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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멀고 먼 상생'…택배노조, 고덕동 아파트 개별배송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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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택배노조 고덕동 아파트 배달 중지 기자회견이 14일 오후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아파트 단지 앞에서 열린 가운데 개별 배송이 중단된 택배상자들을 옮기고 있다. /이동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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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회의 '지상도로 통행 금지' 명령에 단체행동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택배기사들이 택배차량 지상 진입 문제로 주민과 마찰을 빚어온 서울 강동구 한 아파트에 끝내 물품 개별배송 중단을 결정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은 14일 오후 서울 강동구 고덕동 A 아파트 상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로 개인별 배송을 중단하고 아파트 단지 앞까지 배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택배노동자들은 입주민이 개별적으로 찾아갈 수 있도록 택배 상자를 아파트 상가 앞에 쌓아 올렸다. 신선식품 등 빠른 배송이 필요한 물품만 정해진 기한 내에 찾아가지 않을 경우 직접 전달할 방침이다.

택배노조는 "불가피하게 불편함을 겪게 된 입주민 고객들에게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며 입주민대표회의(입주민회의)에 대화를 촉구했다.

민종기 택배노조 롯데 강동지회장은 "상생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만들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한진·CJ 택배노동자들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상 진입 금지 결정 논의과정에서 당사자인 택배노동자가 배제됐다"라며 "택배노동자에 모든 것을 전가하는 전형적인 갑질"이라며 입주민에 대화를 요청했다.

이에 입주민회의는 "원만한 해결을 위한 협의를 중단하고 갑질 프레임으로 매도했다"라며 "해명 없이는 협상 요청에 응하지 않겠다"고 사실상 협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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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택배노조가 14일 오후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아파트 단지 앞에 개별 배송이 중단된 택배상자들을 쌓고 있다. /이동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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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 택배차량이 오갈 수 없으면 지하주차장을 통해 배송해야 한다. 그러나 지하주차장 높이는 2.3m로 차량 차체보다 낮아 사실상 출입이 불가능하다.

아파트 측은 차량을 2.3m보다 낮게 개조하거나 손수레를 이용할 것을 요구했다. 문제는 차량 개조 비용이 택배기사 개인의 몫이라는 것이다. 손수레를 이용할 경우 배송이 지연되며 기사들의 체력 문제와도 직결된다.

아파트 관계자는 "지하에 못 들어간다고 (입구를) 무너뜨리고 다시 만들 수는 없다"며 "지상에 보관소를 만드는 것도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태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건설사가 택배를 고려하지 않는 아파트를 건설했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택배회사는 수수방관한다"고 지적했다.

아파트 주민들은 입주민회의의 대처가 지나쳤다는 의견과 안전을 위해 현행대로 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한 주민은 "택배기사들도 바쁜데 제한속도만 잘 지키면 상관없다고 본다"며 "(지하주차장으로) 제한하는 건 좋지 않다"라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주민은 "아이들이 뛰어다니는데 차량 진입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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