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방사성폐기물 재활용해 3000억 경제효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원자력연구원, 저준위방사성폐기물 재활용 기술 개발
고출력 전자렌지로 폐활성탄과 붕산폐액 건조분말 가열
특수용기에 담지 않아도 경주처리장에 넣을 정도까지 돼
핵물질 저장 운반에 쓰는 용기의 소재로도 사용 가능해


파이낸셜뉴스

원자력연구원 박환서(왼쪽) 고방사성폐기물처리연구실장과 이기락 선임연구원이 탄화붕소 중성자흡수체 시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원자력연구원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원자력발전소에서 쓴 방사성폐기물을 처분하지 않고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드럼당 1500만원에 달하는 처분비용을 절약하고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하거나 운반하는 용기의 소재로 쓰여 30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원전에 보관중인 수만 드럼 분량의 방사성폐기물 처리·처분에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고방사성폐기물처리연구실의 박환서 박사팀이 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중성자흡수체로 사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기술은 원전 내 보관중인 약 5000 드럼의 폐활성탄(드럼 1개당 200L)과 붕산을 함유한 약 2만 드럼의 건조분말을 이용한다. 폐활성탄의 구성성분인 탄소와 붕산건조분말 중 붕소를 탄화붕소로 합성해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 시 핵분열을 방지하는 중성자흡수체로 활용한다.

연구진은 산업용으로 흔히 쓰이는 고출력 전자렌지를 이용해 폐활성탄과 붕산폐액 건조분말을 1500℃ 이상으로 가열했다. 이렇게 되면 탄소와 붕소를 제외한 대부분의 물질은 휘발해 분리되고 탄화붕소가 형성된다. 탄화붕소는 중성자 흡수능력이 뛰어난 대표적 물질이다.

연구진은 "폐활성탄과 붕산폐액 건조분말을 단순히 탄화붕소로 전환만 해도 특수용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경주처분장의 기준을 만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처분부피를 약 30% 이하로 줄일 수 있어 30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뿐만아니라 "운영, 해체과정에서 상당량 발생하는 금속류 폐기물 중 극저준위 금속폐기물을 이용해 중성자흡수체를 담는 지지체까지 제조함으로써 폐기물 양을 더욱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뉴스

원자력연구원 이기락 선임연구원이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 장치에 원료화 된 모의 폐기물을 투입해 탄화붕소로 합성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극저준위 이하 방사성폐기물 재활용은 단순히 물리적 형태의 전환을 통해 방사성폐기물 처분동굴의 채움재, 관리시설 내 차폐재, 보조 인공구조물 등으로 활용하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서로 다른 세 가지 방사성폐기물을 합성하고 재구성해 활용하는,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방식이라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연구진은 현재 대상 방사성폐기물의 방사화학적 특성평가, 물질의 취급이 용이한 원료화 공정, 공정의 단순화를 위한 재료합성공정, 중성자흡수체를 다양한 형태로 만드는 개념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방사성폐기물을 원료화, 재료화하고 제품을 제조하는 전체 공정을 실험실 규모로 모의 시현해 성공했으며, 핵심 기술에 대한 4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다음 단계에서는 부피감용을 위한 탄화붕소 전환 처분 기술과, 탄화붕소를 중성자흡수체로 활용하는 기술을 실용화한다는 목표다. 이후 원전의 해체폐기물 처리와 사용후핵연료 저장에 본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도록 관련 산업계 및 학계와 협력하여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재활용 #원전 #원자력발전소 #원자력연구원 #저준위폐기물 #방사성폐기물 #중성자흡수체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