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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9억→12억’ 종부세 완화 시 효과 따져봤더니… ‘부자 감세’ 논란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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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민심 달래기' 나선 여권… 1주택자 종부세 완화 목소리

전문가 “세금 줄어드는 효과… ‘부자 감세’ 비판 제기 가능성도”

김병욱 의원, 종부세·재산세 완화 개정 법률안 대표 발의

세계일보

서울 여의도 63빌딩 전망대에서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들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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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에서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 완화가 현실화하면 공시가격 11억원대 아파트의 경우 수십만원의 세금 감경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종부세 부과 기준 완화 시 세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지만 벌써부터 ‘부자 감세’란 비판이 제기되는만큼 전체적인 관점에서 세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9억원 초과’에서 ‘12억원 초과’ 방안 유력… 약 20만명 종부세 대상에서 빠질 듯

20일 국회에 따르면 4·7 재·보궐선거 이후 여권 내에서 1주택자 종부세 완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번 선거의 패배 요인으로 부동산 정책 실패가 지목되는만큼 내년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민심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현재까지 1주택자 종부세 부과기준을 공시가격 ‘9억원 초과’에서 ‘12억원 초과’로 변경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으며 여당 의원들이 관련 개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가장 큰 수혜를 입는 건 종부세 면제 대상이 되는 9억원 초과 12억원 이하 공동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들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공동주택(1420만5000가구) 기준 공시가격 9억원을 초과하는 비율은 전체의 3.7%(52만5000가구)다. 9억~12억 아파트는 전체의 1.9%인 26만7000가구이며, 종부세 완화 개정안 통과 시 다주택자를 제외한 약 20만명이 종부세 부과 대상에서 빠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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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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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시가격 11억원대 아파트, 수십만원 감세 효과

세계일보가 이날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 투자자문센터 팀장에게 의뢰해 개정안 적용 전후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2021년 공시가격 11억6000만원인 서울 마포염리 GS자이(전용면적 86.692㎡)의 보유세(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는 약 400만원에서 약 343만원으로 57만원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가격이 11억1000만원인 서울 성동구 왕십리 텐즈힐(전용면적 84.97㎡)의 경우 361만원으로 추정되는 보유세가 321만원대로 약 40만원 깎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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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종부세·재산세 완화 개정법률안 대표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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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세금 부담 덜겠지만 ‘부자 감세’ 비판 직면할 수 있어”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악화로 조세 저항이 큰 상황에서 종부세법 개정안이 세 부담 완화 효과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제도상으론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 팀장은 “어느 금액 이상은 종부세를 빼준다는 등의 한정적인 논의는 ‘전체적으로 세금은 많이 걷으며 부자들을 위해 종부세 부분만 감세하는 거냐’는 식의 비판이 나올 수 있다”며 전체 국민의 세금 부담을 더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반발이 작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도 19일 논평을 통해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과기준을 완화하자는 주장은 부동산 불평등이 심각해지고 있는 현재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겠다는 것”이라며 “무주택 가구는 전체의 40%에 이른다. 고액의 부동산 보유자에 대해 세금을 부과한다는 종부세의 목적을 감안한다면 9억원이란 기준을 낮다고 평가할 근거는 없다”고 일침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20일 종부세 부과기준을 완화하고 재산세율을 낮추는 내용의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여당에서 보유세(재산세+종부세) 완화 법안을 발의한 것은 처음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종부세 부과 방식을 ‘비율’ 기준으로 변경해 상위 1~2%에게만 적용되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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