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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고용 '12개월 역주행' 끝냈지만… 늘어난 건 또 '일회성 노인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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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취업자 수 31만4000명 증가로 반전
60세 이상이 40만8000명 늘며 증가 주도
30대·40대 취업자는 작년 이어 올해도 줄어
한국일보

14일 서울시내 한 고용센터에서 방문객들이 실업급여 교육 신청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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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취업자 수가 30만 명 이상 증가하며 무려 12개월 연속 이어지던 '마이너스 고용'의 늪에서 탈출했다. 작년 3월부터 시작된 '코로나발 고용감소'의 기저효과가 작용한데다, 올 2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소 완화된 것이 고용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취업자 수 증가를 이끈 것은 정부 세금으로 만드는 공공일자리의 영향이 큰 60대였다. 경제 허리인 30대와 40대 취업자 수는 여전히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13개월 만의 반전, 기저효과·거리 두기 완화 영향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692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1만4,000명 늘었다. 취업자가 증가한 것은 코로나19가 국내 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전인 지난해 2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0.3%포인트 상승한 59.8%로 집계됐다.

고용 사정이 개선된 것은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고용 악화의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 고용 시장에 코로나19 영향이 본격적으로 닥치기 전인 지난해 1월(56만8,000명), 2월(49만2,000명)에는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3월(-19만5,000명)부터 취업자 수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월과 비교하면 취업자 수는 11만8,000명 늘었지만, 고용률은 0.6% 하락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에 따른 효과에다 수출 등 경기 회복세가 고용시장에 미친 영향도 적잖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2월 15일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조정된 영향으로 음식·숙박업, 교육서비스업 중심으로 지표가 개선됐다”며 “기저효과도 있지만 그럴(고용시장이 회복할) 개연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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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 3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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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40대 취업자는 여전히 감소


취업자 수가 늘었다고 해서 전반적인 고용 사정이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했다고 단정 짓긴 어렵다.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40만8,000명이 늘었는데, 이는 전체 취업자 수 증가폭을 웃돈다.

30대는 지난해(-10만8,000명)보다 올해(-17만 명) 취업자 수가 더 큰 폭으로 감소했고, 40대 취업자 수도 지난해(-12만 명), 올해(-8만5,000명) 2년 연속 줄었다. 15~29세(14만8,000명), 50대(1만3,000명)는 취업자 수가 늘었지만, 지난해 감소 폭을 만회하지는 못했다.

업종별로도 고령자들이 주로 일하는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17만1,000명)이나 공공일자리가 대다수인 공공행정(9만4,000명)이 취업자 수 증가를 이끈 측면이 있다. 도소매업(-16만8,000명), 개인서비스업(-7만1,000명) 취업자 수 감소폭은 여전히 크고, 제조업(-1만1,000명), 숙박음식점업(-2만8,000명) 고용도 개선되고 있다지만 여전한 감소세다.

바닥 경기를 보여주는 자영업자 감소세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비임금근로자 수는 전년 대비 14만1,000명 줄어들었는데, 이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9만4,000명, 무급 가족종사자가 6만 명 각각 감소한 결과다. 고용원이 없는 나 홀로 자영업자만 1만3,000명 늘어났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정부가 직접 재정을 투입해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지속적이지 않은 ‘숫자놀음’에 불과하다”며 “노인들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재교육을 하는 등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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