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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승리 폭행교사혐의 피해자 "술자리 해프닝으로 생각했는데…" [MK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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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승리. 사진|스타투데이DB


[용인(경기)=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 31)의 특수폭행교사 혐의 피해자 2인이 재판정에서 승리와 대면했다. 조직폭력배가 동원된 폭행교사 혐의의 직접 피해자인 두 사람이지만 한 명은 "승리 연관 사건인 줄 경찰 조사를 통해 알았다"고 진술했고, 또 한 명은 "승리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16일 경기 용인시 소재 지상작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승리의 성매매 알선, 특경법 위반, 특수폭행교사 등 혐의 관련 15차 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공판에는 특수폭행교사 혐의 피해자 2인이 증인으로 출석해 사건 당시 정황에 대해 기억을 더듬어 판, 검사 및 변호사의 심문을 받았다.

승리는 2015년 12월 30일 서울 강남의 한 포차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시던 중 방을 불쑥 열어본 손님 등과 시비가 붙자 유인석 등이 포함된 단체채팅방에 이를 알렸고, 유인석이 아는 폭력조직 조직원을 불러 이들에게 위협적인 행위를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승리 측은 술자리 시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현장에 등장한 조직원을 전혀 알지 못한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승리 측은 현장에서 낯선 이로부터 무례한 일을 당했고 계속 현장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 지인에 연락해 경호원을 불러 현장을 빠져나갔을 뿐 조폭과는 전혀 연관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오전 공판에 출석한 피해자 A씨는 포차 내실에서 승리와 트러블이 생긴 데 대해 "함께 간 지인을 찾으려다 승리가 있던 룸의 문을 열었다. 승리의 기분나쁜 표정을 지어 '왜 째려보냐'고 했고, 나이도 어린 친구가 태도가 좋지 않기에 훈계하려고 했다. 최초 시비를 내가 건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당시 승리가 모자를 쓰고 있어 처음엔 몰라봤다.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기에 '안되겠다' '너 좀 맞아야겠다'라고 하니 고개를 들었고, 그때서야 승리라는 걸 알게 됐다"며 "승리와 동종업계다 보니 소개를 했고, 이후 미안하다 사과하며 악수, 포옹도 하고 화해했다"고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이후 또 다른 피해자 B씨가 승리 일행이 있던 내실에 잠시 들어갔다 나왔고, 승리 일행의 태도에 B씨가 불쾌해하자 본인은 B씨를 말렸다고. 몇 분 뒤 포차 외부에서 유인석과 대화를 나눴다는 A씨는 화해를 통해 상황이 종료됐다고 여겼으나 그 사이 B씨는 조폭들과 골목으로 사라졌고, 자신 역시 지인과 전화통화를 하던 중 조폭에 이끌려 골목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두 사람을 각각 데려간 이들은 폭력 조직원들이었으나 A씨는 지난해 2월 경찰 조사 과정에서야 실제 조폭임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A씨는 "사건 당일엔 그냥 (승리가)아는 동생들이나 친구들일 거라 생각했다. 다음날 CCTV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승리의 룸에 등장한 다른 남성 등을 보며 조폭인가 싶기도 했지만 실제로 그들이 조폭이라는 건 경찰이 말해줘서 알았다"고 말했다.

승리 측 변호인이 "남성들이 증인을 끌고 갔을 때 주위에 승리가 있었나"고 묻자 A씨는 "본 기억은 없다. 그냥 누가 불러서 온 것 정도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찰조사 당시 '승리가 조폭을 불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데 대해서는 "승리와 나, B씨가 시비가 붙었으니 그랬을 거라 추측했고, 사건 이후 회사 쪽에서 '승리 아는 친구'라 했다고 들었다. 그냥 알기 쉽게 '승리 일행'이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조서에 조폭의 등장 당시 모습이 자신의 진술로 상세히 기술된 데 대해 "그 내용은 CCTV를 보면서 경찰이 몇몇 인물을 조폭으로 지목해줘서 '그러면 이런 상황이었다' 정도로 추측해 이야기 한 것"이라 말했다.

다만 A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폭행을 당하거나 위협을 느끼진 않았다"면서 "승리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사 측이 폭행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실제로 폭행 당하지 않았고, 업계 종사자로서 일이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변호인이 "이같은 상황에서 연예인이 굳이 조폭을 불러 일을 키우면 오히려 손해 아닌가" 묻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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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사진|스타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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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끈 점은 A씨는 사건 이후에도 승리와 업무상 함께 일한 적이 있는 사이로, "당시 내가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고 말했다. A씨는 "당시 사건이 와전돼 개인적 피해가 있던 건 사실이지만 승리로 인한 건 아니었다"며 "승리의 처벌을 원하지 않으며, 수사기관에도 그렇게 얘기했다"고 밝혔다.

반면 오후 공판에 증인으로 나선 B씨는 상대적으로 특수폭행 행위에 위협을 느꼈다고 밝혔다. B씨는 "당시 일하던 모델 에이전시 송년회라 포차에 갔다가 (승리가 있던) 룸을 무심코 들어갔다 나왔고, 안에 있던 사람의 태도에 기분이 나빠 있던 상태로 현장에 머물렀다. 포차 내, 외부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같은 업계지만 모르는 사람도 많았다. 외부에서 누군가와 이야기하다 자연스럽게 골목으로 이끌려갔는데 그 곳에서 6~7명의 남성이 나를 둘러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B씨는 "그들이 나를 끌고 간 건 아니고 골목으로 밀려 들어간 상황이었다. 빠져 나가려 했는데 못 가게 막는 강압적인 분위기였다. 내가 왜 이끌려갔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너 뭐냐' 등의 추궁을 받았다. 몸싸움이나 실랑이는 없었지만 말투나 행동 등이 흡사 조폭 같았다"고 말했다.

다만 B씨는 지난해 2월 경찰 조사를 받을 때까지도 사건과 승리의 관계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했다. B씨는 "룸 안에 누가 있는지 몰랐다. 당시 그들이 '안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아느냐'고 하기에 얼마나 중요한 사람이길래 이러나 궁금하긴 했다"고 말하면서도 "술자리 해프닝 정도로 생각하고 5년간 잊고 살던 일"이라 말했다.

이번 승리의 특수폭행교사 혐의는 피해자 A, B씨의 고소로 시작된 건은 아니었으나 실제 존재했던 '사건'이며, 그 사건의 중심에도 승리가 있었던 게 사실로 확인된 부분이다. 피해자들과 시비가 붙은 당사자는 승리였지만 실제 '교사' 주체였는지에 대한 판단은 현재로서 불분명한 상태. 이에 재판부는 승리가 있던 현장에 동석했던 최종훈과 권모 씨, 승리의 연락을 받고 현장에 간 것으로 알려진 강모 씨 등을 증인으로 불러 심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승리는 2019년 2월 불거진 강남 클럽 '버닝썬'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며 17차례 경찰 조사 끝 지난해 초 불구속 기소됐다. 승리가 받고 있는 혐의는 성매매알선, 성매매, 성폭력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상습도박, 외국환거래법 위반, 식품위생법 위반, 업무상 횡령,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특수폭행교사혐의 등 9개다.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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