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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연재] 헤럴드경제 '골프상식 백과사전'

[골프상식백과사전 263] 오거스타내셔널은 걸어서 50층 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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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스타내셔널은 8번 홀이 9층 높이 오르막이고, 가장 심박수가 빨라지는 홀은 6번이다. [사진=골프닷컴]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마스터스가 열리는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은 TV 화면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급격한 업&다운 코스다.

미국에 흔한 파크랜드 코스가 아니고 한국적인 마운틴 코스에 가깝다. 오거스타내셔널은 모든 홀이 오르막 혹은 내리막의 울퉁불퉁한 경사에 놓여 있기 때문에 매년 숱한 변수들이 선수들을 괴롭혔다. 과수원 부지를 설계의 거장 알리스터 매킨지가 디자인해서 1934년에 개장했다.

마스터스 조직위가 레이저 측정기로 18개 홀의 업다운 수치를 평균 내보니 홀당 16.91미터의 고저차를 보였다. 한 홀에서 가장 큰 고저차를 보인 홀은 10번(파4 495야드)홀로 오르막 3.06미터에 내리막 33.83미터로 도합 36.88미터의 고저차를 보였다. 반대로 가장 적은 편차를 보인 홀은 파3 16번 홀이었는데 오르막 2.13미터에 내리막 0.91미터로 편차는 3.04미터다.

오거스타내셔널 8번 홀은 대표적인 오르막으로 파5 570야드에 달한다. 티샷한 공이 떨어지는 지점부터 그린까지 쭉 오르막이다. 티잉그라운드에서는 잘 못 느끼지만 오르막이 21미터나 된다. 내리막은 1.8미터에 불과하다. 18번 465야드 홀 역시 20.4미터의 오르막이 위협적이다. 세컨드 샷 지점에서 그린까지는 까마득한 언덕 끝에 깃발이 휘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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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인 10번 홀은 가장 어렵게 경기된 홀이다.



10번 홀은 대표적인 내리막 홀로 무려 33.83미터 아래 그린이 놓여 있다. 티잉 구역에서 쭉 하락하던 홀은 그린 주변에 가면 다시 3.035미터 봉긋 솟아오른다. 그리고 역대 가장 핸디캡이 높은 홀로 역대 평균 타수 4.3타가 나왔다. 두 번째로 내리막이 심한 2번(파5 575야드)홀은 내리막으로만 27.74미터를 내려간다. 루이 우스투이젠(남아공)이 2011년 이 홀에서 알바트로스를 잡았다. 핸디캡 지수는 16일 정도로 쉽고 평균 스코어는 4.78타가 나온다.

마스터스는 2016년 챔피언인 대니 윌렛이 마지막 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치면서 걸었던 경로를 측정했는데 전반에 5203걸음, 후반에는 6086걸음을 걸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한 라운드에 고작 1만1289걸음을 걸었다. 업다운이 심한 코스라 많은 걸음이 나온다. 하지만 그는 이 코스에서 가장 짧은 길로 다녔다.

마스터스 조직위는 ‘매년 대회 마지막날 챔피언의 걸음수를 측정해보면 1만1300걸음 이내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는 우승자는 업다운 심한 속에서 가장 효율적인 샷을 하고 불필요한 경로를 제거해 왔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똑같은 거리를 평지에서 걷는 것보다 마스터스에서 숨이 더 빨리 차고 압박감은 배가된다. 메이저 대회라서가 아니라 코스 자체가 선수를 헐떡거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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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로 오거스타내셔널을 걸으면 총 9837걸음이 나온다. 층수는 모두 50층이다.



하지만 갤러리로 오거스타내셔널을 걷는다면 어떨까? <골프매거진>의 여기자 레이첼 블리어가 최근 오거스타내셔널여자아마추어가 열린 지난주 토요일에 이 코스를 걸었다. 각종 측정장비와 앱(Fitbit)을 달고 1번 홀부터 걸었다. 걸음 수, 심박수, 마일 수, 칼로리 소모량 등을 계산했다.

또한 경사를 타고 올라가는 높이를 층수로 계산했다. 내려가는 건 계산하지 않고 오로지 올라가는 높이만 계산했더니 50층이 나왔다. 1번 홀 티잉구역에서 출발한 시간은 10시37분이었고, 9홀 그린을 마쳤을 때는 11시46분, 다시 후반을 시작해 18번 그린에 도착한 도착 시간은 12시55분이었다. 쉬지 않고 걸어서 2시간20분 가량 걸리는 거리고 총 걸음 수는 9837걸음이었다.

그의 평상시 심박수는 분당 66번(beats per minute)이었다. 하지만 이 코스를 도는 동안 심박수는 평균 129bpm이 측정됐다. 심장박동이 가장 많아지는 곳은 의외로 파3 6번 홀로 143번이 측정됐다. 전장은 180야드에 불과하지만 내려갔다가 급경사의 그린 언덕을 내려가자마자 올라야 하는 6번 홀이다. 갤러리는 선수들이 샷하는 사이를 피해 지나가야 한다. 또한 걸음수도 파4 홀 못지않게 지그재그로 가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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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스타내셔널 8번 홀은 그린까지 쭉 오르막이다.



가장 높은 층은 9층 높이를 올라야 하는 8번 홀이었다. 570야드를 서서히 올라가야 그린에 닿는다. 반대로 걸음수가 가장 많은 건 전장 575야드인 2번 홀이 840걸음으로 가장 많이 걷는다. 다만 이 홀과 15번 홀은 줄곧 내리막이어서 힘들지는 않고 심박수도 완만했다.

선수들이 후반 홀로 갈수록 승부의 긴장감과 경쟁으로 심장박동이 빨라지듯, 갤러리 역시 그러하다. 전반을 돌 때는 100내외의 심박수를 보였지만 6번 홀에서 한 번 올라갔다가 후반에는 내내 꽤 높은 수치를 보였다. 17번 홀은 3층 높이에 불과하지만 두 번째로 높은 심박수를 기록했고, 무려 7층 높이인 마지막 홀 역시 우승자 탄생 순간을 봐야하는 때문인지 높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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