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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美증시 뒤 '빚투'…금융위기 이후 최대폭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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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머니투데이

사진=AFP


미국에서도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가 급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미국 금융산업규제국(FIRA)의 자료를 인용해 2월 말 기준 미국 증시의 신용융자 잔액이 8140억달러(약 909조8900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1년 전에 비해 49% 급증한 것인데 금융위기 당시 버블 붕괴 직전인 2007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그 전에 이 정도로 늘었던 건 닷컴 버블이 한창이던 1999년이다.

신용융자 잔액은 주식 투자자가 보유 주식 등을 담보로 빌린 대출 잔액을 말한다. 다만 투자자들은 이 돈으로 주식 투자 외 다른 목적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전부 증시로 흘러들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WSJ은 전했다.

그럼에도 지난 한 해 S&P500지수가 53% 랠리를 펼친 데에는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통화 부양 외에 빚투도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WSJ은 지난해 시작된 '모든 투자상품의 랠리'는 빚투가 부추긴 측면이 있었다면서 빚투에 나선 건 로빈후드를 통한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최근 마진콜 사태로 월가를 충격에 빠뜨린 아케고스 같은 헤비급 투자자들도 포함된다고 전했다.

이제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빚투가 주식 버블을 부추기고 있으며 이 정도 신용융자 규모는 시장이 내리막으로 돌아설 경우 투자자들을 해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경고한다. 만일 주가가 떨어지면 투자자는 담보를 더 잡히거나 보유 주식을 팔아 돈을 갚아야 한다. 이런 요구를 마진콜이라고 하는데 마진콜에 불응하면 증권사는 담보 주식을 강제 매도하기 때문에 주가 하락이 가팔라질 수 있다.

월가의 오랜 강세론자로 알려진 에드워드 야데니 야데니리서치 대표는 "빚투는 강세장에 불을 지피고 약세장을 악화시킨다"면서 "이런 증시가 이어지면 신용융자는 더 늘어난다. 그러다가 뭔가가 터지면 증시가 고꾸라지는 원인 중 하나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비관적 전망으로 '닥터 둠'이라는 별명을 가진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도 최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시장 투자자들이 과도한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태가 계속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규제당국도 최근 빚투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는 모습이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6일 레버리지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투기적인 단기 투자는 늘 위험하다. 그리고 그것이 잘 알지 못하는 상품이나 시장, 레버리지, 익명의 개인에게 얻은 정보와 결합하면 재앙으로 향하는 지름길"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최근 아케고스 사태가 터지면서 빚투의 위험성이 한층 부각됐다. 한국계 미국인 헤지펀드 매니저 빌 황(황성국)이 운영하는 패밀리오피스 아케고스는 막대한 레버리지를 안고 일부 종목에 투자했다가 주가가 급락하면서 마진콜에 내몰렸고 아케고스에 자금을 대줬던 글로벌 주요 은행들도 막대한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아케고스는 복잡한 총수입스왑(TRS)라는 파생상품 계약을 통해 담보 비율을 크게 낮춰 적은 돈으로 막대한 레버리지를 안았다. 아케고스의 보유자산은 100억달러 수준이지만 레버리지로 실제 투자규모는 3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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