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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1시간이라도 더"…동네가게 사장님들 '서울형 거리두기'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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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주점 업계 "12시까지라도 대환영…숨통 트일 듯"

카페업계 "업태별 확진자 나온 비율 고려해 영업시간 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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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유흥시설에서 직원이 업소 정리를 하고 있다. 2021.4.12/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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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100% 만족스럽다고 할 수는 없지만 12시까지라도 영업을 할 수 있다면 정말 좋죠. 당장 급한 임대료, 관리비, 직원 월급이라도 마련할 수 있도록 꼭 서울형 거리두기가 시행되면 좋겠어요"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내놓은 서울시의 독자적인 거리두기 매뉴얼 '서울형 거리두기'에 소상공인들이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기존 오후 9~10시 영업정지가 아닌 업종별 세분화된 맞춤형 매뉴얼을 마련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예를 들어 유흥·단란·감성주점·헌팅포차는 오후 5시~밤 12시로, 홀덤펌과 주점은 오후 4~11시로, 콜라텍과 일반식당·카페는 기존처럼 오후 10시까지로 다양화하는 구상을 내놨다.

이에 대해 유흥·단란주점 업주들과 일반주점의 업주들은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수개월째 영업시간이 제한되던 상황에서 단 1시간이라도 영업을 더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에서다. 다만 현행 정책이 유지되는 카페업계의 경우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업종은 영업시간을 더 늘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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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다중이용시설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서울형 상생방역 추진방향' 관련 코로나19 기자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1.4.1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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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표 거리두기에 적극 호응…정부와 협의돼 빨리 시행됐으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부터 수도권과 부산 등 거리두기 2단계 지역의 유흥시설 집합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에서 룸살롱, 클럽, 나이트 등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헌팅포차, 감성주점, 콜라텍, 무도장, 홀덤펍 등 유흥시설의 영업이 금지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형 거리두기'를 접한 유흥주점 및 단란주점 업주들은 대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사실상 문을 닫게 되면서 임대료와 직원 월급 등 고정비 충당이 안 되는 상황인데 영업을 할 수도 있다는 한줄기 희망이 생겼기 때문이다.

최원봉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사무총장은 "영업을 못하는 상황에서 문을 열게 해준다니 허용 시간을 떠나서 일단 무조건 대환영"이라고 입을 열었다. 일관된 정부의 정책에 염증을 느끼는 상황에서 오 시장이 자영업자의 마음을 달래줬다는 반응이다.

최 총장은 "그동안 유흥업소는 밤 10시까지 영업을 해왔는데 이 직종에서 사실 10시까지 영업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이미 서울 강남권의 업소들의 경우 매출 70~80%가 떨어졌고 변두리에 있는 업소들은 손님이 없다시피했는데 12시까지라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12시까지 영업한다고 해도 업주들에게 남는 것은 없다. 그러나 임대료나 관리비, 직원 월급 정도는 줄 수 있지 않겠나"며 "지금은 업주들 개개인이 이익을 찾는 욕심보다도 직원들 생계라도 유지할 수 있으면 다행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책적으로 문을 열 수 있다면 밖에서는 문을 닫고 안에서는 몰래 불법 영업을 하는 사례가 많이 줄어들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이부규 한국단란주점업중앙회장도 "정부에서 일괄적으로 집합금지 업종으로 묶어 단란주점 업종 종사자들도 억울함이 컸다. 유흥시설 중에서도 확진자가 안 나오는 업종은 영업시간을 차등화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일단 오 시장이 융통성 있는 정책을 내놓은 것에 적극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정부 방침대로 모두가 따르고 있지만 확진자가 잡히지 않으니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는게 어떤가 싶다"며 "만약에 이렇게 하다가 확진자가 나오는 업장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으로 한 달 간 영업정지를 매긴다면 업주들이 방역에 신경을 안 쓸 수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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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양천구의 한 음식점에 출입 명부가 비치돼 있다. 2021.4.5/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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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연합회 "영업시간 1시간 늘리면 매출 10~20% 상승 기대"

현재 밤 10시까지 영업이 가능한 일반 주점의 경우 1시간이라도 영업을 더 할 수 있다는 희망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이창호 음식점·호프집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밤 10시까지로 영업시간이 제한된 지난해 11월23일 이후 최근까지 주점들의 평균 매출이 74%나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며 "서울시 정책이 현실화된다면 술을 파는 대부분 주점들의 매출이 최소 10~20% 오를 것"이라고 반겼다.

이 대표는 "모든 자영업자들이 공생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업종별 단체가 있는 만큼 정책을 짜는 공무원들이 업종단체 대표들과 충분히 상의하지 않으면 모든 정책이 탁상공론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이 대표는 "사실 헌팅포차라면 일반 주점에서 부킹을 하고 홀에서 춤을 춘다는 정도 제외하고 술을 판매하는 업장이라는 것은 똑같다"며 "술을 파는 업종이라면 영업시간의 차이를 두지 않고 같은 기준으로 운영돼야 하는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만약 서울형 거리두기가 시행되더라도 일반 주점은 11시, 유흥업소는 12시로 구분하며 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K씨(34)도 "일단 1시간이라도 더 영업을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오 시장의 정책에 무조건 찬성을 한다. 그만큼 업장 방역에 최선을 다해 신경을 쓸 것"이라며 "그렇지만 술을 파는 모든 업장이 11시까지 영업하는 것이 아니라 유흥업은 12시까지 할 수 있게 된다면 저희 같은 일반 자영업자들은 다소 억울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영업시간 변동없는 카페업계 "서울형 거리두기, 찬성은 하지만…"

카페업계에서도 다소 아쉬움을 표했다. 카페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난 사례가 전무하다시피한데 단순히 술을 파는 곳은 늦게까지 영업이 허용되고 그렇지 않은 곳은 영업시간 완화에서 제외되는 논리가 아쉽다는 의견이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연합회장은 "업태별로 시간에 따라서 영업시간을 조정한다는 큰 틀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좀 더 세분화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고 회장은 "지금 영업규제 기간 동안 업종에서 확진자가 얼마나 나왔는지 데이터를 뽑아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며 "단순히 특정 업종의 영업 상황이 힘들다고 풀어주고 마는 게 아니라 확진자가 비교적 안 나온 곳은 풀어주는 게 맞고,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곳은 풀어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반 카페나 호프집 같은 곳은 작년 12월27일부터 오늘까지 확진자가 한 명도 안 나오고 있는데, 규제를 계속 이어간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확진자가 안 나오는 업종을 왜 영업시간 완화 대상에서 제외하는지, 저희 입장에서는 억울하지 않겠나. 특히 원래 24시간 운영을 하던 곳은 지금 월세 내기도 빠듯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업종마다 이해관계는 다르겠지만 방역을 위한 노력은 다들 다르다고 생각한다. 카페는 거리두기와 QR체크 작성이 가장 잘 되는 청정업종"이라며 "무허가 클럽처럼 불법 영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정부가 원하는 기준을 지키면서도 계속해서 변함은 없으니 억울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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