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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코로나19 사태에 ‘인구대국’ 중국·인도, 희비 쌍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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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인구 중국, 누적 확진자는 9만명… 세계 95위

13억 인구 인도, 하루 20만명씩 확진… 美 이어 2위

세계일보

19일(현지시간) 인도 하이데라바드의 한 병원에서 주민들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는 모습. 인도는 요즘 하루 30만명 가까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하이데바라드=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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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세계 1, 2위 인구대국인 중국과 인도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발원지 우한을 중심으로 확진자와 사망자가 엄청나게 발생했던 중국은 ‘봉쇄’ 수준의 방역정책으로 감염 확산을 잡은 뒤 올해부터는 자국산 백신 접종을 통해 코로나19 공포에서 거의 벗어나는 모습이다. 반면 인도는 느슨한 방역으로 코로나19 감염 확산 차단에 실패한데다 백신 물량 부족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21일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까지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561만6000여명, 사망자는 18만2000여명이다. 확진자 수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사망자 수는 미국·브라질·멕시코에 이어 4위에 각각 해당한다. 확진자 규모에 비해 사망자 비율이 낮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다.

코로나19 발원지 중국은 이날까지 누적 확진자가 9만500여명, 사망자는 4600여명에 불과하다. 한때 누적 확진자 수가 세계 1위였던 중국의 현재 순위는 95위로 확 내려앉았다. 인구 면에서 중국이 약 14억4000만명으로 세계 1위, 인도가 약 13억9000만명으로 뒤를 바짝 뒤쫓는 2위란 점을 감안하면 두 인구대국의 희비가 극명히 엇갈리는 대목이다.

최근 수치를 보면 두 인구대국의 격차가 얼마나 벌어졌는지 확연히 알 수 있다. 중국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 19일 11명, 20일 10명에 그쳤다. 이틀간 사망자는 한 명도 없었다. 반면 인도는 19일 하루 신규 확진자만 25만6900여명이 나왔다. 일일 사망자도 1750여명으로 집계됐다. 20일은 상황이 더 나빠져 일일 신규 확진자가 29만4000여명으로 거의 30만명에 근접했다. 하루 사망자도 2020명에 달했다. 지난주 7일 동안 전 세계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의 무려 28%가량이 인도에서 발생했다는 통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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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의 한 화장터에서 코로나19 사망자를 화장하는 동안 보건 인력들이 휴식하고 있다. 뉴델리=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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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코로나19 대응 실패는 이제 국제사회에서 강대국 인도의 입지를 위축시키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조만간 인도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야당의 강한 반발에 직면하자 결국 포기했다. 영국은 코로나19 백신의 신속한 접종으로 세계에서 가장 빨리 일상을 회복해가고 있다. 영국 야당은 바로 이 점을 들어 “코로나19가 급속히 퍼지는 나라를 총리가 방문하고 돌아오면 영국의 코로나19 방역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CNBC가 국제통화기금(IMF)의 지난해 세계 경제 전망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명목 국내총생산(GDP) 수치에서 2019년 5위였던 인도는 6위로 내려앉고 대신 6위였던 영국이 5위로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IMF는 “2020년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인도는 경제 규모가 9%나 위축됐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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