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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속 카메라 직전에 스스로 감속하네"…기아 야심작 'K8'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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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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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탈바꿈을 선언한 기아가 준대형 세단 K7의 후속 모델 'K8' 출시로 국내 세단 시장에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새로운 차명과 로고를 단 K8은 사전계약 첫날에만 1만8000건 이상의 실적을 올리며 역대 최다 실적을 갈아치웠다. 지난 4년간 베스트셀링카 1위를 차지한 현대자동차 그랜저와 함께 기아 K8이 현대차그룹의 '쌍두마차'로 거듭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K8은 2009년 1세대 모델 출시로 'K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며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50만대 이상 판매량을 올린 K7을 계승했다. K7이 지녔던 혁신 이미지는 물론 기아 브랜드의 정수를 담아내 디자인과 크기, 상품성 등 거의 모든 측면에서 한 단계 진보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2일 K8 3.5 가솔린 시그니처트림(전륜구동)을 타고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남양주시 한 카페까지 왕복 80㎞ 거리를 달렸다.

출발에 앞서 마주한 K8의 외장 디자인은 그랜저와 비슷하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테두리가 없는 범퍼 일체형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다이아몬드에서 영감을 받은 보석 같은 패턴이 적용됐고,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 기능을 하는 '스타 클라우드 라이팅'은 별무리가 하늘에 떠 있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물 위를 달리는 고급 요트에서 영감을 얻은 K8의 패스트백 타입 윤곽(실루엣)은 매끄럽게 다듬어진 측면부 라인과 조화을 이뤘다. 긴 후드(보닛)와 짧은 오버행(바퀴 축에서 차 끝까지의 거리), 트렁크 끝까지 시원하게 뻗은 2열 뒤쪽의 루프(지붕) 라인 등 덕분에 쿠페와 같은 역동적인 비율을 구현했다. 특히 좌우 리어램프(후미등)를 하나의 선으로 연결한 '리어램프 클러스터'는 기하학적 조형으로 K8만의 정체성을 더했다.

전작인 K7은 물론 동급인 그랜저보다도 육중한 차체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이 느껴졌다. K8의 전장은 5015㎜로 동급인 그랜저(4990㎜), 제네시스 G80(4995㎜) 등보다도 20㎜ 이상 길다. 전폭은 1875㎜로 이전 K7 대비 5㎜ 늘었고, 전고는 1455㎜로 15㎜ 낮아졌다.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축거) 또한 2895㎜로 40㎜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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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내부로 들어서자 탁 트인 시야감과 더불어 호텔 라운지를 떠올리게 하는 고급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대시보드 높이는 기존보다 20㎜ 낮아졌고 좌우 프런트 필러(A필러) 각도, 룸 미러 모듈 크기 또한 운전자에게 최적화됐다. 또한 아웃사이드 미러 접합부 위치를 조정하고 삼각창을 새로 추가해 사방으로 탁 트인 시야를 선사했다.

운전석 문에서 시작한 고급스러운 원목 느낌의 우드 그레인 장식은 대시보드를 거쳐 조수석 문까지 1열을 감싸듯 이어져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여기에 좌우 스피커와 이를 연결하는 금속 장식 또한 측면까지 확장해 실내가 넓어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꾀했다.

K8은 인포테인먼트와 공조 시스템을 통합해 조작할 수 있는 터치 방식의 전환 조작계가 처음 적용돼 눈길을 끌었다. 중앙에 위치한 버튼 하나로 두 가지 시스템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으며 미디어 음량과 실내 온도 등 필수적인 기능을 제외한 모든 버튼이 터치 방식으로 전환됐다. 이 덕분에 센터 콘솔 공간을 최소화하면서 최신형 전자 기기와 같은 혁신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편안함 착좌감을 제공하는 나파가죽 퀼팅 시트, 기아 브랜드 최초로 적용한 영국 메리디안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14개 스피커), 알루미늄 소재의 신규 기아 엠블럼을 적용한 스티어링 휠, 앰비언트 라이트 등 또한 운전자의 감성을 자극했다. 특히 7개의 공기 주머니를 활용해 주행 환경에 맞춰 운전자의 피로감을 낮춰주는 에르고 모션 시트는 실용성과 만족감을 모두 잡았다.

80㎞ 시승 구간을 달리면서 묵직한 주행감과 함께 이전보다 진화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에 감탄이 나왔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2(HDA2) 기능을 작동하자 앞차와의 거리에 따라 속도를 제어할 뿐 아니라 방향지시등 스위치 조작으로 차선 변경까지 보조했다. 최고 제한속도가 시속 100㎞에서 80㎞로 변경되는 구간에 접어들었을 때는 단속 카메라를 앞두고 차량이 최고 제한속도를 변경하고 스스로 감속하는 모습까지 연출됐다. 이는 K8의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기능으로, 운전자가 설정 속도를 현재 고속도로 제한속도로 맞추면 제한속도가 바뀔 때마다 설정 속도를 자동으로 변경해준다.

차량의 기본기라 할 수 있는 주행 성능 또한 탄탄했다. 현재 판매 중인 3개 모델 중 가장 높은 출력을 자랑하는 K8 3.5 가솔린 모델은 폭발적인 가속력과 우수한 주행 안정성, 뛰어난 급제동력 등으로 고급 수입차에 못지않은 성능을 자랑했다. 다만 덩치가 큰 만큼 K8의 복합연비는 모델별로 리터당 7.7~12.0㎞에 그쳤는데, 더 효율적인 연비 주행을 원하는 이들은 5월 출시될 예정인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을 기다려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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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K8은 3.5 가솔린뿐만 아니라 2.5 가솔린, 3.5 LPI 등 세 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2.5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198마력, 최대토크 25.3㎏f·m를 자랑하며,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스티어링(R-MDPS)이 적용돼 조향 직결감이 강화됐다. 3.5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36.6㎏f·m의 강력한 성능을 기반으로 전륜 기반 4륜구동(AWD) 시스템과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적용해 안정적이고 편안한 주행 감성을 구현했다. 3.5 LPI 모델은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32.0㎏f·m의 동력 성능을 갖췄으며 기존 6단 자동변속기 대신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이 밖에도 기아 K8은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ISLA), 후측방 모니터(BVM),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PCA),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BCA),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RCCA) 등 다양한 편의·안전 사양이 적용됐다.

K8의 개별소비세 3.5% 기준 판매가격은 △2.5 가솔린 노블레스 라이트 3279만원, 노블레스 3510만원, 시그니처 3868만원 △3.5 가솔린 노블레스 라이트 3618만원, 노블레스 3848만원, 시그니처 4177만원, 플래티넘 4526만원 △3.5 LPI 프레스티지 3220만원, 노블레스 3659만원으로 책정됐다.

한편 기아는 사전계약 당시 3.5 가솔린의 최고 트림인 플래티넘 트림 전용으로 출시한 실내 색상 '샌드 베이지 투톤'을 고객들의 요청을 적극 반영해 2.5, 3.5 가솔린의 시그니처 트림으로 확대 운영해 고객의 선택 폭을 더욱 넓히기로 했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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