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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카카오 티맵 쏘카...당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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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키자의 빅테크-16] 2021년 국내 모빌리티 시장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국내 택시 호출 서비스 시장 점유율 80%로 부동의 1위인 카카오모빌리티에 맞서 SK텔레콤이 이달 초 우버와 손잡고 모빌리티 합작법인을 만들며 시장 쪼개기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지난해 '타다 금지법'으로 위기를 겪으며 휘청하던 쏘카는 중고차 판매와 대리운전 등 분야에 야심 차게 도전하며 이들만의 리그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운이 감도는 모빌리티 리그의 최후 승자, 과연 누가 될까요?

'티맵모빌리티-우버' 합작법인 출범

매일경제

티맵모빌리티는 이달 1일 우버와 손잡고 합작법인 `우티`를 공식 출범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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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일 우버와 SK텔레콤의 모빌리티 자회사인 티맵모빌리티의 합작회사가 탄생했습니다. '우티 유한회사(UT LLC)'가 공식 출범했는데요. 우티의 최고경영자(CEO)는 톰 화이트 우버 한국총괄이 내정됐고요. 톰 화이트 CEO는 2015년 우버에 입사한 이후 호주, 베트남, 일본, 한국에서 사업을 맡으며 글로벌 성장을 주도해왔습니다.

티맵모빌리티와 우버의 합작법인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까요? 먼저 택시 호출 사업에 전념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버택시와 우버블랙, 티맵(T맵)택시 등 각 사의 차량 호출 서비스가 하나로 합쳐질 전망입니다. 티맵택시가 글로벌 서비스 우버에 비해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우버라는 이름을 중심으로 통합할 예정입니다. 그 대신에 티맵모빌리티는 국내 1위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을 제공해 서비스에 탑재합니다.

T맵은 지난해 말 기준 1300만여 명의 월간 순활성자수(MAU)를 보유한 국내 1위 내비게이션으로 시장점유율만 75%에 달합니다. 우버는 전 세계 900여 개 도시에서 공유차량 운영 경험을 축적해 온 글로벌 모빌리티 업체죠. 국내에서도 지난 1월부터 우버택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화이트 우티 CEO는 합작법인 출범과 관련해 "한국 모빌리티 시장의 새 장을 열어 이용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매우 기쁘다. 우버의 탁월한 기술력과 글로벌 전문성이 티맵모빌리티가 보유한 기사와 뛰어난 지도 서비스와 결합한다면 한국에서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와 혁신을 승객과 기사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밖에도 우티는 렌터카와 차량 공유, 대리운전, 주차 등 다양한 운송수단을 구독형으로 묶는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티맵모빌리티의 모회사인 SK텔레콤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이미 선언했습니다. 5년 내 티맵모빌리티를 연매출 6000억원, 기업가치 4조5000억원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내걸었습니다.

업계 1위 카카오모빌리티, 신규 투자 이끌며 신사업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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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의 9~11승 대형 승합택시 서비스 `카카오T벤티`. /사진=카카오모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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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월 글로벌 투자사인 칼라일그룹에서 2억달러(약 22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이번에 투자를 유치하며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3조4200억원이었습니다. 앞서 2017년 카카오에서 분사되면서 텍사스퍼시픽그룹 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받을 당시 기업가치는 1조6000억원 수준이었는데, 만 4년이 채 되기도 전에 기업가치는 2배로 뛰었습니다.

