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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클릭’ 국민의힘...재보선 민심 언제까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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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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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월 5일 서울 강남 대치역 사거리에서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나선 오세훈 후보의 지원 유세를 펼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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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이겼다. 샤이 진보는 없었다. 4·7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서울·부산 시장뿐만 아니라 호남을 제외한 광역의원와 기초의원도 석권했다. 부동산 정책 실패와 내로남불에 분노한 민심은 ‘정권심판’을 택했다. 국민의힘의 선거 전략도 유효했다. 지난해 총선 이후 당 차원에서 단행한 ‘좌클릭’ 전략이 청년층의 보수 진입장벽을 낮췄다. 선거 국면에서 극우 태극기 세력은 국민의힘 주변부로 밀려났다. 음모론과 가짜뉴스 선동도 선거 전략에서 지웠다. 결과적으로 국민의힘은 캐스팅 보터가 된 2030의 분노를 끌어들여 보수진영의 표로 맞바꾸는 데 성공했다. 분노의 바람을 탄 보수호는 순항 중이다. 이 흐름은 언제까지 갈까. 국민의힘의 ‘중도확장’ 전략을 이끌었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을 떠났다. 벌써 당내 강경 보수파 사이에서는 보수 회귀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좌클릭을 이어갈 수 있을까. 그렇다면 대선정국에서도 중도확장 전략이 통할까.

지난해 3월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편지가 공개됐다. 박 전 대통령은 편지를 통해 ‘보수결집’을 주문했고, 당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전해진 천금 같은 말씀”이라며 “통합만이 승리로 가는 길이다”라고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반겼다. 황 전 대표는 전광훈 목사와 손을 잡았고 극우와 연대하는 전략을 택했다.

친박 탈피 태극기 부대 손절
미래통합당의 선거 유세현장에는 항상 태극기 부대가 있었다. 태극기 부대는 선거전 전면에 나서 지지층 결집을 이끌었고, 뒤에서는 가짜뉴스와 음모론을 통해 선동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리고 미래통합당은 총선에서 참패했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출범하면서 극우·친박 세력과 선긋기가 시작됐다. 김 전 위원장이 직접 광주 5·18민주묘역을 찾아 무릎을 꿇고 사죄를 하는가 하면 공정경제 3법(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에 찬성하면서 정당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한동안 당 지지율이 정체되면서 당내 반발이 속출했는데 그럼에도 김 전 위원장은 좌클릭 행보를 이어갔다. 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온 세력과도 거리를 두었다. 4·7 재보선 사전투표를 앞두고는 당원들에게 사전투표 독려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선거 때마다 가짜뉴스와 음모론을 퍼뜨리던 보수 유튜버와도 절연했다. 일부 보수 유튜버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하자 당 차원에서 ‘선동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냈다.

재보궐선거 유세현장에서 태극기 부대는 자취를 감추었다. 이들이 사라진 자리에 2030이 모여들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4월 2일 페이스북에 “달라진 것은 그들을 이끌고 음모론으로 선동하는 사람들이 사라졌다는 것”이라며 “연단에서 매운맛 경쟁하던 사람들을 내리고 2030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도록 유세차를 내어주는 것만으로도 유세현장의 분위기는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집중 공략한 대상은 2030 부동층이다. 2030은 이념이 아닌 ‘이익’에 따라 투표하는 탈이념적 세대다. ‘차마 국민의힘에 표를 줄 수 없다’는 거부감이 40대보다 덜하다. 진영이 아니라 정책의 이해득실을 따져 표를 던진다. ‘청년은 진보’라는 기존 공식은 MZ세대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선거운동 기간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도 2030의 부동층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국민의 힘은 태극기, 꼰대, 가스통 등 2030이 반감을 가질 만한 이미지를 지워나갔다. 무엇보다 2030에게 ‘국민의힘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주력했다. 재보궐선거에서 운용한 ‘2030 시민유세단’이 흥행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대응은 안이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정의기억연대 횡령 의혹,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 등을 두고 2030은 불만을 표출했지만 그때마다 여권은 ‘경험치 부족과 역사의식 부재’ 등 훈계로 일관했다. 이런 가운데 터진 LH 사태는 보수정당에 대한 2030의 진입장벽을 무너뜨렸고, 표심은 국민의힘으로 향했다. 오세제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일자리 부족과 주거문제에 지친 청년들의 비판에 적극 대응했어야 하는데 오히려 도덕적으로 폄하하며 꼰대의 모습을 보였다”며 “이번 선거결과는 청년의 분노와 여권의 안이한 대응, 야당의 청년 끌어안기 전략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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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24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문 대통령 규탄 집회를 마치고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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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남아 있는 뇌관
정권심판의 바람에 올라탄 국민의힘의 ‘좌향 순항’은 계속될까. 이번 선거를 통해 당내에서는 ‘외연 확장’ 전략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3월 8일 “결코 우리 당이 잘해 거둔 승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청년에게 인기 없는 정당, 특정 지역 정당이라는 지적과 한계를 극복해 나가고 당 개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뇌관은 남아 있다. 당 개혁을 이끌었던 김 전 위원장의 사퇴가 변수다. ‘외부인’이었던 김 전 위원장이 당을 떠나면 내부인이 득세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3월 당내 보수세력은 선거가 한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김 전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대선을 앞두고 당권을 쥐기 위한 계파 간 갈등이 심화될 경우 개혁 동력은 사그라들 가능성이 높다.

극우세력과의 결별도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다. 당장 오세훈 서울시장은 후보 토론회에서 ‘전광훈·태극기집회와 함께하느냐”는 질문에 “그것을 지금 어떻게 말씀드리겠나”라며 즉답을 피한 바 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선거를 위한 야권 대통합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존재감이 커진데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에 따라 교통정리도 해야 한다. 이합집산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커질 경우 지지세는 금세 가라앉을 수 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당분간 재보선 민심은 이어가겠지만 대선 정국에서 자중지란이 벌어지면 지지율은 떨어질 것”이라며 “다만 이번 선거에서 단일화 효과를 직접 체험했기 때문에 내부 갈등을 오래 끌고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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