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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진심으로 사죄” 어묵 재탕 업주 사과문 올렸지만... 일부 누리꾼 “성의 없다”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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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 데워달라 요구에 먹던 국물 육수통에 부은 뒤 토렴한 60년 전통 안심식당 / “(위생 관리) 조사 요청 올 경우 성실히 임하겠다” /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영업정지 15일 행정 처분과 함께 경찰 고발당해

세계일보

글 작성자가 육수 토렴 장면이라고 밝힌 장면.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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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먹던 어묵탕을 데우기 위해 육수통에 넣었다가 다시 꺼내 제공한 부산 유명 식당 측이 사죄 뜻을 나타내고 영업을 중단했다.

해당 식당은 수십년 영업해 온 유명 식당인 데다 위생 문제가 검증된 것으로 알려진 ‘안심식당’인 점이 알려지면서 비난 목소리가 더 높아지고 있다.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지난 18일 오후 작성한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식당 측은 “먼저 이번 일로 상심하셨을 많은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여러분의 지적으로 저희 식당의 잘못된 부분을 인지하고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어 “저희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고객 여러분의 우려를 방지하기 위해 위생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더욱 안전하고 믿음이 가는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며 개선될 때까지 영업을 중단하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식당은 19일부터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당 측은 또 “(위생 문제)에 대한 조사 요청이 올 경우 성실히 임하겠다”라고도 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사과문을 두고도 ‘성의 없이 짧은 사과문’이라며 비판을 제기한다.

앞서 지난 18일 한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부산 여행 중 한 식당에서 손님이 먹던 음식을 육수통에 넣었다가 빼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보면 작성자는 지난 17일 부산 중구 한 유명 식당에서 어묵탕을 주문해 먹다가 다른 테이블에 앉아있던 손님들이 국물을 데워달라고 요구하는 모습을 봤다.

작성자는 이 때 식당 측이 손님이 먹던 국물을 육수통에 부은 뒤 다시 육수통에서 국물을 퍼내 손님 테이블로 가져다줬다고 했다. 작성자는 이런 사실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자신들이 먹던 음식도 데워달라고 요구했고, 식당 측이 먹던 음식을 육수통에 넣었다가 빼서 다시 주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고 말했다.

작성자는 동영상 캡처 사진 2장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캡처 사진을 보면 한 직원이 국자로 국물을 뜨는 모습이 담겨있지만, 동영상이 아니어서 전후 관계는 자세하게 파악할 수 없었다.

글 작성자는 “설마 제 눈을 의심해 저희 것도 데워 달라고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저희 것도 육수통에 그대로 국물을 부어 토렴을 하네요”라면서 “바로 계산하고 이러면 안 된다고 하니 그건 ‘먹던 게 아니라 괜찮은 거랍니다’(라고 해명했다)”고 설명했다.

작성자는 “코로나 때문에 안 그대로 민감한 시기에 이건 아닌 것 같다”면서 “침 튀기면서 이야기하고 입에 물고 빨던 숟가락을 넣었다 뺐다 한 국물을 말이죠”라고 덧붙였다.

부산 중구청은 19일 오후 해당 식당을 찾아가 현장 조사를 벌였고, 온라인 커뮤니티 글 작성자 주장이 사실인 것을 확인했다.

구청 관계자는 “현장 조사에서 식당 주인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 담긴 주장이 사실임을 시인했다”며 “이르면 20일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영업정지 15일 행정 처분과 함께 경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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