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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역대급 IPO 서막 올랐다…문 닫는 공모주 펀드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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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연초 2조원 유입에 일부 수익률 방어

이달만 신규 출시도 잇따라

천차만별 수익률, 세부 전략 살펴야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대어급’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공모주 펀드 시장에 자금이 몰리면서 일부 펀드들이 다시 일시적 판매 제한(소프트 클로징)에 나섰다. 연초 이후 공모주 펀드에는 2조원이 넘게 신규 설정됐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같은 기간 1조원이 빠져나간 것과 비교하면 투자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이데일리

(그래픽=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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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IET 상장 다가오자…‘일시 판매중단’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IBK 단기국공채공모주증권자투자신탁1호 [채권혼합]’는 일시적으로 판매가 중단된다. ‘적정 운용규모 관리 및 기존 수익자 보호’가 이유다. 오는 21일부터 ‘현대인베스트먼트 코넥스공모주하이일드증권투자신탁1호[채권혼합]’, ‘현대인베스트벤처기업&IPO증권투자신탁1호[주식혼합]’, ‘코레이트코스닥벤처플러스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 ‘코레이트하이일드공모주플러스증권투자신탁 [채권혼합]’, 22일부터 ‘알파채권스텝업공모주증권신탁1호[채권혼합]’, ‘알파시나브로공모주증권투자신탁1호[주식혼합]’ 등도 적정한 운용 규모 유지를 취지로 당분간 판매를 멈출 예정이다.

오는 28일 청약을 시작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이하 SK IET) 영향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096770)의 자회사인 SK IET는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소재인 분리막(LiBS)을 주로 생산한다. 상장 후 시가총액이 8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공모주 펀드는 종목 분석, 계좌 개설, 증거금 준비 등 개인이 직접 상장에 참여할 때 드는 번거로움이 없고, 기관이 개인보다 배정 물량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이점이 있다. 특히 6월 말부터는 중복청약이 금지되면서 공모주 펀드는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각되고 있다.

다만 물량이 한정된 상황에서 신규 설정이 지나치게 몰리면 기존 투자자의 수익률이 희석될 수 있어 운용사들이 일단 빗장을 걸어 잠그는 셈이다. 이번에 소프트 클로징하는 공모주 펀드 대부분이 SK IET 상장 예정일인 5월 11일 전후로 판매 재개를 계획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모주 큰 장 선다…“전략 등 확인”

지난해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으로 달궈졌던 공모주 펀드 열기는 올해도 여전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일 기준 연초 이후 공모주 펀드로만 2조2960억원이 몰렸다. 개별 상품으로는 연초 이후 ‘KTB공모주10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이 2250억원을 새롭게 설정돼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당겼다. ‘신한공모주&밴드트레이딩30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종류)’ 등을 포함해 7개 펀드가 올해만 각각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흡수했다.

업계는 공모주 펀드 열풍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크래프톤, 현대엔지니어링, 카카오뱅크 등 대형 IPO가 상장을 준비 중이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 스팩을 제외한 신규 상장 기업 수를 지난해 70개사보다 많은 80개사로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지난 3월까지 평년 대비 치열한 수요 예측과 높은 공모 확정가가 이어졌듯, 이달 신규 상장 시장은 흐름이 이어지는 연장선에 있다”면서 “SK IET는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의 공모금액 1조5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역대급 공모시장의 서막이 올랐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운용사들도 공모주 펀드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말 127개였던 공모주 펀드 운용 펀드는 이날 134개로 늘어났다. 이달 ‘KB코스닥벤처기업공모주 제3호’를 비롯해 ‘흥국2년만기공모주알파증권투자신탁 1[채권혼합]’, ‘DGB똑똑공모주알파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 ‘마이다스하이일드공모주알파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 등이 신규 설정됐다.

다만 공모주 펀드 선택에 있어 포트폴리오, 세부 전략 등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0~30%의 공모주를 담고 나머지는 국채나 우량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일반 공모주 펀드를 비롯해 전체 자산의 45% 이상을 신용도 BBB+ 등급 이하 하이일드 채권 등에 투자하고 5% 공모주 물량을 우선 배정받는 하이일드 펀드와 벤처기업 또는 벤처기업에서 해제된 지 7년 미만의 코스닥 상장사 주식 등에 50%를 투자하고 코스닥 공모주에 대해 30% 우선 배정 혜택을 받는 코스닥벤처 펀드가 있다.

실제 연초 이후 공모주 펀드 평균 수익률(설정액 10억원 이상)은 2.97%이나 상품에 따라 12.72%(플러스코리아대표성장증권투자신탁 1(주식) 종류 C-s)부터 마이너스까지 천차만별이다. 성과가 부진한 펀드는 상장 후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는 종목을 다수 보유할 수 있고, 이때 자금 유출이 이어지면 해당 종목의 비중이 높아져 수익률이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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