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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마부작침] 서울에 불어온 99% 붉은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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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의 바람'은 국민의힘을 향했다. 지난주 보궐선거 결과 대한민국 제1, 2 도시의 정치지형도는 국민의힘 당색, 붉은색으로 바뀌었다. 바람은 거셌다. 서울에서 1, 2위 득표율 차는 약 18.3% 였다. 부산에선 그 격차가 더 벌어졌다. 약 28.3%였다. 이 외 기초단체장 · 지방의원 선거가 치러진 19곳 가운데 13곳도 국민의힘이 승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북과 전남에서 4석을 겨우 차지했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서울과 부산에 분 '민심의 바람'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얼마나 강한지 지도로 만들었다. 행정동 단위로 상세하게 나타냈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화살표로 표현했다. 비교대상은 가장 직전의 민심이 표출된 지난해 총선 개표 결과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공하는 읍면동 단위 개표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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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표 색상은 해당 동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의 정당색이다. 화살표 크기는 1,2위 득표율 격차와 비례한다. 지난해 총선 결과와 비교해 득표율이 올랐으면 화살표 방향이 위쪽으로, 줄어들었으면 화살표 방향은 아래쪽을 향한다.

● 서울 : 424개 행정동에 분 민심의 바람…419곳 vs 5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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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바람이 서울 전역을 뒤덮었다. 기호 2번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서울 전체 행정동 424 곳 가운데 419곳서 승리했다.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단 5곳에서 승리했다. 종로구 창신2동, 마포구 성산1동, 강서구 화곡8동, 구로구 구로3동, 항동이다. 심지어 5곳 중 4곳은 박영선 후보가 득표율 차 3%p 이내로 아주 가까스로 이긴다. 따라서 해당 동에 나타난 파란 화살표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그려졌다. 식별을 위해 해당 행정동 배경색에 하늘색을 넣었다. 그나마 구로3동에서만 득표율 7.8%p 격차로 승리했다. 구로3동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박영선 후보 득표율이 50%를 넘은 곳이다.

오세훈 후보가 득표율 50% 이상 지지를 받은 곳은 369곳이다. 두 후보 사이 득표율 격차가 50%p 넘는 행정동은 25곳에 이른다. 이들 25곳에 지난주 마부작침이 <지도로 보는 판세 : 서울><지방선거 '풍향계'>를 통해 보수 강세지역으로 분류한 용산구 남부지역과 영등포구 여의동이 포함됐다. 용산구에선 이촌1동과 서빙고동, 영등포구에선 여의동의 1,2위 사이 득표율 격차가 50%p가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많은 붉은 화살표들 가운데서도 크고 굵은 형태가 나타난 곳들이다. 특히 서빙고동은 이번 선거까지 최근 10년의 8번 선거 모두 보수 후보를 선택했다.

나머지 22곳은 강남 3구에 속했다. 서초구 8곳, 강남구 10곳, 송파구 4곳이다. 가장 큰 격차로 이긴 곳은 강남구 압구정동으로 오세훈 후보의 득표율이 88.3%로 박영선 후보의 득표율 10.5%보다 무려 77.8%p 많았다.

관악구에서도 붉은 바람만 보인다. 관악구 내 모든 행정동 민주당 후보가 졌다. 관악구는 최근 3차례 지방선거와 보궐선거를 통틀어 20%p넘는 득표율 차이로 더불어민주당 계열이 보수진영에 압승을 거둬온 곳이다. 최근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력했던 곳이다. 이런 관악구의 모든 동들이 이번 선거에선 민주당에 등을 돌렸다.

특히 관악구 신림동에서 국민의힘 바람이 거셌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2배가 넘는 보수의 증가세가 나타났다. 관악구 신림동은 2020년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유기홍 후보에 득표율 62.3%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몰아줬다. 이 선거에서 상대였던 무소속 김성식 후보는 겨우 득표율 23.8%를 얻는데 그쳤다. 이번 선거에서 신림동은 오세훈 후보에게 득표율 49.7%의 표를 줬다. 총선과 비교해 보수 후보의 득표율이 108.9%나 증가했다.

● 2006년 지선과의 '기시감'



더불어민주당에겐 참혹한 결과다. 최근 5년의 선거(2016년 20대 총선 ~ 2021년 재보선)에서 특정 당이 서울 전체 행정동 424곳 가운데 98%가 넘는 곳에서 압승을 거둔 건 이번 재보선이 유일하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단 5곳, 1.2%에서만 이겼다.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던 과거 선거를 같은 방식으로 살폈다. 2018년 박원순 후보가 압승했던 지방선거, 이때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의 96.2%의 동네에서 승리했다. 상대 정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이 이긴 곳은 서울 동의 3.8%에 불과했다. 그래도 이번 재보선보다는 나은 결과였다. 2017년 대선에서도 마찬가지다. 당시 문재인 후보가 411개 행정동, 서울 전체 행정동의 96.9%에서 승리했다. 홍준표 후보를 선택한 동네는 13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보다는 많은 행정동에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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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지선 데이터를 훑어봤다. 2006년 5월 31일에 치러진 4회 지방선거에서 비슷한 선거를 발견할 수 있다. 당시 서울시장 후보로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에서 강금실 후보가 등판한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선 오세훈 후보가 나왔다. 이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30%p가 넘는 득표율 격차로 열린우리당에 압승을 거뒀다.

4회 지선 당시 서울 전체 행정동 520곳 개표 데이터를 들여다봤다. 당시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가 승리한 행정동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 선거는 2004년 4월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152석을 차지하는 대승을 거둔 뒤 치른 첫 선거였다. 이번 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총선에서 180석을 얻은 뒤 처음으로 마주한 주요 선거다. 기시감이 든다.

*참고) 2010년 5회 지선은 동 단위 그래프만 보면 민주당이 승리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실제 결과는 다르다. 동 단위로 살펴보면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승리한 동은 161곳이다.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승리한 동은 그보다 많은 263곳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동 별로 선거인수가 상이하다. 강남권역에서 오세훈 후보에 몰표가 쏟아져 오세훈 후보가 승리한다. 0.6%p 격차의 신승이었다.

● 부산 : 205개 행정동…단 한 곳도 없는 파란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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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역시 붉은 바람으로 뒤덮였다. 전체 행정동 205곳 가운데 민주당 바람이 나타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다시 말해 민주당 김영춘 후보가 승리한 지역이 전무했다. 게다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부산의 모든 읍면동에서 50%가 넘는 지지를 받았다. 전통적으로 진보 지지세가 강했던 곳, 보수 지지세가 강했던 곳, 격전지 할 것 없는 몰표다.

두 후보 득표율 차가 10%p 넘게 벌어진 곳이 모두 203곳에 달했다. 가장 격차가 컸던 동은 해운대구 우3동으로 박형준 후보가 70%p가 넘는 득표차로 김영춘 후보를 압도했다. 한 자리수 %p 득표율 격차가 난 행정동은 단 두곳에 불과했다. 강서구의 명지1동과 2동이다. 명지1동에선 박형준 후보가 51.1%를 얻어 김영춘 후보(46.7%)를 4.5%p차이로 승리했다. 명지2동에선 박형준 후보(50.5%)가 47.7%를 얻은 김영춘 후보를 2.8%p차로 가까스로 이긴다.

취재: 유덕기, 배여운, 안혜민 디자인: 안준석 인턴: 이수민, 김혜민
안혜민 기자(hyemin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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