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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 예약해, 개 산책시켜” 폼페이오 ‘직장 갑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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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시절 윤리 규정 100여건 위반

부인 개인 심부름까지 직원 시켜

차기 공화당 대권주자 꿈 먹구름

중앙일보

폼페이오와 부인 수전.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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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58) 전 미국 국무장관 부부가 재직 당시 국무부 직원들을 사적인 업무에 수차례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 국무부 감찰관실(OIG)은 26쪽짜리 보고서에서 폼페이오 가족이 집안일이나 개인 심부름을 직원에게 시키는 등 윤리 규정을 위반한 사례가 100건 넘게 조사됐다고 지난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폼페이오 부부가 가족이나 친구와 식사하기 위해 식당 예약을 지시한 사례만 30차례가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들은 그때마다 미리 현장을 답사해야 했다고 한다. 부인 수전의 미용실 예약이나, 아픈 친구에게 보낼 꽃이나 선물용 티셔츠 구매도 업무에 포함됐다.

CNN은 선임보좌관에게 사적 용무를 지시한 사례가 많았는데, 이는 폼페이오의 하원의원 시절부터 참모 역할을 한 토니 포터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수전은 지인의 의대 지원 추천서를 써주는 일을 도와달라고 선임보좌관에게 요청했다. 의대에 지원하는 해당 지인은 국무부와 아무 관련도 없었다.

보고서엔 폼페이오 부부가 사적으로 초대한 사람들을 위한 선물을 국무부 비용으로 구매해 달라고 요구한 사실도 담겼다. 감찰관실은 폼페이오가 TV 뉴스 앵커·평론가와 식사했던 자리를 예로 들며, 수전이 손님용 선물로 견과류를 담는 금 그릇을 국무부 비용으로 사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직원이 “국무부 예산은 해외 귀빈 등을 위해서만 사용돼야 한다”고 조언하면서 이뤄지진 않았다.

폼페이오 가족의 반려견을 돌보는 일까지 직원에게 맡겨졌다. 보고서엔 폼페이오 부부가 2018~2019년 선임보좌관에게 강아지를 집에서 위탁소로, 다시 위탁소에서 집으로 이동시키는 일을 시켰다고 나와 있다. 집에 아무도 없을 땐 강아지 산책도 시켜야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직원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수전의 지인에게 성탄 카드를 발송하기 위해 쉬는 날에도 일 해야 했다”며 “보석이나 청소용품 같은 개인 물품을 대신 배송 받아 관저로 전달하는 일도 맡았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감찰관실은 폼페이오가 더는 국무부에서 근무하지 않기 때문에 처벌을 권고하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2019년 내부 고발이 나오면서 시작됐지만, 폼페이오가 조사를 거부하다 지난해 12월 응하면서 결과가 늦게 나왔다. CNN은 2024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계획하는 폼페이오에게 이번 보고서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폼페이오는 “나와 부인은 세금을 잘못 쓰거나 규칙 또는 윤리적 규범을 어긴 적이 결코 없다”며 “현 정부에서 정치적으로 비방하려는 시도”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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