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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쿠팡發 유통업계 주도권 재가열…'1원 전쟁' 이커머스에서 재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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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쿠팡이 촉발한 유통 업계의 주도권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온·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이 앞다퉈 최저가와 무료배송으로 '맞불 작전'을 펴면서다.

코로나19 수혜로 급성장 중인 국내 전자상거래(e-commerce) 시장을 놓고 경쟁이 격화한 가운데 서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지가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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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이마트 최저가격 보상적립제 [사진=이마트]2021.04.08 nrd812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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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는 미국 상장 데뷔로 5조원의 실탄을 장착한 쿠팡에 맞서 '최저가 보상제'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에 질세라 마켓컬리·이베이코리아까지 할인 경쟁에 가세하며 날로 판이 커지는 모양새다. 과거 대형마트에서 벌어졌던 '1원 전쟁'이 이커머스에서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무료배송·초저가 경쟁"...쿠팡이 촉발한 유통街 주도권 다툼 가열

이번 경쟁을 부추긴 것은 쿠팡이다. 쿠팡은 지난 2일 금요일 오후 늦게 '무료배송 서비스 확대'를 골자로 한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반(反)쿠팡 연합에 선공에 나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이날 로켓배송 상품에 한해 가격과 상관 없이 무조건 무료배송 혜택을 젯공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월 2900을 내는 유료 멤버십 회원이거나 일정 금액 이상 구매했을 때만 무료배송 혜택을 줬지만 그 대상을 일반 회원까지 확대한 것이다.

무료배송이 적용되는 대상은 별도의 신청 없이 이벤트 기간 로켓배송, 로켓와우, 로켓직구 카테코리에 있는 모든 상품이다.

이에 맞서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는 닷새 뒤 최저가격 보상 적립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고객이 상품을 이마트에서 구입한 당일 오전 9~12시 기준 이마트 가격을 비교 대상 유통사 가격(동일 용량 기준)과 비교한 뒤 더 저렴한 사례가 있으면 차액을 쇼핑 포인트 'e머니'로 적립해 주는 식이다.

비교 대상은 쿠팡의 로켓배송을 비롯해 롯데마트·홈플러스 온라인몰의 점포배송 상품이다. 라면·생수·휴지 등 생필품 매출 상위 상품 500개를 선정해 온라인몰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예를 들어 이마트에서 1500원에 구매한 상품이 쿠팡에서 1000원, 롯데마트몰에서 1100원, 홈플러스몰에서 1200원에 판매 중인 경우 최저가 1000원을 기준으로 차액인 500원을 e머니로 적립해 준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저가격 보상 적립제를 통해 대한민국 대표 생필품 판매처로서의 가격 신뢰도를 높일 계획"이라며 "고객이 하나하나 가격을 비교하는 수고를 하지 않더라도 합리적인 쇼핑으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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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주요 유통업체 배송·할인정책 현황. 2021.04.12 nrd812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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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이베이코리아도 가세...'1원 전쟁' 온라인서도 재현될까

이마트가 불을 지핀 할인 전쟁은 격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켓컬리와 이베이코리아도 '쩐의 전쟁'을 시작했다.

마켓컬리는 고객 유입을 촉진하기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가속도를 높이고 있다. '100원 딜'이 바로 그것이다. 신규 회원에 한정해 마켓컬리 인기제품을 1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100원 딜' 품목을 기존 6개에서 10개로 확대했다.

또 첫 구매 결제 금액에 따라 무료배송 시간이 결정되는 무료배송 행사를 진행 중이다. 이는 업계에서 처음 실시하는 신개념 혜택으로, 첫 구매결정 금액에 따라 무료로 배달받을 수 있는 시간이 정해지는 이벤트다.

이를 테면 구매금액이 5만원이면 5만분(34일 17시간 20분), 10만원이면 10만분(69일 10시간 40분)의 무료배송 혜택이 주어진다.

지난 12일에는 기존 고객을 위한 할인 행사를 선보이며 '집토끼 잡기'에도 나섰다. 마켓컬리는 콩나물과 두부·라면 등 60여 가지 상품을 1년 내내 온라인 최저가로 판매하는 'EDLP(Every Day Low Price)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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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마켓컬리 광고 속 김슬아 컬리 대표이사 모습. [사진=컬리] 2021.04.12 nrd812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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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마켓컬리는 '컬리 장바구니 필수템' 전용관을 별도로 운영한다. 여기서는 구매 빈도가 높은 채소와 과일, 수산, 정육, 유제품 등 신선식품과 쌀, 김, 라면 등을 온라인몰 최저가로 판매한다. 주요 온라인 마트의 동일 제품을 매일 모니터링하며 가격대를 파악하고 상품 판매 가격에 반영해 최저가를 책정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베이코리아도 마켓컬리와 같은 날 '최저가 경쟁'에 참전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과 옥션은 이달 18일까지 마트·뷰티 상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하는 '메가세일'을 진행한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메가세일전에서는 LG생활건강, 유한킴벌리, 오뚜기, CJ제일제당, P&G, 아모레퍼시픽, 매일유업 등 7대 대표 브랜드를 포함해 1600여개 이상의 셀러가 참여한다.

할인 혜택도 다양하다. 식품관에서는 1만원 이상 구매 시 최대 5000원까지, 생활·주방관과 생필품·뷰티관에서는 2만원 이상 구매 시 최대 1만원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최근 이러한 '할인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롯데마트도 조만간 이마트와 유사한 방식의 최저가격 보상제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

유통 업계에서는 10여년 전에 대형마트에서 시작된 '1원 전쟁'이 이커머스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저귀를 시작으로 경쟁사보다 단 1원이라도 싸게 판매하기 위해 극한으로 치닫던 '최저가 경쟁'이 이제 이커머스 중심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온라인에서 번지는 할인 경쟁은 2010년 대형마트 3사가 경쟁업체보다 더 싸게 판매하기 위해 벌였던 '1원 전쟁'을 연상케 한다"며 "올해 이커머스 판도 변화에 따라 온라인 쇼핑시장 중심으로 최저가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nrd812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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