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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민주당 당권’ 단합론이냐, 쇄신론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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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선거 경쟁 가열

[경향신문]

경향신문

예비경선 대회 송영길, 홍영표, 우원식, 정한도 후보(왼쪽부터)가 18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대회에서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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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계 “이럴 때일수록 단합해야 위기 돌파…분열 안 돼”
‘예비경선 통과’ 송영길·우원식·홍영표는 “탈계파” 외쳐
대선 경쟁구도까지 얽혀 여권 내 권력투쟁 전초전 성격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경쟁구도가 ‘윤호중 원내대표’의 등장으로 출렁이기 시작했다. ‘친문(재인)계’ 핵심인 윤 원내대표가 여유롭게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하자 4·7 재·보선 참패 이후 당 안팎에서 비등하던 ‘쇄신론’보다는 ‘친문 결집’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면서다. 이른바 위기 속 단합론이다. 반면 원내대표에 이어 당권까지 ‘친문 싹쓸이는 안 된다’는 반론도 커지고 있다. 친문계 책임론과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현상)을 염두에 두며 쇄신을 강조하는 시각이다. 그 사이 정작 당권주자들은 ‘탈계파’를 외치며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여권의 권력재편은 내년 대선 경선까지 앞두면서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6일 윤 원내대표의 선출은 다음달 2일 열릴 당대표 선거에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재·보선 참패 직후 쇄신 요구와 친문계 책임론이 나온 지 열흘도 안 돼 친문계 핵심 인사가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직하게 되면서다. 계파나 친소관계가 강하게 작용하는 원내 선거 특성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쇄신 후퇴”라는 비판이 나왔다. 반면 “당이 분열하면 안 된다”며 단합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거셌다. 이 같은 두 기류는 그대로 당권 경쟁구도로 옮겨붙었다. ‘친문 싹쓸이냐’ ‘쇄신을 위한 당대표 선출이냐’를 놓고 각 후보진영과 계파 간에 기싸움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일단 18일 당 예비경선을 통과한 우원식·홍영표·송영길 후보(기호순)는 모두 범친문계로 분류되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다. 우·송 후보는 친문 색채가 상대적으로 옅다. 우 후보는 비주류였으나 정책 중심으로 친문계와 가깝게 교류해왔고, 송 후보는 ‘친노(무현)계’ 출신이지만 친문계와는 거리가 있었다. 반면, 홍 후보는 친문 핵심으로 꼽힌다.

친문계에서는 “이럴 때일수록 단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초선 의원은 18일 통화에서 “쇄신을 하면서도 분열해선 안 된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가까운 쪽이 오히려 당·정·청 소통을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성 친문 지지층 일각에서는 레임덕 위기에 몰린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들어 ‘세력 결집’을 강조하는 움직임도 나온다.

쇄신을 강조하는 쪽에서는 친문계의 독식을 우려한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윤 원내대표 선출은) ‘도로 친문’으로, 쇄신을 바라는 민심을 무시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당권만큼은 탈계파 인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를 반대하는 기류가 깔려 있는 셈이다.

다만 세 후보 모두 최근에는 ‘탈계파’를 외치며 쇄신·단합을 함께 말하고 있다. 당대표 선거 특성상 친문계 목소리가 강한 ‘당심’을 놓칠 수도 없고,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위해 ‘민심’도 놓칠 수 없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대선 경쟁구도도 얽혀 있다. 당권 레이스 이후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를 비롯한 대권 주자들의 경선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만큼 이번 당대표 선거는 ‘여권 권력 투쟁의 전초전’이 될 수밖에 없다. 대선 관리자인 차기 당 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각 대선 주자의 손익도 달라질 수 있다. 당대표 선거는 여권 내부 차기 대권 주자들의 경쟁구도와 맞물려 점점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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