진 국민의힘 의원 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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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답변서에는

"한미 FTA 성격상

'선백신, 후 변제' 성격의 계약은 체결 어려운 것으로 안다"고 했습니다.

두 달여 만에 답변이 달라진 것에 대해 정 장관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어제(20일) 외교통일위원회 현안질의 중〉



[박진/국민의힘 의원]

장관 청문회 하실 때 서면 질의로 받은 답변인데...(중략) 부정적인 답변만 쫙 늘어놔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래서 미국하고 어떻게 한미 협력 공조를 하겠다는 건가요?



[정의용/ 외교부 장관]

그런 답변 내용을 그 제가 기억을 못 하고 있습니다마는

현재는 최근에 백신 문제에 관해서 미국과 지난번 논의했고 그러한 장관급 차원에서도 논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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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국민의힘 의원 20일 외통위 현안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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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의원은 JTBC와의 통화에서

"인사청문회 답변에서는 전부 부정적으로만 답변했었는데 5월 정상회담이 다가오고 백신 확보가 제일 급해지니 이제야 달라졌다"면서 " 늦게나마 추진한다니 다행"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실현 가능성은 우리나라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쿼드(미국, 일본, 인도, 호주) 안보협의체 등에 호응하면 협상력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스와프 먼저 주장한 국민의힘..."그때 했더라면"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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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3460〉 비대위 발언하는 주호영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국민의힘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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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백신 스와프를 먼저 제안했습니다.

박진 외교안보위원장과 신상진 코로나19 대책 특위 위원장, 한기호 의원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스와프를 주장한 바 있습니다.

박 의원은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백신 스와프 체결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먼저 주장한 만큼 힘이 실린 국민의힘은 오늘 일제히 정부 여당을 비판에 나섰습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우리는 일찍이 백신 스와프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박진 외교안보위원장에게 미국 상황을 챙겨 가능성에 문제 제기해달라고 요구해왔다. 그때부터 노력하고 애썼다면 성과가 조기에 당겨졌을 것이다. 이제야 뒤늦게 스와프 협의를 하는 것을 보니 참으로 통탄스럽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뒤늦게 나서는 모습이 참으로 한심할 따름이다. 백신 스와프, 백신 수급 등 관련 정보도 투명하게 공개하시고 국민 동의와 야당 협조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반드시 협조 요청할 것을 당부한다.

일단 화두에 오른 백신 스와프.

국민들의 기대가 커졌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

전 세계에서 백신 공급을 요청받는 미국이 한국의 요청에 응할지, 빠른 시일 내에 충분한 물량이 가능할지

현 정부의 외교력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최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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