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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셀트리온 부회장 "코로나19 치료제 이르면 상반기 임상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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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 인터뷰]

셀트리온, 렉키로나주 임상 3상 상반기 완료 목표···1,100명 모집

핀란드 등 북유럽 4개국 계약 완료·8개국 조달청과 수출 논의 중

포스트 코로나 “항암제 눈여겨봐···바이오시밀러 여전히 블루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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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3상 목표 1,300명 중 현재 1,000명 이상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를 투약했습니다. 임상 2상 경험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진행하겠습니다. 현재 유럽 8개국과 공급을 논의 중인 만큼 조만간 수출도 본격화할 것입니다."

기우성(사진) 셀트리온(068270)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14일 인천 송도 셀트리온 제1공장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기 부회장은 서정진 명예회장이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은퇴를 공식화한 이후 실질적으로 셀트리온의 경영을 도맡고 있다.

기 부회장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 임상 3상이 이르면 올 상반기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기준 셀트리온이 모집한 3상 환자는 1,078명이다. 환자 모집과 투약이 거의 함께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임상 3상이 상당 부분 완료됐다. 3상 결과 효능과 안전성 등이 입증되면 접종 대상군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 현재 조건부 승인을 받은 렉키로나주는 60세 이상이거나 심혈관계 질환, 만성호흡기계 질환, 당뇨병, 고혈압 중 하나 이상의 지병(기저질환)을 가진 경증 환자 및 산소치료가 필요한 폐렴 동반 환자에게만 투여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3상은 18세 이상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성인 전체(중증 제외)를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 승인을 받으면 접종 대상군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과감한 해외임상으로 신약개발 기간 단축=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는 셀트리온이 본격적으로 도전한 첫 번째 신약이다. 기 부회장은 지난해 1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환자 발생 소식이 전해진 직후 직접 현장을 견학하고 렉키로나주 개발 계획에 착수했다. 당연히 난관이 많았다. 변이바이러스 등 개발이 중단될 만한 변수가 산적했고, 한국은 확진자가 대부분 의료기관이 아닌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기 때문에 임상 2상을 위한 환자 모집도 어려웠다. 기 부회장은 과감하게 해외로 눈을 돌렸다. 그는 서 명예회장을 비롯한 부사장급 이상 임원진이 모두 해외에 나가 직접 임상 환자를 모집하자고 제안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인 상황에서 해외 출장을 갈 경우 감염 위험이 높았지만 국민들을 위한 신속한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마땅히 감당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기 부회장 본인도 바이러스가 절정이던 지난해 12월 직접 루마니아로 향해 임상 모집에 참여했다. 기 부회장은 “루마니아에서 임상을 추진하던 의료진이 확진 판정을 받기도 하는 등 위험 요인이 많았다”면서도 “연내 승인을 받고 현장에 치료제를 투입해야 했기 때문에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해외 이곳저곳을 누비며 24시간 체제로 일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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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기술력 인정···북유럽 4개국과 계약 완료=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월 임상 3상 결과를 올해 12월31일까지 제출하는 조건으로 렉키로나주에 대해 허가를 내줬다.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병에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조건부 허가 직후 국내 여론은 예상보다 차가웠다. 의료계 일각에서 “코로나19 극복은 백신으로만 가능하다. 정부의 치료제 홍보가 국민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며 항체치료제 도입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것. 백신을 늦게 확보한 정부가 서둘러 치료제를 승인했다는 정치적 해석도 이어졌다. 기 부회장은 “신종 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치료 기간을 불과 1.5일 줄였는데 렉키로나주는 7일에서 3일로 줄였다"며 "치료제 효과로서는 획기적인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2상 결과에 따르면 렉키로나주는 경증 및 중등증 환자가 입원 치료를 필요로 하는 중증으로 발전하는 발생률을 전체 환자에서 54%, 50세 이상 중등증 환자군에서 68% 줄였다. 기 부회장은 “장기 손상이 우려되는 중증 환자의 경우 치료제를 통한 조기 치료가 중요하고 의료 시스템 붕괴도 막을 수 있다”고 치료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방역당국도 렉키로나주의 효능을 인정해 국내 63개 병원에서 1,535명에게 렉키로나주를 투여(14일 0시 기준)했다. 또 독일, 미국 등은 앞서 개발된 미국 제약사 리제네론과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항체치료제를 구매해 의료 현장에서 활용 중이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를 국내에는 원가에 공급하고, 유럽 등 해외에는 적정가에 수출해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현재 리제네론, 일라이릴리의 항체치료제는 2가지 항체의 칵테일 제품으로 회 당 250만~300만 원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단일 항체 제품인 렉키로나주 가격이 1,250달러(140만 원) 안팎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에 출시된 다른 글로벌 제약사들의 코로나19 치료제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것이다. 해외에서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셀트리온은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4개국과 계약을 체결하고 구체적인 공급 일정 등을 논의하고 있다. 기 부회장은 “현재 (북유럽 4개국 포함) 유럽 8개국의 조달청과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며 “유럽에서는 항체치료제에 대한 기술적 완성도는 이미 인정한 만큼 (본격적으로 계약이 되면 한국도) 선구매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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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종합제약사로 도약”=코로나19 이후의 셀트리온은 어떤 모습일까. 기 부회장은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플랫폼에서 답을 찾고 있다. 그는 “현재 많은 제약사가 면역항암제 분야에 투자하고 있는데 임상을 위한 투자 비용에 비해 시장 규모가 작아 위험이 크다”며 “면역항암제도 결국 바이오시밀러로 넘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오시밀러가 기존 치료제의 장점을 복제하면서도, 가격경쟁력이 있어 도전할 만 하다는 설명이다. 기 부회장은 “특허만료가 예정된 주요 블록버스터 신약의 바이오시밀러를 1년에 1개씩 내놓을 것”이라며 “면역항암제, 세포치료제 등 신약 개발을 위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투자도 진행해 궁극적으로 종합제약회사로 발전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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