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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대한항공의 '심장' 한선수, "중압감 이겨내 정말 힘들었던 우승"(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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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통합 우승 견인

뉴스1

17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2020-2021 도드람 V-리그' 챔피언결정전 시상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 산틸리 감독과 주장 한선수가 포옹하고 있다. 2021.4.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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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1) 이재상 기자 =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야전사령관' 한선수(36)가 개인 통산 7번째 맞이하는 챔피언결정전에서 2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대한항공은 17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5차전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이겼다.

1승2패까지 몰렸던 대한항공은 4~5차전을 내리 가져가며 2017-18시즌 이후 3년 만에 'V2'를 달성했다.

2007-08시즌 2라운드 2순위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은 한선수는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국내 최고의 세터이자 대한항공의 캡틴인 한선수의 손끝에서 대한항공의 플레이는 시작된다. 그는 2차례 세터상과 3차례 베스트7(세터)을 차지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한선수지만 이번 시즌 유독 힘든 시간을 보냈다. 믿었던 외국인 선수인 안드레스 비예나가 시즌 초반부터 부상으로 이탈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대한항공은 시즌 중 비예나 대신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를 대체 선수로 데려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주 간 자가격리까지 대한항공은 한 달 넘는 시간을 외인없이 버텼다.

후배들을 독려하며 팀을 이끈 것은 주장 한선수의 몫이었다. 라이트 임동혁이 올 시즌 부쩍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세터 한선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한항공이 국가대표 센터 김규민의 군입대 공백에도 진성태, 진지위, 조재영 등 센터들이 잘 버틸 수 있었던 것도 국내 최고의 세터 한선수의 노련한 볼 배급 덕분이다.

한선수는 시즌 막판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 접촉을 해 2주 간 격리되기도 했다. 무릎이 썩 좋지 않았던 한선수는 이 기간 동안 충분한 재활과 휴식을 통해 컨디션을 회복했다.

7일 간 5경기를 치러야 하는 강행군을 펼치면서도 한선수는 흔들림 없이 팀을 이끌었다. 개인 통산 2번째 챔프전 우승이자 첫 통합 우승의 감격을 누리게 됐다.

한선수는 이날 역대 포스트시즌 통산 최초로 세트성공 2000개를 달성했다. 대한항공의 살아있는 '전설' 한선수의 해피엔딩이었다.

경기 후 한선수는 "계속 힘들어서 5차전까지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중압감 속에서도 후배들이 잘 따라왔다. 특히 (오)은렬이가 참 고생했다. 계속 버티고 버텨서 통합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선수에게도 통합 우승은 첫 경험이다.

그는 "동생들을 잡고 끌고 가야 하는데 나도 힘들었다"고 웃은 뒤 "그저 어떻게든 도와야 한다, 공만 올려주자는 생각으로 끝까지 뛰었다. 버티고 또 버텼다"고 했다.

이날 승부처는 3세트였다. 대한항공은 한 때 4-8까지 끌려갔지만 한선수와 요스바니를 뺴고 유광우와 임동혁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결국 듀스 끝에 대한항공이 3세트를 잡아내며 결국 우승까지 차지할 수 있었다.

그는 "(유)광우와 (임)동혁이가 항상 들어가서 잘해줬다"며 "시즌 때도 연습을 하고 있었고, 둘이 분위기를 잘 바꿔줬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2018년 첫 우승을 돌아본 한선수는 이번 챔프전에서의 중압감이 굉장히 컸다고 털어놨다.

그는 "정규리그 1위를 하다보니 당연히 우승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부담이 컸다"며 "선수들 모두가 중압감을 이겨내서 우승한 것 같다"고 전했다.

한선수는 "이제 선수들도 다 알 것이다. 힘든 상황서 어떻게든 버티고 한 점씩 따내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그런 힘들이 챔프전서 나왔다"고 강조했다.

한선수는 상대 세터였던 하승우를 향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승우는)진짜 좋은 세터"라며 "더 성장할 수 있는 세터다. 현재 V리그 세터 중 가장 좋았다"고 극찬했다.

이번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한선수는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그는 "우승을 만끽하고 회사와 이야기 할 것이다. 뛸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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