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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군 가산점 재도입", "남녀평등복무" 與 등 돌린 '이남자' 잡으려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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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기 "군 가산점, 개헌해서라도 재도입"

박용진 "여성 군복무로 의무복무기간 대폭 줄여"

일각선 '포퓰리즘' 지적

진중권 "이대남 원숭이 취급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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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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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등 돌린 '이남자(20대 남성 유권자)' 표심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당 내에서는 군 가산점제 부활, 남녀평등복무제 등 정책이 거론되기도 했다. 20대 남성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취업, 군 복무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각에선 '실현 가능성 없는 정책으로 청년층 표를 끌어와 보려는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이남자의 여당 지지율 이탈 현상이 두드러졌다. 지난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대 남성 유권자의 무려 72.5%가 오세훈 서울시장을 지지한 반면, 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22.2%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일부 여당 의원들은 이남자의 표심을 겨냥한 정책을 거론하고 나섰다. 민주당 최연소 초선인 전용기 의원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군 가산점 재도입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위헌이라서 다시 도입하지 못한다면, 개헌해서라도 전역 장병이 최소한의 보상은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남국 의원 또한 이날 페이스북에 "군 복무를 마친 전역자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국가공무원법 개정 등을 통해 전국 지자체에서 채용 시 군에서의 전문 경력이 인정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차기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18일 징병제 폐지 및 모병제 도입, 전 국민 기초군사훈련을 의무화한 혼합 병역제도인 이른바 '남녀평등복무제' 도입을 제안했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논란을 각오한 제안이고, 구체적인 제안 내용을 공개한다"며 "지원 자원을 중심으로 군대를 유지하면서 온 국민이 남녀불문 40~100일 정도의 기초군사훈련을 의무적으로 받는 남녀평등복무제 도입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병제와 남녀평등복무제를 기반으로 최첨단 무기체계와 전투 수행 능력 예비군의 양성을 축으로 하는 정예강군 육성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무병제를 유지하되 의무복무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청년세대의 경력 단절 충격을 줄이고 사회적 에너지 낭비도 막을 수 있다"며 "여성의 군 복무를 통해 의무복무기간은 대폭 줄이되 병역 대상은 넓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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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일각에서는 군 가산점 재도입, 징병제 폐지, 남녀평등복무제 등 '이남자'의 표심을 붙잡기 위한 정책들이 거론되고 있다. /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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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에서 군 가산점 재도입, 남녀평등복무제 등이 거론되는 것은 민주당에게 등 돌린 이남자의 표심을 붙잡으려는 조처라는 시각이 있다. 현재 20대 남성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회적 이슈인 취업 및 군 복무 '역차별'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 같은 정책에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군 가산점제는 지난 1999년 헌법상 평등권과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재판소에서 만장일치로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박 의원이 제안한 방안들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이 같은 정책들에 대해 "속 들여다보인다"라며 "이대남을 위해주는 척하면서 그들을 조삼모사 고사의 원숭이 취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병제는 정기적으로 가야 할 목표이지만,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재정이고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라며 "실현 가능성 없는 입술 서비스로 2030 청년층 표나 좀 얻어보겠다는 포퓰리즘"이라고 꼬집었다.


남녀평등복무제에 대해서는 "나름 진보적이라고, 안티 페미니즘의 복용량을 적절히 조절해 내놓은 제안"이라며 "이게 성추행 사건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너희들이 끄집어낸 교훈이냐"라고 질타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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