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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구미 3세 여아 귀 모양 달라졌다"…'그알' 제작진, 바꿔치기 정황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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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4월 24일 이후 변화한 구미 3세 여아 왼쪽 귀 모양 사진. [사진= SBS '그것이 알고싶다']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지난 2월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3살 된 여아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여아의 귀 모양을 토대로 여아가 출생 한 달 여만인 2018년 4월 24일쯤 바꿔치기 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두 엄마의 비밀, 두 아이의 비극'편에서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 의혹을 파헤쳤다.


이날 방송에서 제작진은 여아가 뒤바뀐 시점을 추적하기 위해 여아가 태어난 2018년 3월 30일부터 살아있을 당시 행적을 담은 사진 수천 장을 분석했다. 제작진은 여아의 귀 모양에 집중했다. 여아의 왼쪽 귀가 뚜렷하게 나온 사진들을 전문가에 의뢰해 컴퓨터 그래픽으로 분석한 결과, 2018년 4월 24일 사진을 기점으로 귀 모양에 변화가 감지됐다.


2018년 3월 30일부터 4월 7일까지 찍힌 사진 속 여아의 왼쪽 귀 모양은 바깥쪽 귓바퀴가 접힌 형태가 뚜렷했지만, 4월 24일 찍힌 사진에는 귓바퀴가 펴진 형태가 포착된 것이다.


전문가는 "태어난 직후 왼쪽 귀가 접혀있는데, 귓바퀴가 펼쳐진 모양으로 바뀌었다"라면서 "처음 사진과 동일한 사람이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제작진은 4월 24일 전후로 바뀐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기존 경찰이 추정해온 바꿔치기 시점과는 차이가 있다. 경찰은 기존 DNA 검사 결과 숨진 여아의 친모로 나타난 석모(48)씨가 지난 2018년 3월 31일부터 4월 1일 사이에 숨진 여아와 자신의 딸 김모(22)씨가 낳은 딸을 바꿔치기했다고 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는 여아가 산부인과 병원에서 퇴원한 4월 7일부터 28일까지 바꿔치기 됐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이어 제작진은 김씨가 친정어머니 석씨의 집에서 산후조리를 하다 4월 23일 밤 여아 친부의 집으로 돌아온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친부는 4월 24일 퇴근 후, 집에 충격을 방지하는 폼블록이 설치됐다고 기억했다. 이는 석씨가 숨진 여아의 친부에게 보낸 것이었다.


석씨의 근무 형태를 알아본 결과, 석씨는 오후 8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근무하는 야간조였다. 석씨가 숨진 여아의 친부가 퇴근하기 전 집을 방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4월 24일이 있던 주에 주간 근무를 해야 했던 석씨가 야간 근무를 했다는 점도 석연찮았다.


제작진은 이러한 정황을 종합해 볼 때 석씨가 4월 24일 여아의 친부가 일을 나가고 김씨가 잠이 든 사이에 여아를 바꿔치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에 여아의 친부는 "장모님은 운전도 못하고 절대 혼자서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공범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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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엄마의 비밀, 두 아이의 비극 - 구미 아동 사망사건' 그것이 알고싶다 예고편에 등장한 김모(22)씨의 집. [사진=유튜브 '그것이 알고싶다'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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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심리학 박지선 교수는 "가족들이 공범이 아니냐, 가족들은 알았던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는데 단체 대화방을 보면 정말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친모로 알려졌던 김씨에게는 무책임성이 보인다. 김씨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그의 집 환경"이라고 했다.


김씨의 집은 쓰레기더미들로 쌓여 있었고 열 달 동안 내지 않은 미납고지서와 함께 전기, 가스 등이 끊긴 상태였다. 죽은 애완견의 흔적도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김씨는 집을 떠나면서 마들렌 빵과 죽, 우유 몇 개를 남겨뒀다. 그러고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우성호 교수는 "아사가 되면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아주 마른 경우, 기아사에 해당할 경우엔 건조, 즉 미라화가 좀 더 빨리 진행된다"라며 "고온 환경에서 환기가 잘되고 습도가 낮아야 한다 그런 조건이 유지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상담심리학 김태경 교수는 "꼭 아이를 낳아야 하는 이유, 아이를 바꿔야 하는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으로 봤을 때 그 명분은 종교밖에 없다"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황수미 인턴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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