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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승리' 안기고 떠난 김종인, 숙제 떠안은 국민의힘…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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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끈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8일 퇴임한 가운데 국민의힘 당권경쟁에 우려섞인 시선이 나오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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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당권경쟁 '독' 될라…일각선 '김종인 재추대'도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4·7 재보궐선거에서 압승한 국민의힘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퇴임 이후 당권경쟁 국면을 맞게 됐다. 1년도 남지 않은 대선 국면을 이끌어갈 지도자에 관심이 몰리는 가운데 지나친 경쟁이 화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건강한 경쟁을 통해 당의 쇄신과 혁신이 이뤄지는 것과 별개로 '새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야권통합과 단일대오를 이뤄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 앞에 벌써부터 당 안팎에선 7~8명 가까운 인사들이 물밑 접촉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이들은 대부분 당 중진이다.

김 위원장은 8일 퇴임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부분을 지적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1년간 국민의힘은 근본적인 혁신과 변화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가장 심각한건 내부분열과 반목"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 서울시장 경선 과정에서 보았듯이 정당 스스로 강화하지 않고 외부세력에 의존하려 한다든지, 그것에 더하여 당을 뒤흔들 생각만 한다던지 정권을 되찾아 민생을 책임질 수권 의지는 보이지 않고 오로지 당권에만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이 아직 국민의힘 내부에 많다. 그런한 욕심과 갈등은 그동안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으며 언제든 재현될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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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 의원들은 당내 갈등이 재현될 상황을 우려해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날 의원총회 참석을 마치고 기자들과 질의응답하는 김 위원장.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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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초선 의원들도 '계파 정치' 여지를 차단하려는 움직임이다. 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선거는 우리의 승리가 아닌 문재인 정권의 패배이자, 우리 국민의힘에 주어진 무거운 숙제라는 사실을 마음 깊이 명심하겠다"며 "청년에게 인기 없는 정당, 특정 지역 정당이라는 지적과 한계를 극복해 나가겠다.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이 된 계파 정치를 단호히 거부하고 오직 국민만 바라보는 한 팀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초선 의원은 이와 관련해 통화에서 "국민들 눈높이에 맞춰 당을 이끌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다. 금방 또 당권경쟁 이야기가 나오면 국민이 좋아하겠나. 우리 국민들 시선은 양날의 칼"이라며 "아직 시간이 있으니 사심 없이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당과 국민, 국가를 생각하는 분이 우리 당을 이끌어 나가줬으면 하는 게 개인적 바람"이라고 밝혔다.

다른 초선 의원은 "초재선 그룹에서 당권주자가 나와 세게 붙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첫째는 얼굴을 새로운 사람으로 바꿔달라는 거다. 둘째는 청년의 힘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일년 전하고 지금이 이렇게 엄청난 차이가 있었듯이 일년 뒤면 또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우리 당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잖나. 결정적인 장면들을 보고 (당권주자들이) 배워야 할텐데 그건 어쩔지 모르겠다. 다음 번에 누가 당의 얼굴이 되느냐가 정말 중요할 거다"라고 강조했다.

한 중진 의원도 '변화'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우리 당이 기존의 기득권 정당, 부자 정당, 웰빙 정당 이미지를 벗어야 된다"며 "우리 당이 좀 더 젊어져야 한다. 2030까지 아우를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여당에 비판은 많이 했지만, 야당에서도 그동안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제대로 된 대안 제시를 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며 "대안 정당으로서 아직까지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우리 당이 대안 정당, 수권 정당이 되기 위해선 현실적인 대안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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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떠나있던 김 위원장이 재추대를 통해 복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의원총회에 참석한 김 위원장이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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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대체로 당의 혁신과 변화에는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권주자 중 사분오열을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쇄신과 외연확장에 나설 적임자가 누구인지엔 물음표가 붙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재추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우리 당이 이렇게 달라지고 선거에서 이긴 건 김 위원장 공이 크다. 이 상황을 누가 유지하겠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스스로 남아있겠다고 할 경우 갈등은 불가피할 거라는 게 중론이다. 이종훈 명지대 교수는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이 곧바로 떠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화에서 "계속 하겠다고 하는 것보다 당내에서 하다가 (상황이) 어려워질 경우 재추대를 해서 와야 일하기가 좋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김 위원장만큼 정치력이 뛰어난 인물이 없잖나. 김 위원장 말고 대안이 없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당내 인물들끼리 당권경쟁을 하겠다고 한다면 집단지도체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대권주자도 여럿이고, 뚜렷한 대권주자도 없기 때문"이라며 "비슷한 사람들끼리 경쟁을 하다 보니 나눠먹기식으로 (당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없지 않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안에서 진흙탕 싸움을 하느니 밖에 나가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손잡는게 훨씬 더 유리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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