이달에는 구글로부터 565억원 규모 전략투자를 유치하며 모빌리티 리그 경쟁을 위한 추가 실탄도 확보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구글과는 단순 투자를 넘어 다양한 사업 기회 창출을 위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고 전했습니다. 당장은 구글 클라우드를 이용하면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기술 확보로 시작하지만 차후 각사의 서비스가 시너지 효과를 낼 신규 사업을 추가로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구글과 장기 협력을 통해 글로벌 주요 사업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역량 있는 국내 기업의 혁신 서비스 실현을 돕는 허브 역할도 해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연이어 신규 투자를 이끄는 배경은 단연 국내 시장에 새로 뛰어드는 우티가 유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우티가 성장하기 전에 2800만명의 카카오T 가입자의 서비스를 공고히 만들겠다는 포석입니다. 신규 서비스를 위해서는 넉넉한 실탄이 필요할 수밖에 없죠. 업계 관계자는 "칼라일그룹과 구글 등 글로벌 투자사와 기업으로부터 독보적인 모빌리티 업체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합작법인 우티가 SK텔레콤과 우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예정이지 않나. 국내 택시 호출 서비스 시장의 80%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더라도 마냥 안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모빌리티 경험이 축적된 기업이 대규모 자본을 들고 시장에 뛰어들면 당해낼 도리가 없기 때문에 카카오모빌리티도 투자 보폭을 넓힌 것으로 분석됩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확보된 투자금을 기반으로 곧바로 사업 확장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카카오T벤티' 사업의 수도권 확대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9~11인승 대형 승합택시인 카카오T벤티는 현재는 서울에서만 운영 중인데요. 이를 수도권으로 넓히며 확장을 도모하는 것입니다. 현재 500대 수준인 운영 대수도 1만여 대로 확대합니다. 여기에 가맹택시 서비스인 '카카오T블루' 등 택시, 바이크(전기자전거), 기차, 대리운전, 주차, 시외버스 예매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한 방법을 고민 중입니다.

유니콘 등극한 쏘카, 상장으로 실탄 확보 준비 중

매일경제

국내 1위 카셰어링 업체 쏘카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습. /사진=쏘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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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카셰어링 업체 쏘카는 지난해 '타다 금지법'으로 인해 '타다 베이직' 서비스가 중단되는 등 사업 축소 위기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주력 사업인 카셰어링 매출 확대로 위기를 금세 벗어났습니다. 코로나19 위기에도 차량 구독 서비스를 기반으로 매출을 늘리더니 올해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했고요. 최근 상장 주관사 선정 절차에 돌입하며 기업공개(IPO) 준비에도 박차를 가합니다.

쏘카가 공개한 지난해 실적에 따르면 주력인 카셰어링 사업 매출은 1850억원에서 2062억원으로 11.4% 증가했습니다. 카셰어링 구독상품인 '쏘카패스'가 누적 가입 40만건을 돌파하며 1년 사이 매출이 2.7배 증가했고요. 한 달 이상 장기 대여 상품인 '쏘카 플랜'도 2019년 연말 출시 이후 누적 계약 건수 6000건을 기록했습니다.

타다의 올해 계획은 지난해 10월 출시한 가맹택시 '타다 라이트'와 대리운전 서비스 '타다 대리', 중고차 판매 플랫폼 '캐스팅' 등에 에너지를 쏟는 것입니다. 이 세 사업 모두 신규인 데다 가맹택시나 대리운전은 카카오모빌리티, 우티 등과 사업 영역이 겹칩니다. 이 때문에 상장을 통해 추가 실탄을 확보하면서 서비스 고도화에 나설 계획입니다.

이들 3곳 모빌리티 기업의 목표는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탈것에 대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스톱 교통시스템' 생태계를 이룩하는 것입니다. 이른바 '마스(MaaS)' 생태계인데요.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앱이 대표적으로 마스 생태계에 근접한 앱이죠. 앱을 켜면 택시, 블랙, 바이크, 대리, 주차, 카풀, 내비게이션, 셔틀, 시외버스, 기차까지 모든 교통시스템을 앱 하나로 이용할 수 있게 해놨습니다. 이들 서비스 몇 개를 구독 모델로 묶어 상품을 만들어 내면 매달 일정 요금만 지불하고 해당 서비스를 모두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마스 생태계를 빨리 일궈내는 자가 모빌리티 대전의 최후 승자가 될 것입니다.

[홍성용 기자]

'홍키자의 빅테크'는 IT, 테크, 스타트업, 이코노미와 관련된 각종 이슈 뒷얘기를 파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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