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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조국 사태' 놓고 갈라진 더불어민주…내홍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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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민심 수습부터 ‘파열음’

도종환 “우리 모두에 패배 책임”

초선 모임 , 운영위 구성 세력화

“항의 받더라도 할 말은 할 것”

일부 재선의원 “힘 실어주겠다”

홍영표 “曺 사태, 판단 부족” 반성

김경협 “참패 원인으로 분석 무리”

비주류선 친문 2선 후퇴론 커져

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세번째)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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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질서 있는 수습’을 내세운 더불어민주당이 수습 첫 번째 단계인 참패 원인 진단부터 스텝이 꼬이는 모양새다. 선거 이후 당내에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추·윤(추미애·윤석열) 갈등’, 당정청 관계 설정, 친문(친문재인) 책임론, 내로남불 등 여러 방면에서 자성론이 제기됐다. 그러나 일부 강성 당원들의 강한 반발과 소속 의원들 사이 의견 충돌이 부각되면서 내홍이 확산할 조짐이다.

도종환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선거 참패와 관련해 “당 안팎의 쇄신에 대한 요구와 견해들을 적극 수렴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도 위원장은 “패배에 대한 책임 역시 우리 모두에게 있다”며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도 위원장은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초·재선 의원 모임을 언급했다. 이날 민주당 초선 81명 전원이 이름을 올린 당내 모임 ‘더민초’는 지난 9일에 이어 2차 회의를 열고 고영인 의원이 위원장을 맡는 운영위를 구성하는 등 본격적인 세력화에 나섰다. 이들은 원내대표 후보 초청 토론회를 개최하고, 초선 의원이 당 대표 주자로 출마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선 의원 49명 중 30여명도 이날 모임을 갖고 선거 참패 원인 분석과 당 혁신안을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모임 좌장 역할을 맡은 김철민 의원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선거 패인이 많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우리와 반대 논리에 있는 분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차단했다”며 “이재는 그분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쇄신 재료로 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일보

김두관, 박주민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4.7 재보선참패 후 당 혁신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재선의원간담회에서 좌장 역활을 맡은 김철민 의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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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또 “일단 초선 의원들의 주장에 대해 동의하고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당 20∼30대 초선 의원인 오영환·이소영·전용기·장경태·장철민 등 5명은 재보선 참패 원인 중 하나로 조 전 장관 사태를 꼽은 바 있다. 이후 이들은 친문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초선오적’ 등으로 불리며 하루 몇천통에 달하는 비난 문자메시지를 받고 있다. 장철민 의원은 이와 관련해 이날 라디오에서 “항의 문자를 받더라도 할 말은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나 재보선 참패 원인에 ‘조국 사태’가 포함되느냐 여부를 둘러싼 당내 갈등은 쉬이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친문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려서다. 이날 친문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홍영표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전 장관 사태와 관련해 “국민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엄격히 판단하는 것이 부족했다”며 반성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또 다른 친문 중진 김경협 의원은 라디오에서 “조국 문제는 총선 때 이미 평가받은 사안이다. 보선 패인으로 분석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일축하는 등 친문 내 분열 양상도 보였다.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친문 2선 후퇴론’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친문 후퇴론’을 가장 먼저 주장한 조응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다시 한 번 ‘인적쇄신’을 강조했다. 그는 “당내 (당대표·원내대표) 경선이 ‘그 나물에 그 밥’으로 가면 (민주당은) 앉아서 죽는다. 혁신이 있어야 한다”며 “맨날 그 사람들이 나와서 전혀 아닌 것처럼 (하면) 무슨 진실성이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박용진 의원도 라디오에서 친문 책임론과 관련해 “그분들이 ‘아, 내 얘기인가?’라고 아실 것”이라며 “잘못했으면 책임져야 하는 건 너무 당연하다”고 꼬집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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