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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현장르포] "2023년말 年 20만t 이산화탄소 포집"...두마리 토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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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여수1공장 탄소포집 실증 설비 방문
중소기업 기체분리막 기술 적용 "환경오염 없어"
CO₂ 모아 원료로 투입하고 중소화학사에도 판매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롯데케미칼 이상중 책임연구원이 지난 19일 여수1공장 기체분리막 실증 설비 분리 1동에서 미니모듈과 모듈 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에 세로로 연결돼있는 굵은 파이프라인이 분리막 모듈이다. 배기가스가 분리막 모듈을 지나면서 질소가 배출되고 순수한 이산화탄소만 남는다. 롯데케미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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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전남)=안태호 기자】롯데케미칼이 오는 2023년말 연간 20만t의 이산화탄소 포집에 나선다.

석유화학 업계 최초로 실증 작업에 돌입한 '기체분리막 탄소포집 기술'을 이용해 탄소중립과 경제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구상이다. 기체분리막 기술은 건·습식 탄소포집 기술에 비해 공간 및 운영 효율이 가장 뛰어난 신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파이낸셜뉴스가 지난 19일 전남 여수산단에 위치한 롯데케미칼 여수1공장을 찾았다. 국내 화학산업의 근간인 에틸렌을 매년 123만t씩 생산해내는 장소다. 25만평 부지에 들어선 증류탑과 파이프라인 숲을 헤치고 납사크레킹센터(NCC)로 들어서자, 거대한 석유화학 설비 아래 아담한 크기의 컨테이너 5개 동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 3월 설치한 기체분리막 탄소 포집활용(CCU) 신기술의 실증 설비다. 아담한 크기와 달리 롯데케미칼의 탈탄소를 향한 여정의 첫 발을 내딛는 시험대라는 큰 의미를 지닌 장소다. 주요 선진국들이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한 가운데 이산화탄소를 뿜어내는 발전소, 석유화학 기업에 대한 압박이 거세다. 탄소배출권 가격도 점차 증가해 기업을 옥죄고 있는 터라 탄소 포집기술에 전 세계의 눈이 쏠리고 있다.

탄소포집에는 여러가지 방식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건·습식 방식 등은 기체를 액체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열에너지를 많이 쓴다. 탄소 포집을 위해 또 다른 탄소를 배출시킬 가능성이 크다. 반면 기체분리막은 기체에서 곧바로 기체를 분리하는 방식 덕에 환경오염을 유발하지 않는다. 롯데케미칼이 석화기업 최초로 기체분리막 기술 도입에 나선 이유다.

롯데케미칼은 2023말까지 실증을 마친 뒤 연 20만t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준비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포집한 이산화탄소는 롯데케미칼이 자체 생산 중인 폴리카보네이트(PC)의 원료로 투입하거나 드라이아이스와 반도체 세정용 액화탄산가스를 제조하는 인근 중소화학사에 판매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의 실증 설비는 총 5개 동으로 나뉘어 있었다. 1개 동은 전체 설비를 제어하는 장소이고, 전처리동과 분리동이 각각 2개씩 있다. NCC 굴뚝에서 나온 배기가스는 먼지, 질소, 이산화탄소 등이 뒤섞여있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10~12%에 불과하고 질소가 70%에 달한다. 이 배기가스가 먼저 전처리동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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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 에어레인의 분리막 모듈들과 중공사(오른쪽)의 모습.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가 굵기 0.3㎜의 중공사 내부로 들어가면 질소는 날아가버리고 고순도 이산화탄소만 남는다. 롯데케미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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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처리 1, 2동에서 각각 먼지와 수분이 제거된다. 다음 단계인 분리막 공정으로 넘어간 배기가스는 분리동 내부에 세로로 연결된 '분리막 모듈'을 지나면서 질소가 떨어져 나간다. 뭉툭한 파이프 모양의 모듈 안에는 국수 면발같이 생긴 가느다란 '중공사'들이 다발로 묶여있다. 굵기 0.3㎜의 중공사 단면을 크게 확대하면 가운데 구멍이 뚫린 호스 모양이다. 폴리설폰이라는 신소재로 만들어진다.

배기가스가 중공사를 통과할 때 질소는 중공사 내부 벽면을 통과해 밖으로 배출되지만, 이산화탄소는 벽면을 통과하지 못하고 그대로 흘러간다. 3차례 분리막 공정을 거치면 순도 90~95%의 이산화탄소가 포집된다. 롯데케미칼 이상중 책임연구원은 "기체분리막 원천 기술을 보유한 강소기업인 에어레인과 협력하면서 실증단계까지 왔다"며 "(기체분리막 기술은) 다른 방식에 비해 환경오염이 없고, 운영비가 낮은 데다 공간효율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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