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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현장in] 집단해고 50여일째…꼬이는 신라대 청소노동자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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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재고용 전망 속 민주노총·한국노총 소속 놓고 갈등

학교 측 "재정상 20여명만 재고용, 두 노조가 합의해 절충안 내야"

연합뉴스

신라대에서 시위하는 민주노총
[민주노총 부산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학령인구 감소 등을 이유로 집단 해고된 부산 한 사립대학 청소 노동자들이 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지만, 협상 실마리를 찾지 못해 갈등이 장기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

부산 신라대 청소노동자 30여명은 2월 23일 전면 파업과 함께 대학본부 총장실과 1층 로비에서 집단해고를 규탄하는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신라대 청소노동자 50여명 중 주로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이다.

이번 사태는 신라대 측이 올해 2월 청소 용역회사와 계약을 종료하면서 청소 노동자를 고용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대학 측은 당초 학령인구 감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재정 악화가 심화되자 해당 청소 용역업체와 2년 계약을 연장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시위가 한동안 지속하자 학교 측은 민주노총 노동자에 대한 재고용 움직임을 보였고, 이에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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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대에서 시위하는 한국노총
[한국노총 부산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그런데 최근 한국노총 소속 청소 노동자 10여명이 이에 반발하면서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모양새다.

한국노총 부산본부 측은 당장 시위에 나서지 않는 대신 재고용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학교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대학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재고용 보장을 믿고 투쟁에 나서지 않은 것"이라며 "대학 측이 약속을 깨고 우리 측 노동자를 재고용에서 배제하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2일부터 한국노총 측은 대학 측에 공평한 고용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상황 악화속에 근로자들이 집단 해고된 지 50여일에 접어들었지만, 갈등 해소 기미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다.

신라대 관계자는 "학교에서는 재정적 상황을 고려해 전원이 아닌 20여명을 재고용할 계획이었다"며 "전원 고용이 어려운 상황에서 노조가 합의해 절충안을 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학 캠퍼스 곳곳에서 시위가 이뤄지자 학생들 역시 면학 분위기가 떨어진다며 호소하고 있다.

사범대 한 학생은 "장기간 농성이 이어지고 시위 소리가 너무 크다 보니 제재 등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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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대
[신라대 제공]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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