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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잡는 네이버...당근마켓·아웃오브스탁은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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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역기반 서비스 눈독 '이웃톡' 서비스 내놓아

당근마켓과 유사 논란..."동네 서비스는 전세계 트렌드"

스니커즈 리셀마켓 크림도 스타트업 위주 시장에 진출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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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이웃톡 출시 이미지. /네이버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스타트업과 ‘상생’을 강조하고 있는 네이버가 지역 기반의 중고거래 시장과 리셀(resell) 시장에 속속 뛰어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당근마켓과 유사한 이웃톡 서비스와 스니커즈 리셀 관련 스타트업을 모방한 크림 등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가 네이버 까페에 동네 이웃과 대화할 수 있는 ‘이웃톡’을 새로 개설하면서 위치 기반으로 이웃끼리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 네이버 까페에서 홈, 새글피드 다음으로 만들어진 ‘이웃’탭을 누르면 들어갈 수 있다. ‘이웃톡’을 누르면 실제로 질문과 대답 식으로 궁금한 것을 올리고 대화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이웃톡’이 국내 최대 중고거래앱인 당근마켓의 ‘동네생활’ 탭에서 이뤄지는 대화방식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지역주민이 ‘근처에 경락 잘 하는 곳 추천해 주세요’라고 물어보면 이에 답하는 댓글이 달리는 식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로 하여금 지역 정보를 더 잘 알 수 있고, 지역기반 커뮤니티가 돈독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웃’ 탭에서는 당근마켓처럼 중고거래도 가능하다. ‘중고거래’ 메뉴를 클릭하면 네이버 까페인 중고나라나 지역 기반 맘까페의 해당지역 기반 거래 게시글을 볼 수 있다. 이용자의 지역을 중심으로 가전이나 패션잡화 등 다양한 분야의 거래가 가능하도록 게시글을 띄워준다.

이들 판매자들은 네이버 까페를 통해 네이버 인증을 한 판매자이기 때문에 판매자가 공개한 대로 전화와 문자도 가능하고, 네이버 까페창을 통해 구매문의 채팅도 가능하다. 여러모로 사실상 당근마켓과 유사하다. 이를 통해 거래액 5조원에 달하는 중고나라의 규모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요즘 hot’ 에서는 지역 기반 까페 게시글을 보게 해주고, 인기 동네까페도 추천해준다. 주변 아파트 입주민 모임, 맘까페, 취미모임 등을 지역 기반으로 가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네이버 까페와 연동성도 더욱 높아졌다. 지역에 새로 이사왔을 경우 ‘이웃’ 탭을 통해 지역의 정보를 알아가기가 매우 편리하다.

네이버는 “코로나가 장기화되고 동네기반 비즈니스 모델인 ‘하이퍼로컬(hyper-local)’ 트렌드가 뜨면서 주변에서 일어나는 정보를 알고자 하고 이웃과 소통하고 싶은 니즈가 일어나고 있다”라며 “네이버 까페는 맘까페나 오피스 등 지역별로 커뮤니티를 제공해왔으며 이번 이웃톡 추가는 로컬의 수요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알렸다.

네이버는 최근 글로벌 중고거래 플랫폼에 공격적 투자를 퍼붓고 있다. 지난해 9월 동남아 1위 중고거래 플랫폼 캐러셀에 75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최근에는 스페인 1위 중고마켓인 ‘왈라팝’에 1억5000만 유로를 투자하며 중고거래 마켓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네이버의 중고거래 시장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는 방증이다.

중고거래 시장이 뜨면서 지역 까페뿐 아니라 네이버플레이스, 네이버장보기 등 지역거래 서비스를 키우고 있는 네이버로서는 중고거래에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사실상 국내에서 성공한 당근마켓도 미국 중고거래 플랫폼인 넥스트도어를 훌륭하게 벤치마킹해 만들어진 사례로 볼 수 있다. 네이버의 이웃톡도 지역기반 커뮤니티라는 전세계적 트렌드를 쫓아가기 위한 일환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네이버는 당근마켓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논란에 한차례 시달린 적이 있다. 네이버는 지난 2019년 자회사 라인이 베트남 지역에서 선보인 중고거래 앱 ‘겟잇(get it)’을 선보일 때 당근마켓과 이용자 유저 인터페이스(UI)를 벤치마킹하며 표절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겟잇은 지난해 사업을 접었다.

김재현 당근마켓 대표는 직접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겟잇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당근마켓을 그대로 베껴 만들었다”라며 “메인 화면과 동네인증 화면, 동네 범위 설정 화면 및 프로필 화면과 매너온도, 매너평가까지 토씨 하나 안 다르게 베꼈다”고 토로한 바 있다.

그는 "자본과 인력이 많은 네이버 같은 대기업이 한국에서 조금 잘되는 것 같은 스타트업의 서비스를 그대로 카피해서 동남아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면, 작은 스타트업들은 해외 진출할 기회를 잃을 수밖에 없다"고 아쉬움을 보였다.

유사 서비스 논란은 당근마켓뿐만이 아니다. 네이버가 리자회사 스노우를 통해 운동화 리셀마켓인 ‘크림(KREAM)’을 내놓으면서 리셀시장에 진출해 있던 스타트업인 엑스엑스블루, 아웃오브스탁, 프로그 등은 피해를 입기도 했다. 크림은 3월 출범 이후 무료 수수료와 무료 배송비 정책을 내세우며 빠르게 이용자를 늘렸다. 크림은 총 4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자금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당근마켓의 성장과 함께 하이퍼로컬 경제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집중되면서 규모 있는 기업들이 시장에 들어오고 있는 듯하다"라며 "당근마켓은 스타트업 규모의 작은 회사이지만 지난 수년간 이용자와 밀접하게 소통하며 형성한 유대감과 서비스가치, 문화는 흉내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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