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67628415 1212021042167628415 03 0301001 economy 6.3.1-RELEASE 121 TV조선 0 false true false false 1618982202000

[취재후 Talk] '끝 모를 코로나'에 폐허가 된 명동…대출에 피가 마르는 소상공인들, 대책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TV조선

명동 거리에 휴업하거나 공실이 된 상가들이 줄지어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긴 지금 폐허 도시 같아요."

평일 오후에 찾은 명동 일대는 한산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웠습니다. 코로나19로 해외 관광객들이 끊기며, 500m가량의 명동 중앙거리 상점 절반 이상이 휴업하거나 공실 상태입니다.

골목 하나를 더 들어가면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연이어 있던 화장품, 악세서리 가게들이 임대료를 버티지 못하고 모두 폐점하거나 휴업하며 한 블록 전체가 문을 닫은 골목도 있습니다.

■ 코로나 1년 2개월, 서울 관광 '아이콘' 거리 '붕괴 중'

12년 넘게 명동 거리에서 음식점을 운영했다는 김봉환씨는 포스기를 보여주며 "오늘 점심 매출은 딱 7만원 한 건"이라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 했습니다.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 저녁에는 총 2층 규모의 식당을 주방부터 홀까지 혼자 운영하고 있다는 사장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습니다. 김씨는 "매달 1000만원 이상 나는 적자에 대출이란 대출은 다 끌어쓰고 있다"며 "여긴 지금 특별 재난지역으로 정부 대책이 절실하다"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계속되는 적자를 버티지 못하고 가게들이 사라지고 상점이 사라져, 사람들의 발길은 더 끊기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이태원, 동대문 패션타운, 종로·청계천 등과 명동과 함께 '관광 특구'로 지정돼 서울의 아이콘 역할을 했던 거리 모두 비슷한 사정입니다.

서울시가 강남과 명동, 홍대입구 등 150개 주요 상권에 위치한 1층 점포 75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19를 겪은 지난해 상권들 매출은 전년보다 평균 36.4% 낮아졌습니다. 이 중 평소 외국인 관광객들 수요가 많았던 명동거리(-62.8%), 안국역(-59.5%), 동대문시장(-57.1%) 등 관광명소 상권의 매출액은 반토막보다도 한참 밑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아직 장사를 하고 있는 한 옷가게 상인은 "지금 문을 열고 있는 상점들도 임대인들이 임대료를 받지 않아 겨우 남아있는 곳들"이라며 "임대료를 버티지 못하고 지금 있는 임차인이 나가게 되면, 공실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서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TV조선

/ 출처 : 신한은행 '2021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가계 소득은 2년 전으로 후퇴…빚은 늘어난다

실제 지난해 가계 소득은 이례적으로 '후퇴'했습니다.

신한은행이 20일 내놓은 '2021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만20∼64세 취업자(근로자·자영업자) 1만 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지난해 가구 월평균 소득은 478만원으로 전년보다 1.6% 감소했습니다. 조사가 시작된 2016년 이후로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건데, 2년 전인 2018년(476만원)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빚이 있다"고 답한 가구는 늘었습니다.

2019년 52.8%였던 부채 보유율은 62.5%로 훌쩍 뛰었습니다. 한 가구당 월평균 갚는 부채 상환액도 41만원에서 1년 만에 43만원으로 늘어, 전체 소득의 9%가 빚을 갚는데 쓰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소득이 줄어든 것 보다 더 문제는 '부채'라고 지적합니다. 소득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진정 국면에 들어서면 회복 속도가 빠르지만, 가계에 쌓인 대출은 단기간 안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겁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부채가 워낙 늘었기 때문에 부실화가 예상된다"며 "부채를 어느 정도 지원해주면서 향후에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직종 이동 등 다양한 대책을 강구해야된다"고 말했습니다.

■ 현장에선 '생사 기로'인데…대책은 여전히 '논의 중'

현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우리는 죽기 직전에 있는데, 정부가 손을 뻗어 주지 않는다"며 답답해 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당정이 논의 중인 '자영업자 손실보상제'는 4월 중 국회 처리도 불투명한 상탭니다. 여당안대로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오는 7월 시행되고, 손실보상은 3개월 전인 4월부터 적용되는데 이 '소급 적용 범위'를 놓고 논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재정 여건상 소급적용은 불가하다는 방침, 야당인 국민의힘은 '100% 소급적용'을 주장하면서 법안처리가 계속 미뤄지고 있는 겁니다.

상인들은 지금까지 정부가 해 온 이른바 '재난지원금'을 통한 단발적 현금 지원보다 현실적으로 필요한 건 '대출 지원'이라고 말합니다.

김창수 명동외식협회 회장은 "상인들이 가게 유지비를 내려고 이자가 말도 안 된다는 걸 알면서 제3 금융권 대출까지 쓰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금으로 200만-300만 원 주는 지원이 아니라 대출만이라도 합리적인 가격에 빌려 쓸 수 있게 조치해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당선 공약으로 코로나19로 매출이 30% 이상 하락한 자영업자에게는 보증료 전액 면제, 담보 없이, 무서류로, 무이자로 1년 동안 한도 1억 대출을 해주는 4무(無) 대출 공약을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서울시에 자영업자 생존자금을 신청한 54만명 모두에게 4무 대출을 제공하면 최소 54조원의 재원이 필요한 상황. 너무 넓은 적용 대상에 현실성이 낮단 지적이 나옵니다.

백신 부족에, 코 앞으로 다가온 4차 유행까지 컴컴한 코로나19의 터널. 이제는 '논의 중'인 공약이 아니라 정말 생사의 기로에 선 자영업자들에게 숨통을 틔여줄 수 있는 현실책을 추진해야 할 시점입니다. / 김주영 기자

김주영 기자(chu0@chosun.com)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뉴스제보 :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