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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네이버·쿠팡과는 달라"…카카오는 가격비교 아닌 '취향 저격'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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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쇼핑 앱 '지그재그' 선호 스타일 따른 입점 브랜드 추천

목적 아닌 '관계·발견형 쇼핑' 추구해온 카카오쇼핑과 일맥선상

뉴스1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의 모습. ©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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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발을 뺀 카카오가 1030 여심을 사로잡은 여성 패션 쇼핑 앱 '지그재그' 인수에 나섰다.

네이버·쿠팡이 강조하는 '최저가 비교'와 달리 '추천형 쇼핑'에 집중, 차별화를 꾀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패션 테크 기업 크로키닷컴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수 금액은 정해지지 않았다. 카카오가 카카오커머스와 별도의 자회사를 신설해 크로키닷컴과 합병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카카오톡의 '더보기 탭' 내 패션 플랫폼인 '카카오 스타일'을 떼어내 합병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개발자 출신 서정훈 대표가 2015년 설립한 지그재그는 동대문을 기반으로 한 쇼핑몰을 모아 소개하면서 1030 여성 이용자층으로부터 인기를 끌고있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MZ(밀레니얼·Z) 세대가 앱을 통해 국내 쇼핑몰을 한데 모아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지그재그 앱을 활용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추천 시스템'을 활용한 '취향 저격' 상품 노출 시스템으로 초기 입점 브랜드도 매출 상승효과를 본다는 입소문을 탔다.

처음 앱을 깔면 좋아하는 스타일 이미지를 3개 이상 선택하도록 하고, 이에 맞는 입점 브랜드를 추천한다. 회원가입 후 키와 몸무게, 상의·하의·신발 사이즈 등 체형 정보를 기입하고 다음 구매 시 이에 맞는 사이즈를 추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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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재그 앱을 깔면 좋아하는 스타일 이미지를 3개 이상 선택하도록 한다(왼쪽). 회원가입 후 키와 몸무게 등 체형 정보를 기입한다. (지그재그 앱 화면 갈무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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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재그의 추천형 쇼핑은 기존에 카카오가 추구해온 '관계형' '발견형' 쇼핑과 일맥선상에 있다.

카카오쇼핑의 원조격이자 '국민 SNS' 카카오톡에 처음으로 돈을 벌어다 준 '선물하기'는 대표적 관계형 쇼핑이다. 카카오톡 친구 뿐 아니라 모르는 사람과도 2명 이상 모이면 공동구매를 할 수 있도록 기획한 '톡딜'도 마찬가지다.

서비스가 무거워질 것을 우려해 좀처럼 자리를 내주지 않던 카카오톡 네 번째 탭을 꿰찬 '카카오쇼핑'(선물하기·메이커스·쇼핑하기·카카오쇼핑라이브 등)은 만족도가 높고 이용자 후기가 좋은 상품을 우선 노출하거나 친환경같은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상품을 테마 단위로 큐레이션하는 방식으로 '발견형 쇼핑'을 추구한다. 이는 네이버·쿠팡에서 필요한 물건을 검색해 최저가에 빠른 배송으로 받는 '목적형 쇼핑'과 차이가 있다.

앞서 카카오가 예상을 뒤집고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불참했을 때도 5조원이란 인수가격이 부담되는 데다 단순 가격비교에 초점을 맞춘 지마켓·옥션과 시너지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거란 판단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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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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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재그의 인수 가격으로 '1조원'이 언급되고 있으나 그동안 지그재그가 평가받은 기업 가치가 공개된 적은 없다.

앞서 지그재그는 2016년 알토스벤처에서 30억원, 이듬해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알토스벤처스 등 벤처캐피탈(VC)로부터 70억원을 투자받았으나 평가 가치를 외부에 밝히진 않았다.

다만 연간 거래액 1조~1조5000억원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 몸값이 3조원가량으로 평가됐다는 점에서 지그재그(지난해 거래액 7600억원)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에 등극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그재그의 거래액은 2016년 2000억원, 2017년 3500억원, 2018년 5000억원, 2019년 6000억원, 지난해 7600억원 등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있다. 현재 월간 이용자수는 약 300만명, 누적 앱 다운로드는 3000만에 달한다. 2019년 매출은 293억원을 집계됐다.

카카오의 자금 동원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카카오의 지난해 말 별도기준 단기금융상품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1조4224억원으로 설립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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