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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 지겹다" 서울 뒤집은 20대, 내년 대선도 흔들까 [한승곤의 정치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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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년들 오세훈 왜 지지했나

불공정에 대한 지적 '분노 투표'로 이어져

'스윙 보터'에서 '캐스팅 보터'로 내년 대선 20대 표심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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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7일 후보자 신분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를 앞서는 걸로 예측되자 기뻐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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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4·7 재보궐 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참패로 끝나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에 표를 몰아준 20대 청년들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20대는 '스윙 보터'(swing voter)라 불렸다. 이는 선거 때마다 지지하는 후보와 정당을 바꾸거나 일정한 선거일이 올 때까지 지지하는 후보와 정당이 정해지지 않은 불투명한 투표를 말한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지향점이 없는 20대를 두고 비하하는 발언인 '20대 개X끼론'을 들먹이기도 했다. 아직 사회 현상을 읽을 줄 몰라 이리저리 휩쓸리며 투표도 하지 않아 우리나라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비난이다.


그러나 이번 4·7월 선거는 '불공정에 대한 심판 여론'이 20대들 사이에 일었고, 그런 분노가 실제 투표로 이어졌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많다. 일종의 '분노 투표'라는 견해다. 이렇다 보니 앞으로 있을 대선에서도 20대들의 투표 향방이 정치권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친문'(親文 | 문재인 대통령과 현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지향점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세력) 빼고 국민의힘을 다 찍었다'는 분석도 있는 만큼, 20대 청년의 표심 확보 여부가 내년 대선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0대 청년들이 '스윙 보터'에서 '캐스팅 보터'(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투표자)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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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3사 합동 출구조사 결과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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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10년 만에 서울시장을 탈환했다. 중앙선관위 개표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 오세훈 시장은 57.50%를 득표하며 민주당 박영선 후보(39.18%)를 18.32%포인트 격차로 압도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모두 오세훈 시장이 승리했다. 특히 강남구에서는 오 시장 득표율이 73.54%로 박 후보(24.32%)의 3배였다. 서초구는 71.02%, 송파구가 63.91%로 뒤를 이었다.


특히 20대의 55.3%가 보수성향의 오 시장에게 표를 몰아줬다. 여기서 20대 남성 10명 중 7명은 오 시장을 찍었다. 보수정당으로 대표되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상전벽해가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20대 표심의 분노는 문재인 정부에서 보인 불공정과 관련이 있다는 의견이 많다. 청년실업 대책 등에 지지를 보냈던 20대 유권자들이 취업난에 대한 불만, 부동산 문제를 비롯해 LH사태로 확산한 내 집 마련 꿈 좌절, 성차별 이슈에 대한 실망이 맞물리면서 청년들이 현 정부에 등을 돌렸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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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이른바 인국공 사태)를 계기로 청년세대가 또다시 한국사회의 '공정'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0대 청년들은 한국 사회가 공정하지 않고 기울고 있으며, 그런 상황을 만든 집권 여당 민주당은 단 한마디 사과도 없다고 지적한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힌 20대 김 모씨는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조국 전 법무장관 사태로 큰 분노를 샀던 '내로남불' 등 청년들은 불공정에 민감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청년들이) 불공정에 예민한 이유는 한국은 흙수저가 더 이상 위로 올라갈 수 없는 구조 아닌가"라면서 "그렇다면 경쟁 상황에서라도 일단 좀 공정해야, 무슨 희망이 있는데 그걸 아예 흔들어버리니까, 그래서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20대 대학생 이 모씨는 "사람이 실수도 할 수 있고,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다. 그럼 그것에 대해 사과하고 다시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면 된다, 그런데 이 정부는 사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니까 더 괘씸하고 표를 안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오만과 독선, 그렇게 이번 선거의 패배 원인을 말하고 싶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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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시청 도서관 앞에서 열린 ‘서울시장 당선자에게, 성평등을 대차게 집요하게 끝까지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 회원들이 관련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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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자 야당에서는 20대 청년들의 표심 분석에 들어갔다. 일각에서 '스윙 보터' , '20대 개X끼'로 비하했지만, 확실한 표밭으로 만들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4·7 재보궐 선거와 관련 "이번 선거는 20대들이 국민의힘을 지지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힘을 과시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어떤 정당이든 20대의 미래를 제시하지 못하면 지금과 같은 결과가 그대로 재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선거는 무엇보다 20대가 자신들의 힘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 20대가 이 정도의 급격한 쏠림 투표를 한 적은 없다"며 "어떤 분들은 20대 여성과 남성의 확연한 차이에 주목하는데, 핵심적인 문제는 아니다. 20대 여성 역시 40%가 오세훈 후보를 지지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월까지 20대 여성의 지지율은 10% 미만이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약 한 달 만에 40%의 20대 여성이 국민의힘을 지지하게 된다. 남성 지지율이 충격적으로 높아서 그렇지 40% 지지는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다. 20대 여성 40%가 '새누리당'을 지지했다고 생각하면 그 놀라운 변화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는 이번 4·7 재보궐 선거 관련해 20대들의 민심은 '분노 투표'라고 정의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 "이번 선거 관련해 조금 거칠게 말하자면 국민의힘을 지지한 20대 청년들은 한마디로 민주당 골수 지지자(친문) 빼고 (국민의힘을) 다 찍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20대 청년들이 오 시장을 지지한 것에 대해서는 "명백한 분노투표로 볼 수 있다"면서 "민주당에서는 이를 극복하려고 다른 자세를 취할 것 같은데, 이미 청년들의 마음이 멀리 갔을 수 있다"면서 "여권 대선 주자들 처지에서는 참 힘든 상황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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