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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푸틴 정적' 나발니, 교정시설 내 병원으로 이송…"치료를 빙자한 징벌"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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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단식투쟁이 길어지면서 건강이 크게 악화하자 교도당국은 나발니를 교정시설 내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전했다./사진=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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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선미리 기자 =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단식투쟁이 길어지면서 건강이 크게 악화하자 교도당국은 나발니를 교정시설 내 병원으로 이송했다. 미국이 나발니의 건강에 대해 러시아에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국제사회의 비난이 커지자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블라디미르주 교도당국 의료위원회는 나발니를 교도소 영내 재소자 병원으로 이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당국은 이날 성명을 통해 “현재 나발니의 건강 상태는 만족스러우며 매일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 나발니가 그의 동의 하에 비타민을 처방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나발니 주치의와 지지자들은 어느 세력의 지시에 의해 비타민이 처방 됐는지 혹은 나발니가 처방에 실제로 동의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나발니의 대우를 둘러싸고 러시아를 대상으로 경고 수위를 높인 가운데 이뤄졌다. 전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나발니가 사망할 경우 러시아 정부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독극물 테러를 당한 나발니는 러시아로 귀국한 뒤 2014년 사기혐의로 선고 받은 집행유예가 실형으로 전환돼 복역 중이다. 감옥에서 건강이 악화한 나발니는 개인 의사의 진찰을 요구했으나 교도당국이 이를 거절하자 지난달 31일부터 3주째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교도당국은 나발니의 상태가 양호하다고 묘사했지만 나발니가 이끄는 반부패재단(FBK) 소장 이반 즈다노프는 나발니가 이송된 병원이 위중한 결핵환자 치료에 전문화된 곳이라며 그의 상태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앞서 나발니 주치의는 심장마비 등으로 당장 사망에 이를 수 있을 만큼 나발니의 상태가 좋지 않다고 우려한 바 있다.

국제인권단체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나발니를 교도소 내 병원으로 이송한 데 대해 ‘치료를 빙자한 처벌’이라고 묘사했다. 엠네스티는 이번 이송이 나발니의 단식투쟁을 끝내기 위해 억지로 음식을 먹이는 등 처벌 의도가 담겨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나발니의 석방과 권위 있는 독립 의료 전문가들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오는 21일 모스크바와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나발니 지지자들의 대대적인 지지 시위가 예정돼있어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예상된다. 즈다노프 소장은 전날 유튜브를 통해 시위를 계획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러시아 통신 감시기구인 로스콤나드조르는 해당 영상이 불법집회 모집을 유도한다며 유튜브에 삭제를 요청했지만 아직 영상은 삭제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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