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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정체가 무엇?”…8억 들인 전주 우림교 보행 시설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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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 경관시설…“보행로 좁아지고 이질적”

전주시 “예술, 전통 측면보다는 보행 기능 고려”

뉴스1

전북 전주시 효자동 우림교 보행로에 설치된 시설물.2021.4.21©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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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스1) 이정민 기자 = 전북 전주시가 지난해 설치한 효자동 우림교 보행로에 설치된 건축물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전주시는 도시 미관 개선과 보행자 기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으나 이를 바라보는 시민 시선은 곱지 않다.

보행을 하는 데 불편하다거나 심지어 일본 전통 건축물과 비슷하다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21일 전주시 등에 따르면 삼천을 가로지르는 우림교는 90m로 교량이 세워진 지 30년이 넘었다.

보행자 불편을 덜어주고 인접한 곳에 신도시가 생겨나면서 경관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2019년부터 교량 보행로 경관시설 공사가 진행됐다.

공사는 지난해 12월 마무리됐고, 사업비는 시 예산 등 모두 8억원이 투입됐다.

건축물은 마치 회랑과 같은 구조로 보행로를 지붕으로 덮었고, 난간에도 목재와 금속 구조물을 설치했다.

전주시는 한옥을 본뜬 우림교가 지역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부푼 기대를 내놨으나 시민 반응은 냉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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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시 효자동 우림교.2021.4.21©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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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김모씨(33·여)는 “구조물이 생기기 이전보다 보행로 폭이 좁아져 불편하다”며 “한옥 건축물이라고 하기엔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도 않아 이질적인 느낌이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도 우림교를 두고 갖가지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누리꾼들은 ‘별 감흥도 없고 예산 낭비인 것 같다’, ‘시설물이 새로 생기면서 보행이 더 어려워졌다’ 등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이 중에서도 ‘일본 전통 건축물과 비슷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김재호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장 역시 SNS에 새로 단장한 우림교 사진 여러 장을 올리면서 “완산구는 경복궁의 회랑도 참고하고, 자문도 구했다는 데 이질적이고 정서적으로 와 닿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전주시 완산구청 관계자는 “우림교 시설물은 당초 예술이나 전통을 강조하기 보다는 비, 햇빛 가림 등 기능적 측면을 우선 고려해 설계한 것”이라며 “시민 보행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것인데 일본 건축물 등 시각으로 비춰져 억울하다”고 했다.
ljm192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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