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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재보선 참패 ‘오답노트’ 쓰던 與, ‘조국’으로 갈라졌다 [정치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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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언급한 與 2030 초선의원 5인 반성문에

강성 친문지지층 “어디서 감히 조국을”…맹폭

정청래도 “조국이 문제면 총선땐 어떻게 승리?”

박용진은 초선 엄호 “비난 각오한 용기에 경의”



헤럴드경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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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또 다시 조국이다.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선 참패 원인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두고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소장파와 젊은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조국 사태’를 짚고 넘어가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강성 친문 지지층에서 거친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조국 사태를 바라보는 두 개의 시각이 어떻게 정리될지가 민주당 패배 수습 과정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2030 초선 5인 “조국, 검찰개혁 대명사라 생각했지만”…강성 친문 “어디 감히 조국을” = 지난 9일 민주당 20~30대 젊은 초선의원 5인(오영환, 이소영, 장경태, 장철민, 전용기 의원)이 발표한 입장문에는 조국 사태와 추미애-윤석열 갈등 과정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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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5인(장철민, 장경태, 오영환, 이소영, 전용기 의원)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2030의원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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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의원 5인은 “조국 장관이 검찰개혁의 대명사라고 생각해 검찰의 부당한 압박에 밀리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하지만 그 과정상에서 수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분열되며 오히려 검찰개혁의 당위성과 동력을 잃은 것은 아닌가 반성한다”고 썼다.

민주당이 조국 전 장관을 이른바 ‘개혁에 저항하는 정치검찰에 의해 유린당한 희생양’으로 규정하고 감싸는 과정에서, 그 같은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 국민들이 분노했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검찰개혁의 동력을 잃게 했다는 비판적 자성의 목소리다.

2030 초선의원들은 또 “검찰개혁은 종전에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는 정책이었으나 추미애-윤석열 갈등으로 점철된 추진 과정에서 국민들의 공감대를 잃었다”며 “오만과 독선으로 보일 수 있는 행동들이 국민들께 피로와 염증을 느끼게 했음에도 그것이 개혁적 태도라 오판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초선 의원들의 직설적인 반성문에 민주당 친문 강성 지지층들은 폭발했다. 이날 이후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이들을 ‘초선 5적’으로 칭하며 비난하는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어디서 감히 조국을 언급하냐”, “조국-추미애가 검찰에 난도질 당할때 어디에서 무얼 했느냐”부터 “조국 털끝만큼도 희생하지 않은 것들”, “당을 배신한 대가를 다음 선거때 보여줘야 한다” 등의 맹비난이다. 초선 의원 5인은 이들 강성 친문 지지자들로부터 이른바 ‘문자 폭탄’ 세례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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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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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조국이 문제면 총선은 어떻게 승리?”…박용진 “2030 초선 용기에 경의” =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2030 초선 의원들의 판단에 반론을 제기하면서 강성 친문 지지층의 시각에 힘을 실었다.

정 의원은 지난 9일 페이스북에서 “3월 초까지 박영선 (후보가) 여론조사 1등이었다. LH 사태 후 급격히 여론이 기울었다”면서 “조국, 검찰개혁이 문제였다면 총선 때는 어떻게 승리할 수 있었을까?”라고 썼다.

박 후보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기점이고, 조국 사태 이후 치러진 지난해 4.15 총선에서 민주당이 이미 180석 역대급 승리를 거둔 바 있기 때문에 조국과 검찰개혁을 패배 원인으로 보는 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서초동 촛불정신을 잊으면 안 된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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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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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위기 상황이 막 벌어진 상황에서 치러진 지난해 총선 결과의 의미를 민주당이 과도하게 확대해석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민심을 ‘조국과 검찰개혁에 힘을 실어준 것’ 등으로 오독(誤讀)한 것 자체가 이번 재보선 참패를 부른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당내 소장파인 김해영 전 의원도 이번 재보선 패배 원인을 “조국 사태와 추미애 전 장관, 윤석열 전 총장 문제, 부동산 실책”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김 전 의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서 조국 사태와 관련 “지금도 당에서 조국 전 장관을 왜 그렇게 지키려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검찰개혁을 조국이 아니면 할 수 없다는 것은 참으로 정직하지 못한 주장이었다”고 작심 비판했다.

소장파 박용진 의원도 2030 초선 의원 적극 엄호에 나섰다. 박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30 다섯 의원들께서 별도의 성명을 통해 자칫 울림없는 반성멘트로 전락했을지도 모를 민주당의 반성과 혁신의 방향을 제대로 지적해줬다”며 “매우 아프고 쓰라린 문제들까지 솔직하게 이야기해줬다. 의견을 달리하는 분들로부터 많은 비난과 질책을 각오했을 그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고 높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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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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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은 젊은 초선 의원들에게 맹비난을 가하고 있는 강성 지지층들을 향해 “비난과 질책이 아닌 초선의원들 용기에 많은 격려와 응원을 부탁드린다”며 “그 정도의 반성과 의견 표출조차도 쏟아지는 문자와 댓글로 위축된다면 국민들은 오히려 민주당의 경직성에 더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앞서 조국 사태 당시 당내에서 쓴소리를 냈다가 친문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맹비난을 받은 바 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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